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경주로 이사왔어요.”
인형같은 아이와 엄마공부를 하고 있는 초보엄마예요.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큰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가 생각한 것이 집을 짓는 거 였어요. 뛰어놀 수 있는 정원이 있고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천년의 고도, 경주에 살아요.
앞 뒤로 산이 보이고 새소리가 나는 경주의 한 동네에 살고 있어요. 자연과 함께 키우고 싶어서 이 곳을 선택했어요.
지역의 특성상 집을 지을 수 있는 평수가 17평 밖에 되지 않아요. 1층으로 넓게 짓고 싶었던 의도와 다르게 2층으로 짓게 되었어요.
아이를 위한 설계
1층은 대략 17평이고 2층은 대략 14평이에요.
작은 평수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1층엔 거실과 주방, 욕실, 다용도실로 사용하고 2층에 주된 방들을 만들었어요. 아이와 함께 살 공간이라서 아이를 고려한 설계를 했어요.
1층, 햇빛이 들어오는 집
거실 천장을 높게 지붕까지 탁 트이게 뚫었어요. 작은 평수라 천장이 막혀있느면 답답할 것 같더라고요. 빈벽을 그냥 두기엔 아까워서 창문을 추가로 설치했어요. 덕분에 해가 듬뿍 들어와서 항상 밝은 거실이에요.
지붕 단열제를 2중으로 넣고 독일식 창호로 시공을 해서 단열이 좋아요. 겨울에도 외풍없이 아파트 살 때 보다 오히려 따뜻하고 난방비도 적게 들었어요.
시야를 방해하는 가구들을 최소한으로 배치했어요.
거실 한 켠에는 마루형식의 소파를 들었어요. 집을 지을 때 붙박이처럼 제작했습니다.
집에 많은 가구가 들어가는 걸 원치 않았고 기존 소파가 들어가면 창 높이보다 높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공간을 적당히 비워두었습니다.
소파쪽에서 고개를 들면 2층이 살짝살짝 보여요. 집안 곳곳을 한 눈에 보이게 설계한게 마음에 들어요.
아이를 염두해 두고 설계 했기 때문에 대부분 콘센트와 스위치를 모두 110cm 위에 설치해서 최대한 위험요소들을 줄였어요.
1층, 한 눈에 보이는 주방
거실 반대편에 위치한 주방이에요.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화이트와 우드를 함께 사용했어요.
타일 전문점에서 선택한 타일인데 첫 눈에 보고 반해 직사각형 타일을 선택했습니다.
주방은 다른 곳보다 수납공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부장 서랍을 많이 만들었어요. 서랍 안에는 다양한 주방용품을 수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싱크대 위를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싱크대 위쪽 벽에는 상부장 대신 선반을 설치했어요. 선반 위에는 간단한 주방용품을 올려두거나 좋아하는 커피잔을 보관하고 있어요.
선반 바로 오른쪽에는 세탁실로 사용하고 있는 다용도실이에요. 큰 인테리어를 염두하지 않아서 이정도만 공개하겠습니다.
싱크대 가장 왼쪽에 위치한 공간이에요. 창문이랑 가까운 곳에 오디오와 책을 두었어요. 평소 음악을 즐겨듣는 편이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방에 배치했어요.
아일랜드 식탁은 집을 설계할 때 미리 제작했어요. 앉아서 사용할 때는 바의자를 놓지만 사용하지 않을 땐 의자를 없애고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음식도 먹고 책도 보며 취미생활 (미싱, 그림그리기)을 해요.
아일랜드 식탁 바로 앞에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습니다.
1층, 큰 화장실
1층에 위치한 화장실입니다. 통일성을 주기 위해서 하나의 타일로 꾸몄어요.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세면대를 옆으로 길게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아이를 씻기기에도 너무 편하고 세면대 주변에 필요한 물품을 올려둘 수도 있어서 활용만점이라고 생각해요.
사적인 공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침실과 취미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볼까요?
밋밋할 수 있는 계단 곳곳에는 식물을 배치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었어요.
2층, 작은 거실
계단을 올라오면 보이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가 있다보니 계단 입구 쪽에는 펜슬을 설치해 막아주었어요.
2층은 1층과 다르게 구조가 꺾인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가구는 놓지 않았어요. 비어있는 이곳에서 주로 남편이 운동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희집에서 제일 경치가 좋은 곳에서 운동을 하는 셈이죠.
2층 거실의 작은 틈 사이에는 책장을 맞춰 책을 보관하고 있어요. 그냥 두기엔 아까운 공간이라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층에서 보이는 천장 모습이에요. 1층과 연결된 천장이기도 합니다.
집 안 곳곳의 창문은 액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창문을 통해 계절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에요.
2층, 부부의 공간
부부의 공간 침실입니다. 크지 않아서 침대를 제외하고는 다른 가구는 배치하지 않았어요.
창문 덕분에 햇빛이 유난히 많이 들어와 낮에는 조명이 따로 필요없어요. 오히려 눈이 부실 땐 블라인드를 살짝 쳐줘요.
2층, 초록초록 자연의
감성이 묻어나는 취미생활공간
아이방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아이가 어려서 지금은 손님이 오시거나 여가시간에 가끔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공간과 다르게 색감이 있는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바닥에 놓는 가구는 줄이고 주로 선반을 두었어요. 그 위는 직접 만든 인형과 그림을 두어 재미를 주었습니다.
2층, 미니미 두번째 화장실
2층에 위치한 작은 화장실이에요. 부부가 주로 사용해서 1층과 세면대를 달리했어요. 협소한 공간이라서 저녁이외에 잘 사용하지 않아요. 남편이 운동하고 간단하게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서 세면기 샤워기 일체형으로 했어요. 예쁘기도 하고 실용적이라서 만족스러워요.
우리집 작은 마당
밖으로 나오면 저희 가족의 쉼터인 작은 마당이 있어요. 집이 구조적으로 높아 데크아래 1미터 이상 떠있어요. 이렇게 데크를 설치하니 아이랑 놀기에도 좋고, 평수가 넓어보이는 효과도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주변 울타리에는 다양한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식물로 꾸미는 소소한 인테리어 푹 빠진 요즘이랍니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마당에서 작은 피크닉을 즐겨요.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
시골로 이사온 후 저도 마음에 안정이 생겼어요. 좀 더 여유로워졌고 건강해진 듯해요. 남편과 아이와 함께하는 이 공간이 너무 좋아요. 유쾌한 아내와 엄마로 함께하기 위해 늘 노력하며 지낼 거예요. 10년 후 다시 한 번 집을 지어볼 예정이에요. 한 번 해보니 아쉬움도 남아 다음에는 더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