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오롯이 저희 세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 지어진 집이에요.”
안녕하세요. 30대 부부 그리고 4살 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저희 집을 소개드려요. 저는 ARTIST, 작가로 활동 중이며 예술고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지내는 워킹맘 AJ입니다.
최근 집을 짓고 입주한 지 한달이 지났어요. 집의 구조는 총 3층 집이지만 1층은 임대공간으로 쓰일 예정이고 2층부터 주거지인데 중정을 가운데 두고 작업실과 집이 나누어져 있어요.
양가 부모님께서도 주택에 살고 계신지라 부부의 계획을 기쁘게 맞아 주셨어요. 그렇게 시작한 집짓기 시작은 예산과 부딪혔지요. 일단 가진 돈에 맞춰 맞벌이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과 타협하며 지을 수 있는 공간 찾기가 시작 되었어요. 부부 둘만 지낼 공간이라면 고즈넉한 시골도 좋지만 4살 딸 아이가 자랄 환경과 집에서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학교가 있는지 그리고 부부의 직장과도 거리가 멀지 않은 땅을 찾아 많은 곳을 알아보다 지금의 장소와 인연이 되었죠.
이곳은 오랜 시간 공터로 남아 있던 땅이였어요. 저희 부부가 원한 정남향의 대지였고 그 당시 살고 있던 집과도 가까운 동네라 낯설지 않은 장소여서 우리 가족에게 최적의 장소라 판단했어요.
부동산 거래가 이루어진 후 부부는 주말마다 열심히 주택을 둘러보았어요. 울산에서 판교까지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건축설계사무소에 찾아가 상담을 시작하며 살기 위한 집이 아닌 살고 싶은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아 다녔어요. 저희 부부와 취향이 맞는 부부건축가를 만났고 설계자가 자기의 계획대로 가장 잘 재현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설계와 시공을 한 곳에서 함께 맡겨 진행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요구한 부분은 저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집, 일터와 쉼터의 공간 분리 그리고 건물의 외관디자인에 집중하였어요. 설계만 6개월 정도 걸렸고 시공 진행 과정에서의 착오와 문제점도 분명 있었지요. 오랜 시간 간절히 바랬고 용기를 냈더니 저희 가족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설계하고 완공되기까지 1년 넘는 기간을 거쳐 우리 가족만의 집이 완성되었어요.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집짓는 과정 속에서 수많은 감정앓이를 경험했지요. 대단하진 않지만 우리의 계획대로 실천했기에 이곳은 우리에게 정말 의미 있는 공간이에요.
Welcome my home
현관은 양쪽 모두 수납장을 배치하고 손잡이가 없는 터치도어로 심플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 공간 속에는 선반의 높이를 조절 할 수 있도록 하여 여러 물건들이 존재해요. 신발, 책, 장남감 등 다양한 물건들이 숨어있어요.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
거실은 우리가족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공간이에요. 저희 집의 인테리어 컨셉은 미니멀스타일 (Minimul Style) 입니다. 장식이나 컬러를 최소한으로 하고 오브제를 채움 보다는 비움으로 집 안의 형태나 구조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의 여백을 좋아해요.
저희 부부는 tv가 아닌 액자를 걸어두자 하였어요. 오브제의 이동이 자유롭고 언제든지 집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게 하도록 하자고 했었죠. 하지만 현실은 영상 매체를 포기 할 수 없었어요. 티비가 설치될 벽면의 콘센트의 위치를 처음부터 계획하여 시공하고 셋톱박스와 공유기 모든 전선 기기를 보이지 않도록 했어요.
가구들은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들여 심플하게 배치하였어요. 거실에는 1인 소파와 2인 소파를 두고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지 위치를 바꿀 수 있도록 두었어요. 편안히 앉아 거실 창 밖을 보며 사색하거나 눈을 감고 잠시 앉아 있어도 심신이 편안해져 집 안에 진정한 휴식처를 만들어 주는 듯 해요.
미니멀 주방
주방 공간은 화이트를 베이스로 하고 ‘미니멀' 컨셉을 추구했어요. 주방은 직접 시공 업체에 의뢰하여 도장 도어로 제작했어요.
주방부터 거실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면적이 넓지 않아 식탁을 따로 주지 않는 대신 가로 3m 세로 1m사이즈의 긴 아일랜드를 두어 요리하는 공간과 밥을 먹는 식탁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설계 당시 신랑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공간인 주방이에요. 보통 주방은 여자의 공간이라고 하는데 저희 주방은 신랑이 저보다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은 공간인 듯 하여 신랑의 의견을 100% 존중하였답니다.
크고 긴 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 하자는 신랑의 말에 요리하다 창으로 많은 음식물이 튈 것 같다며 번거로운 청소를 해야 한다하며 처음엔 반대 의견을 말했어요.
하지만 살아보니 이 부분이 가장 잘 한 일이 되었어요. 이 쪽으로 들어 오는 채광과 환기에 크고 긴 창은 큰 영향을 주고있어요.
주방 오른쪽 보조주방에는 수납장과 오븐기를 빌트인해 정돈된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반대쪽에는 냉장고와 김치냉장고가 자리잡고 있어요. 손잡이가 있는 키 큰 수납장에도 빌트인 냉장고가 숨어있어요.
