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서 90년대 후반에 지어진 빌라에 입주하게 되었어요. 최대한 단순하고 미니멀한 콘셉트로 공사하고, 스타일링은 직접 했답니다.
*시공 - 봄디자인
거실은 집의 중심이 되는 장소이고, 현관을 지나면 바로 눈에 들어와 손님에게는 이곳이 저희 집의 첫 인상이 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곳이에요.
전체적으로 흰색 페인트로 벽면을 도장하고, 월넛 색상의 바닥재를 깔았어요. 베란다와 거실 사이는 가벽을 설치했습니다. 베란다를 가려주기도 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참 마음에 들어요.
거실 왼쪽에 있는 창틀에는 그 달에 읽을 책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도킹 스피커를 올려두었습니다.
거실 벽에는 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는 콘솔장이 있습니다. 수납공간이 넓어서 무척 유용해요. 콘솔장은 손잡이가 따로없는 푸시도어로 되어 있어서 얼핏보면 벽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콘솔장 - 업체 제작
거실장 오른쪽에는 오브제스러운 촛대와 화이트 프레임 액자로 데코했습니다. 소품과 포스터들이 거실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한답니다.
집안의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서 원목가구는 선택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참 예쁜 가구라고 생각했지만, 비싸기도 하고.. 원목가구만으로 집을 채우면 컨트리한 느낌이 들 수 있었는데 제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였지요.
다음은 거실 옆 주방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이닝룸은 다소 좁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작은 4인용 식탁을 놓았어요. 식탁 뒤의 폴딩도어는 다용도실로 나가는 문인데, 저곳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두었어요.
*식탁 - 주문제작
냉장고 자리에는 키큰 장을 넣었어요. 키큰 장 안에는 레일을 설치해서 전자렌지와 밥솥을 수납했습니다. 사용할 때만 수납장 문을 열어 레일을 빼면 되어서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아요.
세탁실 문을 막고 ㄷ자 구조로 변경했어요. 구조변경을 통해 하부장이 넓어졌습니다. 싱크대 위에는 일자형 선반을 길게 설치했어요.
사실 주방은 만드는데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곳이에요. 처음에 보여드렸던 레퍼런스 이미지와 시공 후 모습이 많이 달라서 입주 후 2차 공사를 백시멘트를 거칠게 발라서 질감을 내는 방식으로 시공했었는데, 무척 답답해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타일로 3차 시공해서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이때쯤엔 저도 약간 지쳐있어서 타일을 고르고 어쩌고 할 것도 없이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타일로 시공했어요. 끝까지 근성을 부렸어야 했는데, 살짝 후회된답니다..ㅠ
인덕션 위에 후드는 스틸재질로 설치하여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요즘에는 예쁜 디자인의 가전제품도 많지만, 저는 가능한 가전제품을 보이지 않도록 했답니다.
저희 집의 특징은 방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니멀한 콘셉트에 맞춰서 문짝에 장식 몰딩이 없는 것은 물론, 문틀도 보이지 않도록 시공했어요. 단순한 느낌이 잘 살도록 손잡이는 일부러 낮게 달았구요.
그럼, 다음으로 침실을 보여드릴게요.
린넨 침구를 각기 다른 색상으로 믹스매치 한 뒤 조명으로 작은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이 사진만 보면 작은 방에 침대만 놓은 것처럼 보일텐데요.
사실은 가장 큰 방을 가벽으로 분리한 뒤 포켓슬라이딩 도어를 달아서 가벽뒤에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만들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이렇게 숨어있는 공간이 보여요. 용도에 따라 개폐감을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답니다.
드레스룸은 이런 모습인데요. 시스템 행거와 수납장, 전신거울, 화장대, 욕실까지 있어서 이 작은 공간에 서 외출 준비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스템행거 - 업체제작
다음은 작업실을 공개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므로 작업실은 제가 집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원래는 내추럴한 컬러의 똑같은 의자가 4개 있었는데, 화이트 컬러의 의자를 섞어서 서로다른 세 가지의 디자인을 믹스매치했어요.
*테이블 - 주문제작
작업실 가운데에는 일반 책상에 비해서 세로폭이 넓은 책상으로 배치했어요. 한쪽 벽에는 낮은 책장을 여러개 붙여 책을 정리해두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소품과 액자를 놓아서 작업실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지 않게 꾸며주었습니다.
이곳은 남편이 자주 사용하는 방인데요, 남편이 음악작업을 할 수 있도록 기타와 키보드 등 악기와 예전에 사용하던 소가구 몇 가지로 간단하게 꾸며두었어요.
이곳 방문 역시 문틀을 없애주었어요.
벽면 정리 할 때 문이 있는 벽면은 문틀과 같은 두께로 벽 끝까지 목공 작업을 하고, 경계선은 퍼티로 다듬어 마무리 페인팅으로 정돈했습니다. 사실은 벽 끝까지 문틀을 확장한 셈이지요.
다음은 현관을 보여드릴게요.
바닥은 오래된 마루바닥 느낌의 화이트 타일로 시공했어요. 현관문은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짙은 색을 사용한 곳인데요. 브라운에 가까운 짙은 자주색입니다.
신발장은 하단띄움 시공을 하여 간접 조명을 달았구요. 신발장 옆에는 은은한 색감의 액자를 걸어서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맞추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입니다.
이곳은 화이트와 그레이 투톤으로 시공했어요. 욕실이 작은 편인데 상부장까지 달면 너무 복잡할 것 같아서 화장실 크기에 맞춘 가장작은 하부장만으로 수납을 해결하였습니다.
바닥 타일은 차콜색 헥사곤 타일을 깔았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집 인테리어를 소개해드렸어요^^ 어쩌면 집이란 내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 뒤에야 온전히 내 집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바꾼 공간, 그 공간에서 보낼 내 시간이 온전히 바뀔 것이라는 기대, 그렇게 내 일상의 모든 것들이 조금씩 더 좋아지리라는 희망이 들어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사는 이 집에서 행복하게 보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