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재직 중인 평범한 직딩입니다. 몇 달 전, 집꾸미기가 원룸 스타일링을 해주었다는 게시글을 보고 신청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마침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려고 했던 터라 타이밍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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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제 공간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자취 8년 차이기는 하지만 항상 룸메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 공간’ 이라 할 것도 없었죠. 사실 그렇게 무언가를 꾸미고 예쁘게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깔끔하게는 살아도 이게 집인가 싶을 정도로 반 강제적인 미니멀 라이프로 살아왔죠.
혼자 꾸며 볼까도 생각해봤었는데, 솔직히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뭐부터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집꾸미기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정말 운 좋게도 연락이 왔고요.
제가 원하는 집은..
한 차례 미팅을 마치고, 담당자님께 연락이 왔어요. 집의 크기와 높이 그리고 어떤 공간으로 꾸며 지길 원하는지 물어 보시더라구요. 그때 처음으로 제가 원하는 집의 스타일이나 제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간이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해봤던 것 같아요.
공간 변신ing
워낙 깔끔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매트리스만 두고 생활하고 싶었어요. 침대 프레임을 사용하면 좋긴 한데, 바닥에 먼지 쌓이는게 정말 싫더라고요. 프레임을 들어서 청소하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아예 프레임을 없애고 퀸 사이즈 매트리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면 종일 누워서 뒹굴 거리는 걸 좋아하고, 덩치도 좀 있다 보니 슈퍼 싱글은 항상 작은 느낌이더라구요.
창이 엄청 큰 편은 아닌데, 아침에 창을 통해 빛이 애매하게 잘 들어 오더라고요. 그 빛 때문에 잠에서 잘 깨곤 했던 터라... 암막 커튼이 정말 절실했어요. 그런데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암막 커튼만 놓고 지내면 답답해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속커튼도 같이 설치하게 되었어요.
반지하의 변신은 무죄!
아늑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어요.
아무것도 없던 무(無)의 공간이 이렇게나 아늑한 공간이 되었어요. 꾸며지는 과정과 결과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지내보니 사람들이 왜 집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 알겠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모노톤을 원했던 까닭에, 그레이 색상의 침구를 골랐습니다. 여름 이불도 잠깐 고민했는데, 집에서는 에어컨을 틀고 지내서 여름 이불은 너무 얇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솜이 들어간 이불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침대 옆으로는 커피 테이블을 두고 사용 중이에요. 테이블 위의 소품들은 생각날 때마다 바꿔주고 있는데 이렇게 화병을 놓고 지낼 때도 있고, 읽다만 책을 인테리어 용(ㅋㅋ)으로 올려둘 때도 있어요:D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은 것 같아요.
스탠드 뒤 쪽으로는 벽이 너무 휑해서 고민 끝에 캔버스를 걸었어요. 못질은 할 수가 없어서.. 마트에서 파는 후크를 사서 걸어주었어요. 전체적으로 모노톤인 공간에 색감 있는 액자가 걸리니 집의 생동감이 도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침대 발 밑으로 공간이 조금 있어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벽돌과 나무 상판으로 선반을 만들었어요. 나무 상판이 비싸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저렴하더라고요. 선반 하나 만드는데 만원도 채 안 들었다면 말 다 한 거겠죠?
선반 위에는 작은 스투키랑 캔들 램프 그리고 디퓨저를 두었어요.
반지하에 사는 남자 자취방이란 어마어마 하니까요. 2개 필수!
이전까지는 디퓨저나 캔들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집을 꾸미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런 제품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더라구요. 집안 가득 좋은 향을 채워주는 건 당연하고, 인테리어 데코 용으로도 톡톡히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선반 왼쪽 끝으로는 원목 프레임의 거울과 제가 손수 만든 플라밍고를 올려 두었어요. ‘뭐 얼마나 어렵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완제품을 사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손이 많이 가고 어렵더라고요. 다음엔 완제품을 구매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서 칭찬 받은 건 안 비밀..
제 옷장이에요. 사실 4계절 옷을 모두 보관하기엔 작아서 지금은 여름 옷만 두고 지내고 있어요. 겨울 옷은 부모님 집에 있고요.
옷장 옆으로는 제 작은 작업 공간인 책상이 있어요. 지금 쓰는 의자는 살짝 투박한 느낌이 있어서, 조만간 인테리어에 맞게 포근한 느낌의 의자로 바꾸려고 생각 중이에요.
최근에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결정을 내려 시작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좋은 경험을 많이 쌓고 있습니다. 모니터 뒤쪽 벽에는 메쉬 보드를 걸어주었어요. 이 역시도 못 대신 작은 후크를 사용했습니다.
책상 위 선반에는 최근에 구입한 카메라와 삼각대를 두었어요. 렌즈 하나 하나 모아갈 예정이에요. 옆 선반에 놓인 한화 인형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최강 한화!
마지막 주방입니다. 주방은 공간이 협소하기도 하고.. 딱히 요리를 자주 하는 편도 아니라 사용 빈도수가 정말 낮아요. 인덕션보다도 전기 포트나 전자렌지를 사용하는 일이 더 많죠.
하지만 이제는 집도 아늑하게 잘 꾸며졌으니, 작은 요리라도 시도해 볼까 합니다.
집꾸미기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선택.
오랜 기간 자취를 해왔지만 집을 꾸민 이후로는 만족감이 크게 생긴 것 같아요. 아무리 월세라 하더라도 ‘내 집’ 이라는 소속감이 생길 정도로요. 솔직히 혼자 나와 살기란 정말 팍팍하고 힘든 일상이죠. 그런 상황 속에서 진정한 내 집이 아닌 공간을 꾸민다는 건 더욱 힘들고요.
저는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제 자신과 타협을 하고 집을 꾸미게 되었어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퇴근 후 귀갓길에, 그리고 주말 아침에 느지막이 눈을 뜨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마다 마음 속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덕분에 정말 행복한 요즘입니다.
단순하게 집을 꾸민다 가 아닌 ‘내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라는 걸 생각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