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무인양품에서 인테리어 관련 상담을 하고 있는 28살 평범한 남자입니다. 친구, 반려견 '행님'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저는 집에 있을 때면 주로 청소를 해요. 무인양품은 스케줄 근무이기 때문에 연달아 쉬는 날이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쉬는 날에는 홀린 듯 집을 치우는 것 같아요. 눈 뜨고 밥을 먹고, 설거지부터 시작해 화분에 물을 주고, 환기를 시키고, 아무 생각 없이 청소를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답니다.
그러다 청소가 필요 없는 날이면 시장에서 재료를 사 와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요. 저는 잘 먹진 못하지만 만드는 걸 좋아하고, 함께 사는 친구는 먹는 걸 정말 잘하거든요.
지금 사는 집은 제 첫 전셋집이자, 신축 집이에요. 복층, 구옥 다양한 집을 경험하며 '신축'으로 다음 집을 골라야겠다는 교훈을 얻어 지금의 집을 얻었죠. 그 과정에서 정말 발품도 많이 팔았어요.
이곳의 첫인상은 깨끗한 건물과, 해가 잘 드는 모습이었어요. 거기다 정말 '넓은 부엌'까지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중개사 분께서 옥상 정원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때 결정을 해버렸어요. 저와 반려견 행님이 함께 살기 정말 좋은 집이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잠깐 가족을 소개해요
좋아하는 것 : 산책 후 발 씻기, 목욕하기, 양치하기
싫어하는 것 : 산책 오래 하기, 다른 강아지 마주치기
이 친구는 행님(수컷, 건강한 9살)이에요. 이름을 따라가는 건지, '행님, 행님'하고 부르니까 이제는 자기가 진짜 행님인 줄 알아요. 다른 강아지가 싫어하는 건 좋아하는데 다른 강아지가 좋아하는 건 싫어하는 독특한 성격을 가졌어요.
그렇게 구한 이 집은 10평 정도 되는 작은 아파트예요. T자 형태로 되어 있고, 넓게 빠진 주방 구조가 특징이죠. 2018년 완공이라, 컨디션은 아주 좋은 편이에요.
위에 있는 도면은 이해를 위해, 제가 직접 그린 거예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성스레 그렸으니 참고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집을 꾸미면서 처음부터 인테리어 컨셉을 따로 잡았던 건 아니에요. 기존에 쓰던 가구들이 대부분 원목 가구여서 자연스럽게 따뜻한 내추럴로 정해졌거든요.
대신 인테리어의 특징은 컨셉은 없어도, 집의 분위기는 자주 바뀐다는 거예요. 여름이나 겨울, 계절이 바뀔 때면 패브릭으로 이런저런 변화를 주고 있거든요. 여름엔 조금 더 산뜻하게, 겨울에는 조금 더 깔끔하고 차분하게 고른다든지 하면서요.
여기서 드리고 싶은 '인테리어 팁'이 있어요. 바로 면적이 큰 가구의 패브릭은 활용하면 할수록 좋다는 건데요. 가구의 면적과 인테리어 영향력은 비례하기에, 소파나 침구 커버만 잘 바꾸어줘도 집안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더라고요.
그럼 지금부터 저희 집을 자세히 구경시켜드릴게요. 재미없는 글일 수 있어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그럼 거실부터 보여드릴게요. 저와 친구가 식사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거실의 한 가운데에는 큰 테이블이 있어요.
둘이서 사용하기엔 좀 큰 테이블이지만, 용도가 다양하니까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의자는 푹신한 제품으로 골라, 소파의 대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보편적인 거실이라면 TV가 있었을 자리에는 수납장을 두었어요. 짐이 많아서 다양한 3단, 3열짜리 수납장으로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이것저것을 정리해두었답니다.
TV가 없는 거실을 낯설어하실 수도 있지만, 요즘엔 TV가 없어도 노트북이나 컴퓨터로 언제든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잖아요. 그렇기에 활용도가 낮은 가구를 두는 것보단,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도 거실을 꾸미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거실 속, 일상 한 장면
사진에서처럼 저와 친구는 종종 맛있는 음식을 차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다만 아쉬운 건 아직 이사를 하고 난 후에 집들이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코로나가 하루빨리 끝나, 친구들을 불러 맛있는 음식을 해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다음으로 주방을 보여드릴게요. 이전에 살던 집은 구옥에, 주방이 워낙 협소해서 좋아하는 음식을 해먹기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이 집은 주방이 넓게 빠져 있는 게 참 좋았죠.
