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5개월차 새댁입니다. 미술, 공예분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있구요, 동갑내기 신랑 그리고 두 댕댕이들과 알콩달콩 깨 볶으며 살고 있어요.
"집꾸미기는 제 삶의 활력소예요"
외동딸로 자라서인지 독립적인 성향이 강했고 일찍부터 독립생활을 시작했어요.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서 아주 작은 원룸에서 생활할 때부터 혼자 페인트칠하고 벽지 바르고 소품들도 직접 만들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가구 옮기는게 일쑤였지요.
지금은 저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내 사람과 함께 사는 집을 꾸미는 데 기쁨을 누리며 지내고 있어요. 신랑이 일본계 기업을 다니고 있어서 일본에 첫 신혼살림을 간단하게 차렸고, 현재는 한국으로 들어와 새 보금자리를 얻었답니다.
저희의 신혼집은 신랑 회사 근처에 있는 아파트예요. 입주 전에 ‘공용화장실 전면교체 / 전체벽지 도배 / 필름 시공 / 거실 폴리싱타일 설치’ 를 맡겨 부분시공을 진행했습니다. 시공비만 총 2000만원 정도 든 것 같아요.
신혼집의 달달함이 느껴지는 현관
신혼이니만큼 집의 입구는 저희 부부를 상징하는 무언가로 장식하고 싶었어요. 보통 결혼사진 액자를 걸어두곤 하는데, 그런 진부한 게 싫어서 저희 부부와 닮은 포스터를 걸어두었어요.
포스터에 와이어를 달아 집게로 고정해 놓으니 더 특별하게 연출된 것 같아요.
아래에는 폭이 작은 콘솔을 두고 소품들로 장식해 두었어요. 날마다 다른 꽃들이 반겨주는 저희집의 첫 모습이에요.
푸른 바다를 품에 가득 안다
현관으로 들어와 왼쪽으로 들어가면 바다가 보이는 거실이 있어요.
그림같은 오션뷰가 보이는 거실이에요. 이 집을 처음 보러 왔을 때 집 양쪽으로 나 있는 큰 창과 확 트인 오션뷰를 보고 선택하게 됐어요. 신랑이 바다를 참 좋아하거든요.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면 바로 살아야 할 집이었기에 제가 일본에 있을 때 지금 집의 인테리어가 완성되었어요.
전체적인 인테리어 구상은 일본에서 완성하고 중간에 한 번 한국에 와 구상했던 벽지, 타일, 필름지 색상과 재질 등을 선택하고 공사를 시작했죠. 진행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서 답답했지만 그만큼 기대감과 설레임도 컸어요.
거실 가구도 대부분 일본에서 고른 것들이에요. 기분에 따라 언제든 소품 배치를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큰 가구들은 화이트 컬러로 선택해주었어요.
화이트 컬러가 메인이지만 따뜻한 러그와 퍼로 된 스탠드가 주변에 있어 차가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요.
소파의 맞은 편 벽은 그레이색의 폴리싱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밖이 컴컴해지면 천장의 매립등에 비춰 벽이 반짝이고,
낮에는 햇빛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액자처럼 펼쳐지는 공간이 되어요.
저희 집 반려견들의 일과 중 하나가 소파에 앉아 창 밖을 구경하는 일이에요. 가만히 바다를 보는 일이 와플이도 재미있나봐요, :-)
해질녘 거실의 모습이에요. 시간과 계절, 그날의 날씨와 온도, 습도에 따라 창 밖의 그림이 달라져요.
핑크 주방이 태어나기 전 | 주방 BEFORE
거실 맞은편에 있는 주방은 좁은 일자형 주방에 상, 하부장으로 꽉꽉 채워져 있었어요.
상부장을 없애는 게 유행하기 전부터 저는 ‘나중에 신혼집에는 꼭 상부장을 없애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방 윗쪽 답답한 공간이 싫었거든요.
또, 태생부터 핑크를 워낙 좋아했던 지라 주방만큼은 온전히 제 취향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핑크와 골드의 모던한 만남 | 주방 AFTER
그렇게 완성된 주방의 모습입니다. 곳곳에 핑크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나머지 것들은 색깔을 줄여서 모던하게 완성하였어요.
상부장이 없어도 수납공간이 많아서 전혀 부족함이 없어요. 무엇보다 쓰지 않는 살림살이를 쟁여두고 살지 않아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식사하는 공간에는 조명이나 액자, 식탁과 의자 등 가구와 소품에 골드를 얹어 꾸며보았어요. 핑크색과 모던하게 잘 어울리는 컬러조합이에요.
식탁의 상판은 세라믹으로 되어있어요. 인테리어 효과도 좋고 내구성이 좋아 오염물질이 금방 지워져요.
칼질을 해도 흠집이 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함이 대단해서 대리석식탁보다 관리가 훨씬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복도 끝 또 다른 느낌의 거실
저희 집의 좋은 점 하나가 기다란 복도 끝, 거실의 반대편에 또 다른 거실이 있다는 거예요. 아파트의 서비스공간이라고 해요.
정방향 사진에 다 담길만큼 작은 공간이지만 큰 창문이 있어 거실의 오션뷰와 또 다른 뷰를 감상할 수 있어요.
저희 부부는 이 곳을 작은 거실이라 불러요. 원래는 와인바로 꾸미려다가 어쩌다보니 휴식공간으로 급체인지됐어요.
와인도 한 잔 할 수 있고 책도 읽고, 피아노 연주도 할 수 있는 작은 휴식공간으로 꾸며봤어요.
블랙을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존중해주기도 했지만 다양한 인테리어를 실현해보고 싶은 제 욕심이 반영된 공간이에요. :D
꿀나잇- 침실
아직 가구를 놓기 전 침실의 모습이에요. 한 쪽 벽에만 아주 연한 인디핑크색 벽지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신랑은 집안의 모든 가구들을 미니어처로 만드는 사람이라 프레임도 매트리스도 가장 큰 사이즈를 선택했어요.
매트리스는 저희 부부가 강추하는 제품이에요. 저는 잘 때 자주 뒤척거리는 편이고 신랑은 요통이 있는데 이걸 쓴 이후론 둘다 꾸르잠- 중이에요.
침대 주변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지는 식물 소품들을 배치해주었어요. 특히 침대 위 벽에는 직접 주워 온 나뭇가지를 꼭꼬핀으로 고정해주었는데 간단하면서도 예쁜 인테리어가 완성되었어요.
침실은 베딩만 교체해주어도 새로운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요.
남편의 취향을 담은 블랙 욕실
입주 당시 욕실에는 큰 꽃무늬 타일이 있었어요. 이 곳은 남편의 취향에 맞게 변신시키기로 했어요.
전체 벽에는 화이트 타일을 붙이고 수전이나 수납장 등은 블랙으로 통일한 욕실입니다. 수전은 저희가 직접 골라서 설치했어요.
원래 있던 세면대나 욕조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깔끔하기도 했고, 특히 욕조는 강아지들 목욕시키기에 딱 좋았거든요.
종종 블랙 수전이나 젠다이의 관리가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곤 해요. 저희는 청소를 자주 해줘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얼룩으로 불편한 점은 못 느꼈어요.
종착역이자 행복의 출발점이 되어 줄 우리 집
저에게 이 집은 기나긴 자취생활의 종착역이에요. 이제 한 곳에 머물며 제 사람과 제 공간에서 마음껏 꾸미고 누리며 살고 싶어요. 유행의 흐름에 따르기 보다는 저만의 스타일로, 제 생각대로 꾸며갈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