"마당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이 뛰놀며 사는 삶을
상상하며 집을 짓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30개월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4인가족입니다. 저희는 쌍둥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주택설계를 시작했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200일 정도가 되었을 때 이사왔어요. 거주한 지는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네요.
신도시에 단독주택 필지를 분양받아 직영 건축을 했어요. 단독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좋았고 도보 5~10분 거리내에 생활 편의시설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어요. 또, 이웃들이 대부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오신 분들이라 동네가 정감있고 또래 아이들도 많은 편이에요.
할로윈 시기가 되면 마을 단위로 아이들이 주택을 돌며 사탕 받기 행사도 벌이고.. 아기자기하게 커뮤니티가 잘 꾸며져 있어요. :)
대들보가 중심을 잡아주는 1층
거실에서 바라 본 1층의 전체 모습이에요. 천장에는 일종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패럴렘 공학목재가 눈에 띄어요. 특수목재인데 시각적인 미가 강렬하여 집을 짓는 과정에서 노출을 시켰고 집에 들어오면 단연 시선을 사로잡아요.
1층 다이닝룸 | 하늘, 별, 달이 배경이 되어주는 곳
현관의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1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인 다이닝룸 먼저 소개드릴게요. 집짓기 과정에서 가장 포인트를 준 공간이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고요.
2층 면적과 다락 일부를 포기하며 천장을 높게 만든 다이닝 공간에서는 밥을 먹는 행위 말고도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있어요. 높이 있는 창문으로 달도 찾아보며 다양한 추억을 쌓고 있어요.
손님을 초대할 일이 많다보니 식탁은 2m 크기로 맞춤제작하였고 중앙에는 하이라이트를 식탁 안에 넣어서 국물요리를 즉석에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봤어요.
1층 주방 | 남편을 위한 공간
다이닝 공간 바로 앞에는 주방이 있어요. 저희집의 요리 담당은 남편이여서 주방 가구들은 모두 남편의 키에 맞춰서 제작했어요. 기성 제품보다 높이가 10cm 정도 높아, 남편은 굉장히 흡족해하고 있어요.
큰 아일랜드식탁에 조리공간과 싱크대를 함께 두었어요. 그리고 혹시라도 모를 사고가 걱정되어 지멘스 하이브리드 인덕션을 직구하여 설치했어요.
아일랜드식탁 뒤로는 수납장을 길게 짜맞췄어요.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편이라 수납공간을 많이 만들었어요. 애초에 정리를 못할 것 같으면 수납함에 다 집어 넣는데, 겉으로 보기엔 깔끔해 보이네요.
주방 아일랜드에서는 다이닝공간과 거실, 계단이 한눈에 보여요. 주방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이 무얼 하는 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해요.
1층 거실 | 층고를 높이지 못할 땐 바닥을 내릴 것
신혼 때 살던 집이 층고가 높았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들어 지금 집을 설계할 때에도 거의 모든 방의 층고를 높였어요. 하지만 전반적인 건축 예산 상승으로 거실은 단차를 내려서 층고를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단차로 만들어진 계단에 앉아 책도 읽고 TV도 보고 즐겁고 재미나게 잘 활용하고 있어요.
거실에서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가구(?)는 안마의자예요. 매일 아이들을 재우고 한참동안 안마의자에서 안마를 받아요.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고 최고로 만족해합니다.
거실의 옆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계단 아랫 공간을 활용해 만든 1층 간이 화장실이 있어요. 화장실 공간이 협소해 사진촬영이 불가한 점 양해 부탁드려요.
1F->2F 계단 | 가족의 메모리얼스페이스
자작나무로 두껍게 만든 계단에는 앉을 공간을 따로 만들어 두었어요. 아이들은 이 자리에 앉아 교구를 갖고 놀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해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아이디어인 만큼 구석구석 수납공간을 활용해 교구를 채워넣었어요. 지금도 매일 빼고 놀고 있습니다.
계단 벽쪽에도 자작나무 장식장을 높게 제작했어요. 추억을 위한 사진이나 책들을 전면배치한 메모리얼스페이스로 활용중이에요. 처음엔 저와 남편의 사진이 많았는데 점점 아이들 사진들로 채워지고 있어요.
