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따라 따 ~ 따라따라라란~”
집꾸미기를 다니면서 맨날 남의 집만 꾸며주다 미루고 미루던 내 집꾸미기!! 여행으로 다녀온 에어비앤비에서 개인의 취향이 가득한 인테리어를 보고 반성하며 2018년 첫번째 목표는 제 공간을 탈바꿈 하는 것이었어요. 새해에는 늘 새로운 다짐을 하며 청소를 하기도 하고, 헬스장을 등록하기도 하죠. 비록 작심삼일이라고.. 이 글이 게시될 때 쯤엔 사뭇다른 모습이겠지만요(웃음)
집꾸미기 다니는거 실화에요?
저에게 집은 거의 잠만 자는 공간이었어요. 평일에는 밖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거의 친구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서 늦은 저녁시간에만 돌아오는 곳이요. 당장 필요한 것들만(...) 두고 어영부영 지내고 있었죠.
(집꾸미기 스타일링 보드)
(열심히 조립 중인 집꾸미기 가족 여러분)
집꾸미기 다니면 집도 예쁘겠네?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굉장히 민망하더라고요ㅎㅎ
새해 첫번째 목표는 다름아닌 ‘집꾸미기’
작지만 소중한 공간으로
제 공간은 회사 근처의 7평 남짓한 원룸이에요.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 지 곰곰이 생각했어요. 평소 제 생활 습관이나 취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았구요.
첫번째로 고려한 점은 입식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어요. 좁은 원룸의 특성상 침대 프레임때문에 더 좁아 보이는 것도 무시할 수가 없어서 침대 프레임 없이 매트리스만 두었어요.
두번째로는 컬러인데, 저는 핑순이... 핑크색을 좋아해요. 어릴 땐 노란색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연한 핑크색이 좋아요. 베이스 컬러가 화이트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핑크색으로 종종 포인트를 주려고 했어요.
꿀잠프로젝트
가장 안쪽에 쏙 들어갈 수 있는 침대에요. 호텔 침구같은 새하얀 이불을 감히 꿈꿔보았습니다. 대신 베개 색깔을 달리해서 심심하지 않게 포인트를 주었어요.
침대 위 쪽에는 CDP를 달고 선반에 몇 가지 음반들을 두었어요. 밖에서는 스마트폰으로만 노래를 듣다 보니 집에 오면 이어폰을 던져버리고 싶더라고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한 몫 톡톡히 하고, 혼자 있을 때의 고요함에서 벗어나고자 집에 있을 때는 늘 노래를 틀어 놔요.
컨텐츠를 작성하고, 댓글을 보다 보면 침대프레임없이 매트리스만 두면 괜찮냐는 질문이 정말 많아요. 제가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몇가지 장단점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장점으로는 돈을 절약할 수 있어요. 매트리스만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바닥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안정감이 있더라고요. 저는 높은 침대에 누웠을 때 붕 떠있는 것 같고 왠지 모르게 불안한 게 있더라구요. 그리고 아이 있는 집! 아이들이 프레임에 부딪힐 일도 없고, 침대 위에서 떨어질 일도 없어요.
단점으로는.. 통풍이 되지 않아서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답니다! 그런데 어언 집꾸미기 2년차.. 곰팡이가 생겼다는 분은 아직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 (혹시 계시다면 제보해주세요-!!) 또 한가지 단점은 일어날 때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이건 키가 크신 분들은 더더욱 큰 힘이 드실 것 같지만.. 제 얘긴 아닌 것 같네요^_______^
공간박스로 공간분리하기
원룸에 사는 분들 모두가 느끼는 점일 것 같아요. 주방이나 거실, 침실의 경계가 모호해서 내가 주방에서 잠을 자는 건지.. 침실에서 밥을 먹는건지.. 모르겠는거에요. 그래서 공간을 꼭 분리하고 싶었어요.
공간박스로 어느정도 공간을 분리해주고 나니 침대는 더 아늑해지고, 반대편 공간은 바닥에서 뒹굴뒹굴 하기 좋은 공간으로!!