정남향으로 지어진 집이라 집 안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집 안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주는 큰 역할을 해 주고 있어요. 남향의 볕이 좋아 아침에서 저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빛과 그림자를 볼 때면 왠지 기분이 좋아요. 커튼은 외부에서의 시선차단용의 목적으로 린넨100%로 제작하였어요.
집을 지으며 건물의 외관 디자인, 및 모든 구조물에 저희 부부의 의견이 반영되어있어 이 집은 저희에게 아주 특별한 공간이에요.
저희 집은 복층구조에요.
거실에서 계단위로 올라오면 2층에는 침실과 아이방, 화장실, 그리고 세탁실이 있어요.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아이방이고 그 옆으로는 세탁실이에요. 먼저 딸 아이방을 보여드릴게요^^
화이트 자작나무 아이방
화이트벽에 자작나무의 가구를 배치하여 4살배기 딸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빠와 엄마가 함께 꾸민 방이에요.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 가장 먼저 아이방이 있어요.
저희 딸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요.
그림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침대 바로 옆에 테이블을 놓아 언제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었어요.
딸아이가 그린 엄마 얼굴을 볼 때면 저는 가장 행복을 느껴요.
이사 온 후 처음엔 새로운 공간이 낯설었는지 아침마다 일어나 울음을 터뜨리곤 했었어요. 그것도 잠시 최근에는 집에 오는 손님들 손을 꼭 잡고 자기 방 자랑부터 하는 제 딸이랍니다. 본인의 주방에서 맛있는 요리도 해주고 잠들기 전에는 책도 읽으며 자기 방에 대한 애착을 가지는 듯 느껴져요.
위에 있는 그림액자는 딸아이를 위해 제가 구매한 일러스트 작가 emilywinfieldmartin의 그림이고 아래의 그림은 딸아이의 초상화 그림을 지인에게 선물을 받았어요. 정말 소중한 선물이죠.
한쪽 벽면은 수납을 위한 붙박이장으로 터치 도어 방식으로 제작하였어요. 이불과 옷 그리고 아이의 장난감 수납함으로 정리 되어 있어요.
세탁실 문은 절체 중문으로 제작하였으며 불투명 유리로 세탁실 안쪽을 모두 가려주고 있어요.
세탁실 천장고는 3.3m로 벽면은 화이트 타일로 벽돌시공을 하고 바닥은 타일과 마루를 이어서 시공하였어요.
침실 가구는 신혼 때 장만한 것 그대로 에요. 벌써 6년이란 시간을 우리부부와 함께 했네요.
사실 아직 채우지 못한 공간 이에요. 화장대 위 거울 하나만 달리면 나머지 공간은 여백으로 채워질 공간이랍니다.
안방에 가벽을 세워 긴 붙박이장을 제작하였어요. 저희집의 모든 붙박이장은 손잡이가 없는 터치식의 도어로 제작하였어요. 최대한 심플하게...
화이트, 그레이 , 블랙으로 꾸며진 신랑의 서재에요. 아직 온전한 자리를 못잡은 공간이지만 차차 완성시켜갈 예정입니다^^
일터와 쉼터의 경계- 중정입니다. 저희부부가 가장 원한 공간이에요. 가볍게 홈파티 장소로 이용하고자 만든 공간이에요. 여름이오면 딸을 위해 간이풀장 설치도 계획하고 있어요. 중정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집 오른쪽은 작업실로 나눠져 있어요.
꿈꿔왔던 작업실
그림을 그리는 저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었어요. 집 앞 작업실은 제 로망이였죠. 지금의 작업실에서 가장 높은 층고는 6m에 달하고 집앞 공원을 바라보는 쪽으로 창을 내어 변화하는 사계절을 모두 관찰 할 수 있도록 지어졌어요. 작업을 하다가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여 밤 새어 작업이 가능하도록 마련했어요.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아파트 방 한칸을 작업실로 사용하였어요. 매번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보다 작업 후 정리 하는 시간이 더 길어 아쉬웠지요. 지금 이 공간은 제가 꿈꿔왔던 작업실이자 4살 꼬맹이의 상상 놀이터이기도해요.
작업실에서 미술놀이도 하고 레이싱도 즐기는 4살 딸이에요. 작업실에 세워진 그림은 모두 제 작품입니다. 오랜 시간 집-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왔어요. 작업실 이 공간에서 저는 제 작업과 함께 다양한 아트 클래스 운영을 계획하고 있어요.
제 작업실은 기능적으로 설계된 공간이지만 즐거움을 더해줄 감성적이 공간도 존재해요. 그곳은 바로 사진 속 작은 테라스입니다. 커피도 한잔하고 때로는 우리 가족끼리 바베큐 파티도 즐길 수 있는 지붕아래 테라스에요. 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아요. 창 밖 풍경을 즐기기 위해 유리 난간으로 시공하였어요.
앞으로 어떠한 집을 계속 꾸미고 싶으신가요?
저에게 집이란 집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제 작업과도 긴밀하며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공간이에요.저희 집 모든 공간에 저희 부부의 의견이 반영되어있고, 오롯이 저희 세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 지어진 집이에요. 앞으로도 시간을 들여 오롯이 우리 가족만의 인생관이 담겨 있는 집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