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바라본 뷰)
안녕하세요. 올해 4월 복층으로 이사와 8개월 가량 살고 있는 조은별이라고 합니다. 저희 집은 실평수 5평에 달하는 복층 원룸이에요. 이전 집은 오픈형 원룸이었는데 문을 열면 바로 침대가 보이더라고요. 그에 대한 불편함을 많이 느끼던 찰나에 복층 전세로 괜찮은 매물이 나와 이사하게 되었어요.
BEFORE
이사를 하면 다들 ‘집꾸미기 로망' 이 발동하잖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던 터라 커튼도 바꾸고 소파, 액자 등등 여러가지를 구매했는데 어디에 어떻게 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세워 두거나 내려놓는 등 어영부영한 상태로 첫 몇 달을 보냈어요.
(복층)
2층 침실에는 퀸 사이즈 매트리스와 패브릭 박스들이 온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구요. 크지 않은 공간에 짐이 많으니 정리도 안되고, 정리가 안되니 너무 답답하게만 느껴졌어요. 그러던 찰나에, 운 좋게 집꾸미기 스타일링에 선정되었어요. 깜깜한 터널에서 빛 한줄기를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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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의 시작은
짐 정리부터!
한동안 ‘미니멀리즘'이 유행했잖아요.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걸 잘 못 버리는 성향이거든요. 그런데 미팅 후 디렉터님께서 짐이 어느정도 정리되어야 스타일링이 가능할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사실 4월에 이사하면서 놀랍게도 짐을 많이 줄였는데(!!!) 어떻게 더 줄일 수 있을까 끙끙대던 찰나, 디렉터님이 '오호'라는 짐보관 서비스를 소개해주셨어요.
이런 서비스는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살짝 걱정이 됐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편리했어요. 필요한 박스 키트의 갯수를 신청하면 집으로 보내주더라구요. 게다가 박스 크기가 우체국 6호 박스(가장 큰 사이즈) 정도 되어서 잘 입지 않는 옷, 당분간 사용하지 않을 물건들을 맘껏 정리할 수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박스 픽업 일정을 잡으면 오호맨이 스케줄대로 오셔서 박스를 수거해 가시더라고요. 제가 따로 박스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일단은 6개월만 신청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려구요. 옷은 많은데 입을 건 없고 그렇다고 버리지는 못하는.. 저와 같은 못버림병 환자인 1인 가구에게는 정말 필요한 서비스인 것 같아요.
정리 끝, 스타일링 시작.
우리 집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먼저, 달라진 현관의 모습이에요. 스타일링을 신청했을 때,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너저분함' 이 없어졌음 하는 거였는데요. 이 날도 야근하고 11시에 집에 도착했는데, 현관 문을 열자마자 정말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저희 집도 충분히 예뻐질 수 있다는 걸 느꼈는데, 지금부터 아래 사진으로 함께 보실게요!
현관 앞 쪽의 틈새를 활용해 분리수거함을 두었어요. 늘 비닐봉투에 페트나 유리병을 모아 두었는데, 이제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 좋아요.
현관을 지나 복도에서 바라본 1층 거실 모습이에요.
(1층 스타일링보드)
기존에 가지고 계신 가구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추가로 필요한 가구들을 추천드리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를 바꾸어주었어요.
배치 전의 부끄러운 모습과 깔끔해진 애프터! 마땅한 화장대가 없어서, 원래 쓰던 싱글 침대용 베드 테이블을 화장대 삼아 지냈었는데요. 침대 사이즈에 맞춰 나온 거다 보니 폭은 좁고 길이는 길어서, 벽 쪽 공간을 많이 쓰게 되더라구요.
디렉터님께서 새로 골라주신 화장대는, 공간은 덜 쓰면서도 수납력은 넉넉해서 기존의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해 주더라구요! 이제 저도 화장대 있는 여자...(감격) 화장은 잘 못하는데 하늘아래 똑같은 색조는 없다보니(ㅋㅋㅋ) 이것 저것 종류가 꽤 있는데요.
요 화장대는 사용할 때만 열어 놓고, 평소에는 닫아둘 수 있다 보니 보기엔 깔끔하면서도 무척 실용적이에요.
정말 깔끔하죠:) 화장대 왼쪽으로는 장 스탠드를 두었어요. 실은 천장 조명을 교체하려고 했었는데, 집이 복층이다 보니 조명 교체하는 것도 일이겠더라구요. 그래서 장스탠드로 대신했습니다.