(침대에 누워서 바라본 방)
침대에 쏙 들어가서 자는 기분도 들고요.
공간박스 반대편으로는 조그만 탁자와 화장대를 두었어요. 보통 좁은 공간에서 벽에 꼭 맞게 가구를 밀어 넣으시는데, 오히려 사선으로 벽에서 살짝 띄워주면 공간이 덜 답답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원래는 철제 프레임이 있는 원형테이블인데, 겨울이라 추워 보이는 것 같아서 코타츠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따뜻하게 덮어주었어요. 난로를 켜놓고 앉아서 밥도 먹고, 책도 보고(물론 TV를 더 많이 봐요), 요즘 유행하는 만화방 부럽지 않아요!
원래 본가에서는 정말 큰 화장대를 언니랑 같이 사용했어요. 언니가 화장품 회사 연구원인 탓에 온갖 화장품이 다 있어서 화장대 위가 지저분하게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이 화장대는 서랍 속에 다 집어 넣고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아요.
빌트인 수납장 최대한 활용하기
화장대 쪽에서 뒤를 돌아보면 간이 책상과 빌트인으로 마련된 붙박이장이 있어요. 저는 학생 때부터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꼴을 못본다고.. 본가에서는 무려 제가 5살 때 구입한 책상을 아직도 방에 두고 사용해요. 주로 침대 위에 앉거나 엎드려서 무얼하기를 좋아했거든요.
냉장고와 붙박이장 사이에 작게 마련된 책상에서는 집에서 일을 할 때 사용해요. 은근 독서실 책상같은 느낌때문에 집중이 좀 잘 되는 것 같아요.
책상 옆 붙박이장에는 계절에 필요한 옷만 가져다가 붙박이장에 수납하고 있어요. 여자들은 옷장 가득 옷이 있어도 맨날 입을 옷이 없다고 하잖아요. 붙박이장에도, 본가에 있는 옷장에도 옷이 가득하지만 매일매일 고민이에요.
자주 입는 옷들은 꺼낼 필요 없도록 행거에 걸어 두었어요. 늦잠 잔 날에는 여기 걸린 옷들만 순서대로 입고 나가면 되도록 말이에요(웃음) 그리고 이 행거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는데, 보고 싶지 않은 보일러 스위치를 가리고 있어요.
혼자서도 잘 먹어요
잘 먹기로는 집꾸미기에서 제일이라는 저는.. 먹기도 잘 먹지만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한 때, 해피투게더-야간매점이나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서 항상 생각했어요. 가족들 눈치 보지 않고 한밤중에도 무언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냉장고 옆으로는 미니오븐과 전기주전자를 수납했어요. 위에는 전자레인지가 있는데.. 가전은 화이트!라는 제 철학에 어긋나서 예쁜 패브릭으로 숨겨버렸어요.
뭐든 장비빨이라는 게 조금 있잖아요. 일단 시작이 반이라고 주방도구만 쟁여둬도 든든한 건 제 기분탓일까요? 지금은 비록 조리도구와 몇 가지 양념 뿐이지만 나중에는 워너비 주방을 만들거에요:-)
싱크대 뒤편으로는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 문에는 수납선반을 걸고, 주방에서 필요한 식재료 반, 화장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반씩 수납했어요. 뒤돌아서 쏙쏙 꺼내 쓰기 좋아요. 수건도 한 개씩 들고 들어가기 좋구요.
공간을 꾸민다는 것..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공간을 꾸미다가 이번에 제 공간을 꾸미면서 느낀 점이 참 많아요. 잊고 지내던 내 취향을 다시금 알게 되고, 내가 불편한 점은 누구나 불편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한 층 더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공간을 꾸민다는 것은 제게는 참 소중한 일인 것 같아요:-) 나를 위한 공간, 남을 위한 공간 모두 제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공간이에요. 앞으로도 그 마음이 잘 드러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상으로 다시보는 집꾸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