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농부인 남편과 퇴직 후 작은 가게를 준비중인 아내입니다. 공간을 꾸미는 일, 커피와 빵을 만드는 일, 집에서 하는 가정식 요리를 좋아해요.
결혼하고 남편이 있는 지역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어요. 나중에 아이가 생긴 후 생활권을 고려해서 이 집을 선택하게 됐어요. 34평형에 새 아파트라 시공 없이 입주했어요.
지극히 평범하지 않도록, 거실 첫 번째 가구배치
처음 집을 꾸밀 때 아파트 구조하면 떠오르는 인테리어에서 조금은 벗어나 색다르게 꾸미고 싶었어요. 소파는 거실을 가로질러 배치하고 원목과 함께 따스한 느낌을 주는 조명, 그리고 식물을 두었어요.
거실이 비교적 큰 편이라 따로 서재를 만들지 않고 제가 자취할 때 사용하던 책상을 소파 뒤로 배치했어요. 소파에서 TV를 보고 책상에 앉아 웹서핑을 하는 등 따로 할 일을 하더라도 같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요.
주방으로 이어지는 공간에는 6인용 테이블을 두었어요. 신혼 초 집에 손님을 초대할 일이 많았는데 거실에 따로 상을 펴지 않고 여분의 의자들을 가져와 유용하게 쓸 수 있었어요. 의자들은 제각각 구입해 단조로울 수 있는 테이블에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햇빛을 더 즐길 수 있도록, 거실 두 번째 가구배치
시간이 좀 흐른 후 가구 배치를 다르게 한 두 번째 거실 모습이에요. 기존에 주방 쪽에 뒀던 테이블은 식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거실로 꺼내 왔어요. 소파 뒤에 있었던 책상은 마침 책상이 필요한 회사 동생에게 나눔했어요.
저녁까지도 따뜻한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게 조명과 초를 두었어요.
식탁 옆으로는 TV가 있어요. TV 뒤로 선을 정리하니까 거실장의 필요성을 못 느껴 사지 않았어요. 덕분에 그만큼의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어 긴 테이블도 둘 수 있었죠.
가장 이상적인 공간, 거실 현재의 가구배치
색다르게 가구 배치를 한 현재의 거실 모습이에요. 색이 있는 카페트와 블랑켓, 그리고 그린색의 식물들로 다양한 곳에 포인트를 줬어요.
커튼이 아닌 3중 블라인드를 달았어요. 기능면에서 낮에 환기나 빛 조절에 커튼보다 용이해요. 대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게 벽지와 비슷한 화이트톤으로 달았어요.
이전 소파나 테이블 배치는 특정 자리가 아닌 이상 TV시청에 제약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디에 앉든 TV를 잘 볼 수 있도록 옮기게 됐고 당분간 쭉 이렇게 지낼 것 같아요.
테이블에서는 주로 남편과 단둘이, 때로는 손님과 여럿이 밥을 먹기도 해요. 혼자 있을 때는 차를 마시거나 노트북 또는 독서를 하고 다이어리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곤 해요.
햇빛이 잘 드는 남동향 집이라 따뜻한 이미지가 있어요. 그럼 이제 거실 맞은 편에 있는 주방을 소개드릴게요.
빈티지한 카페에 온 듯한 주방
주방으로 이어지는 빈 공간에는 친정엄마가 40년 넘게 사용하셨던 식탁이 있어요. 식탁 위의 벽에는 옛날 일력을 걸어두어 마치 빈티지한 카페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꾸며봤어요.
이 작은 식탁은 주로 아침에 과일이나 차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저희 집의 주방은 ㄷ자 구조에요. 공간을 분리해 주는 느낌이 있는 동시에 요리할 때 거실 쪽 시야가 확보해서 답답하지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아래에 있는 전자제품과 물건도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아 깔끔하구요.
그 달에 주로 마시는 원두와 커피용품들을 꺼내 놓고 커피를 만드는 이 공간을 좋아해요.
저는 커피와 빵을 만들고 요리를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워요. 요즘은 남편이 시골에서 가져오는 제철 재료로 요리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주방의 맞은 편에는 냉장고가 있어요.
원목가구와 패브릭으로 더 아늑한 침실
주방 옆으로는 저희 부부의 침실이 있어요. 이 곳도 거실과 비슷하게 화이트색을 기본으로 원목가구와 초록식물로 꾸며 보았어요.
전신거울을 침실에 들이면서 침실도 작은 변화가 있었어요. 한쪽 벽면으로 가구와 식물을 모두 몰아 두고 침구도 바꿔줬어요.
협탁으로 사용하던 이 가구는 남편이 결혼 전에 목공을 배우며 만든 첫 가구라 가장 애정하고 있어요.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거울 아래에는 색이 있는 빈티지한 느낌의 카페트를 깔아주었어요.
최소한의 것들만 수납하는 붙박이장
침대 맞은편 공간에는 기본 옵션인 붙박이장과 화장대가 있어요. 화이트톤에 깔끔한 느낌이라 스툴도 통일감 있게 화이트로 맞췄어요.
붙박이장은 총 4칸이 있어요. 3칸은 옷, 1칸은 잡화를 보관해요.
남편과 저 모두 옷이나 잡화가 많은 편이 아니라 따로 옷방을 두거나 서랍장을 둘 필요가 없었어요. 나름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사소한 불편도 즐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필요한 것만 구입해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안정감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집
과거의 저는 활동에 제약이 있는 비나 눈이 오는 날을 반기지 않고 또 꽃이나 식물들은 실용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큰 창으로 비나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 꽃이나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들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런 공간에서 받는 안정감이 생각보다 컸어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가장 안식처가 되어야 할 집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터 모두 이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거예요.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며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