스탠드 특성상 빛이 일정 부분만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사방으로 퍼져서 더욱 좋아요. 덕분에 밤에는 더욱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변한답니다. 화장대 뒤로는 TV와 공기청정기가 자리하고 있어요.
TV 위쪽에 있는 선반이에요. 이 집은 독특하게 이런 나무 선반이 1, 2층 모두 자리하고 있는데요. 원래는 여행가서 사온 기념품이며 피규어 등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스타일링을 진행하면서 디렉터님께서 깔끔하고 예뻐 보일 정도로만 남겨주셨어요.
선반 옆으로는 붙박이장이 있는데요. 제 기준으로는 턱없이 모자라서 고생이었는데, 이제는 짐 보관 서비스, 오호가 있으니! 걱정 없습니당!
창문 쪽엔 소파 베드를 두었어요. 원룸 공간 활용 측면에선 복층이 좋긴 한데, 살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는 단점이 있죠... 귀찮을때도 있고, 여름엔 정말 더워서 2층 침대에서 못 자게 되는데 마침 친구가 소파베드를 선물해주었어요!
일단 너비가 제 키보다 길다 보니 누워도 안정적이고, 등받이 부분도 매트리스형으로 쉽게 바꿀 수 있어 무척 편리해요. 방수 패브릭이고, 사진엔 안 나왔지만 정가운데 쿠션은 내리면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와인을 워낙 좋아해서, 그 기능때문에 아 이거다 하고 바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ㅎㅎ)
소파 앞에 위치한 이 테이블은 사실 대리석 시트지로 리폼한거에요.
(리폼 전)
화이트 오크 색상의 상판이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리폼하려고 대리석 시트지를 구매했었죠. 하지만 다른 가구들처럼.. 이 테이블과 시트지도 방치되어 있었어요(주륵..) 미팅 때 잠깐 이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스타일링 방문 당일, 디렉터님께서 리폼도 같이 진행해 주셨어요.
시트지 하나 못붙이는 똥손인데, 디렉터님 덕에 이렇게 감쪽같이 예쁜 테이블이 되었어요. 뭘 놓아도 예뻐보이는 느낌이라 만족 만족 대만족입니당!!! 테이블 뒤편으로 보이는 검은 물체는 와인 셀러인데요.
와인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결혼할 때 들고가지 뭐' 라는 생각으로 살짝 무리해서 43병입 와인 셀러를 구입했어요. 풀옵션인 저희집에서 유일하게 제 돈으로 구입한, 그래서 가장 아끼는 가전이라 할 수 있죠.
처음엔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붙박이장 앞에 두었었는데요. 스타일링을 진행하면서 기둥 옆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었어요. 창문 쪽의 직사광선도 피하고, 기둥과 셀러 폭이 거의 동일해 모나지 않고 잘 어우러지더라구요. 왜 여기다 둘 생각을 못했었는지…!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른 것 같아요.
와인 셀러 위에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화병과 여행지에서 사왔던 장식품들 그리고 캔들 워머를 예쁘게 놓아주셨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루돌프 사슴과 산타옷을 입은 올라프 인형이 합류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물씬 내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 공간은 시즌에 따라 조합을 바꿔가며 기분을 내보려구요. 작은 변화같지만 은근히 소소한 재미가 있더라구요 :)
보일러가 있는 창고 문은 그동안 커다란 달력으로 가리기 급급했는데요. 엽서나, 외국에서 산 마그넷으로 꾸며주셨어요. 마그넷은 늘 냉장고에 붙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런 쪽에 두어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더라구요! 덕분에 마그넷 수집에 또 재미를 붙여서, 이번에 다녀온 도쿄에서 마그넷을 또 사온게 함정.. 수집병 어디 안 갑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 예전 원룸부터 늘 바닥에 방치돼있던(ㅠㅠ) 액자도 벽에 걸어주셨어요. 디렉터님께서 예쁜 위치에 잘 걸어주신 덕에, 감성감성한 분위기가 집 전체에 퍼지는 느낌이네요!
산뜻하고 깔끔한
침실 공간으로 재탄생!
이번엔 180도 달라진 복층 침실 공간을 소개할게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컬러의 패브릭과 함께 따뜻한 조명들을 함께 배치해서 복층의 아늑한 침실 공간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스타일링 전)
철지난 이불과 선풍기가 마구 놓여있던 거 실화인가요..?ㅠㅠ 넘나 부끄러운 Before 사진은 이렇게 어둡고 정리가 안 된 느낌인데요.