2층으로 올라오면 거실과 아이방 다락 창문, 왼쪽에는 공용 다락방이 눈에 보여요. 천장의 중앙에는 천창을 내어, 다같이 누워서 밤하늘을 볼 수 있게 만들었어요.
2층 거실 | 아이들이 우당탕탕 뛰어 노는 곳
계단을 올라와서 보이는 2층 거실의 모습이에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별다른 가구를 배치하지 않았어요.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 책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붙박이로 책장을 만들었어요. 제 책과 아이들 책들을 꽂아 놨습니다.
책장 옆 계단 위에는 공용 다락방이 있는데 사실상 남편의 취미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2층의 거실 역시 층고가 매우 높아요. 높은 층고만큼 아이들의 상상력도 같이 커졌으면 좋겠어요.
2층 침실 | 드레스룸 겸 침실
침실은 정말 잠만 자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현재는 아이들 방에서 다같이 자기 때문에 사실 침실에 들어올 일이 많지 않아요.
침대 옆에는 집을 지을 때 가벽을 세웠어요. 붙박이장과 잠을 자는 공간을 분리해주어요.
가벽 뒤에는 작은 선반을 두어 제 화장품이나 자작한 용품을 올려두었어요.
1층 쌍둥이의 놀이방 |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공간
저희 집에서 아이들의 전용 공간은 크게 두 군데예요. 교구를 갖고 노는 1층의 놀이방과 잠을 자는 2층의 아이들방이요. 1층의 놀이방은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한 방으로 꾸며 주었어요.
아무래도 교구에 집중하려면 인테리어나 장식은 최대한 배제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여 깔끔하게 만들어주려고만 노력했어요. 가구들도 다 벽쪽으로 붙여 중앙 공간을 최대한 넓혔고요.
암만 노력해도 굉장히 물건이 많고 쉽게 더러워지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수납공간이 많은 가구들로만 고르게 되었네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니카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기 위해, 미니카 정리대를 구입해 진열했어요.
2층 쌍둥이의 침실 | 아이들이 꿈을 꾸는 공간
아이들의 침실로 사용하는 방에는 문이 2개가 있어요. 지금은 두 개의 방을 합쳐서 사용하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방을 분리해주려고요. 덕분에 저희 집에 있는 방 중에 아이들방이 제일 크답니다.
방 안에는 위쪽으로 작은 전용 다락이 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막아 놓았지만 좀 더 크면 본인들 다락에서도 놀 날이 생기겠지요!
침대는 프레임을 두지 않고 푹신한 매트리스를 깔아주었어요. 맞은편에는 아이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과 옷들을 수납해두었어요.
최근 사용하는 장난감은 붙박이 책장에 진열해 놓았어요. 의자에 앉아 역할놀이를 하며 둘이서 잘 놀아요.
2층 욕실 | 건식으로 사용하기 위한 공간 분리
2층에 있는 욕실은 세면대를 기준으로 왼쪽은 용변을 보는 공간, 오른쪽은 목욕을 하는 공간으로 분리했어요.
불투명 유리로 공간을 분리하니 목욕실을 제외한 다른 곳들은 모두 건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어요. 각각 나뉘어진 공간이다 보니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요.
세면대의 오른쪽인 목욕하는 공간에는 창을 내고 큰 이동식 욕조를 설치했어요. 벽은 화이트 타일로 마감하고,
천장에는 외장재인 루나우드 남은 것을 활용하거나 히노끼 목재를 사용했어요. 나무가 주는 따뜻한 느낌 때문에 목욕시간이 즐거워집니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집 뒤에 작은 뒷산과 공원에 나가 하루 두시간 정도 걸어다녀요. 덕분에 아이들 체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들도 밖에서 나가 노는 걸 좋아해서 멀리 나가지 않을 땐 마당 데크에서 화단에 물을 주며 뛰어 놀아요. 이런 소소한 일들이 주택에서 사는 행복 아닐까요?
"아이들이 주택에 살며 자연에서 뛰어 노는
밝은 성격이 되기를 바래요."
지금도 지나가다 보이는 꽃과 나무를 보면 아는 체를 하며 좋아하고, 이웃들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는데, 앞으로도 이 집에서 그렇게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