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취향을 잘 알고
적당히 더하고 뺀다면 인생이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결혼식 날 부케를 직접 만들어갈 정도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자림님. 푸드스타일링과 메뉴 개발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결혼 1년차 새댁의 ‘집꾸미기’이야기입니다.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의 변신
20평정도 되는 공간인데 1년간 하나하나 스타일링하고 정리하고 있어요. 전체적인 컨셉은 심플한 화이트에 우드질감과 녹색 식물을 배치하여 네츄럴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벽은 화이트 벽지로, 바닥은 헤링본 마루를 시공했어요. 큰 가구가 거의 없는 대신 베이스를 마음에 들도록 디자인하니 두고두고 만족스러워요:-)
어렸을 때부터 인테리어 카탈로그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집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제약이 있지만, 신혼집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이미지로 하나씩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천천히 시간을 두는 소비패턴
미니멀리스트까진 아니지만 물건을 구입하기 전 충분히 고민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들이려고 하는 편이에요. 마음에 든다고 덥썩 구입하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구입해요. 테이블 하나 사는데 반년이나 걸렸어요. 고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테이블과 함께 사용중인 의자는 이태원 가구거리에서 구입한 빈티지 제품이에요. 자연스럽게 낡은 나무가 따뜻한 느낌을 내고 있기도 하고, 화이트 컬러의 벽지로만 꾸민 아파트에서 포인트가 되어서 가장 만족하는 가구 중 하나에요.
작은집 인테리어 TIP.
결혼 전 이 집에 실측을 왔을 때 20평의 현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거대한 소파와 침대, TV, 냉장고는 공간을 더 좁아 보이게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꼭 필요한 가구만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살면서 천천히 어떤 가구가 어울릴지 그림을 그렸죠.
상상해오던
주방인테리어의 실현
오래된 아파트의 때 타고 답답한 주방은 어떻게 숨길 방법이 없더라고요.
주방에는 꼭 하고 싶던 도기 싱크볼과 원목으로 된 무지주선반을 달았어요. 상부장이 작은집을 더 답답하게 만들 수 있어서 상부장 없는 주방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무 질감이 살아있는 판재를 원해서 목재상에 가서 재단해 왔는데, 선반용으로 구멍을 뚫어 설치하느라고 조금 힘들었어요.
그렇게 부부가 주말을 이용하여 힘들게 설치한 선반에는 제가 좋아하는 주방 소품을 갤러리처럼 전시해 두었어요. 아래 레일에는 자주 사용하는 살림만 걸어두었습니다.
하부장은 이케아에서 원하는 디자인으로 구입해와서 남편이 직접 설치했어요. 조리대 서랍에는 자주 사용하는 기본 양념을 라벨링하여 정리해 두었어요. 되도록이면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에요. 다행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정리를 하면서 해소하는 좋은 습관이 있어서 유지가 가능한 것 같아요:D
제가 직접 만든 그릇장에는 커트러리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직접 만든 그릇장이에요. 작은집은 항상 냉장고 넣는 자리를 고민하게 되는데요. 주방 앞면에 가벽을 세워서 냉장고를 넣고, 거실 쪽에서 냉장고가 보이지 않도록 했어요.
주방 옆 세탁실에 만든 팬트리
주방 옆의 베란다, 세탁실에 팬트리 공간을 만들었어요. 상부장이 없는 주방이라 세탁기 위에 찬넬선반을 달아서 냄비와 식재료를 수납했습니다. 맞은편에는 주워온 나뭇가지를 매달아서 양파망과 채소망, 자주 사용하는 웍과 린넨 앞치마를 걸어 두었어요. 뻔한 세탁실의 공간이 아닌 요리를 도와주는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심플함을 담은 침실
편안한 수면을 위해 침실에는 침대만 두었어요. 헤드 없는 침대로 공간을 넓어 보이게끔 만들었어요. 침대 옆에는 협탁이 아닌 의자를 두어 평소에는 협탁으로 사용하다가 손님이 오면 의자로 내놓아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TV가 필요하면 구입하기로 했는데, 결혼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TV대신 빔프로젝터를 잘 활용하고 있어요. 큰 화면이 몹시 마음에 들어요:-) 남편과 함께 요리가 주제인 영화를 보는 시간이 참 즐거워요.
그런 영화를 보다 보면 참을 수 없는 야식의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요ㅎㅎ
드레스룸에서도 돋보이는 정리정돈
통풍이 잘 되는 깔끔한 행거를 설치했어요. 계절이 지난 옷은 의류 케이스에 넣어서 위로 올려서 보관하고요. 드레스룸 인테리어에 자주 등장하는 명품백은 없지만요ㅎㅎ!
옷걸이를 같은 디자인으로 전부 통일하다 보니 오픈형 행거지만 깔끔해 보여서 좋은 점도 있고, 세탁소 옷걸이에 걸 때보다 옷을 더 소중하게 관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래된 화장실은 저리가라!
화장실 또한 주방과 마찬가지였어요. 아무래도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깔끔하게 오래 유지되기가 힘든 공간이라 그런 것 같아요.
화장실은 그레이톤으로 시공을 하면서 구리 수전과 샤워기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샴푸디스펜서도 벽에 부착해 깔끔하고 청소도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함께 나이들 수 있는 집
잡동사니를 늘리는 대신 평생 소장할 수 있는 물건으로 함께 자연스럽게 나이 들고 싶어요. 저는 공간이 삶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집은 더욱 그렇고요. 자신의 취향을 잘 알고 적당히 더하고 뺀다면 인생이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