지금은-
(스타일링 후)
이렇게 세상 아늑한 공간이 되었어요! 머리맡에는 선반을 두고 단 스탠드를 올렸어요. 사실 잠들기 전까지 침대에서 웹소설 보고 웹툰 보고, 밍기적 거릴 때가 많은데요. 혼자 사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불 끄러 가는게 젤 귀찮잖아요. 그렇다고 끄고 하자니 내 시력은 소중하고^^; 그런데 지금은 손만 살짝 뻗어서 버튼을 눌러주면 되니까 정말정말 편해요!
노란빛의 전구를 고른 터라 켜놓고 있으면 은은한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스탠드 옆 기둥에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던 맥주 수입사의(!) 액자를 걸어두었어요. 예쁜 프린트가 있는 액자 욕심은 또 있는터라, 이벤트 당첨됐을 때 너무 기뻤었는데 막상 활용법을 몰라서 얘도... 방치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집꾸미기 덕분에, 큰 힘 들일 필요 없이 빈 공간에 척! 요렇게 걸어주면 확 느낌이 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옵션으로 있는 나무 선반 위도, 1층과 마찬가지로 깔끔히 정리해주셨구요.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침대 발치입니다!
이전에는 옷이 담긴 패브릭박스가 5-6개 정도 줄줄이 놓여있어서, 공간을 답답하게 만드는 데 한몫했거든요. 투명한 면으로 보이는 수납된 물건들도 어쩐지 너저분해 보였구요.
그런데 이 리빙박스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줘서 너무 좋아요. 너저분한 것들은 최대한 가려야 한다는, 원룸 인테리어의 미학을 배운 것 같아요. 그동안 저희 집이 왜 그렇게 너저분했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네요.(웃음)
작은 부분까지,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
앞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저는 와인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라벨이 예쁘거나 특별히 맛있었던(=비싼..) 병들은 버리지 않고 2층에 일렬로 보관해 두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스트링 전구를 살짝만 걸쳐 놓아도 느낌이 확 달라진다는, 집꾸미기 디렉터님의 꿀팁!
그렇게 완성된 와인병 데코예요.
사소한 부분이라 그냥 지나치실 수도 있고, 사실 디렉터님이 버리라고 하시면 버려야겠다고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제 취향에 맞춰 신경써주시는 점이 너무나 감사했어요. 덕분에 저희집만의 독특한 포인트가 생겼다는 점도 너무 좋구요!
1층으로 내려와
주방으로!
2층 계단 밑에는 수납장이 있는데 너무 오픈형이라 천으로 살짝 가려주었어요. 이제 마지막 공간인 주방으로 이동해 볼게요!
새빨간 주방,
이제는 안녕!
저희 집의 주방 타일은 빨간색이었어요. 맨날은 아니지만 종종 요리를 하는 편이라, 이 빨간 타일을 정말 바꾸고 싶었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튀는 색감이거든요(웃음)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작업이 쉬운 보닥타일을 고르게 되었어요. 비용도 적게 들고, 무엇보다도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직접 타일을 교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에게는 너무 무모한 도전이기에.. 다음에 신혼집을 장만하게 되면 그때 해볼까 합니다. (장담은 못해요...)
작업이 끝난 모습입니다! 간편한 작업으로 순식간에 촌스러운 빨강과 빠빠이!
왼쪽 벽에는 주방 타올과 오븐 장갑을 걸어두었구, 원목 느낌의 다용도 꽂이에 커트러리를 분리해 수납해 두었어요. 거실과 침실에 이어, 보닥 타일 덕분에 주방까지 완전 새 옷을 입었으니.. 조만간 집들이를 할 때는 직접 요리도 해보려고 해요 :)
제 공간의 가능성을 찾아주신 덕분에
조금씩 집순이가 되어가고 있어요.
사실 저는 '집순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요. 일단 회사가 분당이라 야근하고 돌아오면 보통 늦은 밤이거든요. 게다가 쉴때는 주로 친구들을 만나는 편이라, 제게 집은 늘 '잠만 자는 곳'이었는데요. 혼자만의 공간이 생기고 나니 이게 좀 아쉬워지더라구요.
나만의 공간을 취향대로 예쁘게 꾸며서 친구들도 초대하고 싶고, 업무에 너무 치일 땐 집에서 정말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기도 했구요.
좋은 타이밍에, 집꾸미기를 통해 전문가의 금손으로 저희집을 '재발견'하고 나니 요즘은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좋아졌어요! 불금인데도 다른 약속 마다하고 집으로 꼬물꼬물 돌아가는 일까지…! (제 기준 어마어마한 것) 집꾸미기 덕분에 요즘은 혼자 지내는 이 공간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