그래서 이 집으로 이사를 오며 새로운 가전이나 조리도구를 많이 마련하기도 했어요. 특히 이사 오면서 큰 누나가 오븐을 선물해 줘서 오븐 전용 식기, 스테인리스 냄비,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등등 오븐이랑 호환이 가능한 제품을 많이 들였죠.
사용하면서 느낀 건, 스테인리스는 장점이 참 많다는 거예요.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도 참 매력적이고, 그만의 차가운 느낌도 좋고요. 비록 연마 작업이 많이 귀찮긴 해도요.
주방은 가전과 주방 도구 때문인지,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차가운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나름 애정이 많이 간답니다.
저는 거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침실에서는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자기 전 누워서 핸드폰을 보거나, 누워서 행님이랑 함께 놀면서요.
그래서 침실에는 많은 가구보다는 꼭 필요한 가구만 두려고 했어요. 누우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을 고려해,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도록 침대 옆에 협탁과 스툴을 하나씩만 두는 식으로요.
차례로 침대 왼쪽의 협탁과 오른쪽의 조명이에요. 협탁은 조명을 올려두는 용도로, 스툴은 안경을 벗어두거나 핸드폰을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침대 옆은 이런 모습이에요. 아무래도 안방엔 가구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약간 인테리어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가구를 새로 들이기는 부담이 돼서 수납장 위에 큰 액자를 올려 두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저희 집 막내 행님 사진으로 만들었는데, 요즘은 앉아서 클릭만 하면 내가 원하는 사진, 원하는 사이즈로 액자를 만들어주니까 참 편리하더라고요.
침실에서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건, 저의 반려 식물이에요. 윤기 있는 빳빳한 잎들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여기는 다용도룸이에요. 안방과 거실에 비해 다소 협소한 편이어서, 가구 배치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곳이죠.
다용도룸을 꾸미며 가장 신경 쓴 건 옷장, 서랍장, 컴퓨터 책상을 어떻게 둘지 였어요. 그 과정에서 '동선'을 가장 크게 고려했고, 벽면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베란다 앞쪽으로는 가구를 두지 않아 베란다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컴퓨터 책상 뒤로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서 의자를 넣고 빼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식으로요.
다용도룸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팁은 '수납'에 관련된 거예요. 저는 옷을 정리할 땐, 수납 박스를 주로 활용하는데, 옷뿐만 아니라 이불과 같이 부피가 큰 상품을 보관하기도 딱 좋아 추천드리고 싶어요. 또 사이즈가 다양해서 보관하는 물건에 맞춰 깔끔하게 정리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라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아 참 좋답니다.
저는 계절감이 다른 옷들은 따로 진공팩에 넣어서 보관해요. 이렇게 하면 필요에 따라 계절 옷을 꺼내기 쉽거든요.
베란다엔 물건이 정말 많아요. 재작년 집들이 때 받은 세탁 세제부터, 집들이의 꽃 두루마리 휴지까지... 도무지 집 안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물건들은 베란다에 정리하고 있어요.
다용도룸에 이어, 수납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베란다 수납엔 역시 '선반'이 가장 적합하다는 거예요. 저는 이사 오기 전에 사용하던 선반으로, 베란다를 팬트리처럼 꾸몄는데 덕분에 보기 좋게 정리할 수도 있고, 또 한눈에 물건을 확인하고 꺼낼 수 있어 참 편리해요.
마지막으로 옥상 정원을 보여드리고 집들이를 마쳐 볼게요. 인테리어를 한 건 아니지만, 저희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풀이 짧은 잔디가 자라는 정원에서는 주로 행님과 함께 식물의 분갈이를 해주거나, 자연을 느끼며 지내고 있어요.
특히 짧은 산책을 즐기는 행님이가 이곳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인테리어 관련 직종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돌이켜보면 항상 좁은 방의 가구 배치를 새로 하고 있던 것 같아요. 누나나 가족들이 제가 가구를 새로운 자리로 옮기면 항상 좋아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관련한 학과에 진학했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직종까지 모두 인테리어에 관련이 있게 되었네요.
아마 저는 앞으로도,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집을 가꾸는 일상을 보낼 것 같아요. 그러다 또 집을 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친구와 함께 즐기고, 행님이와 옥상 정원을 거닐겠죠. 그 과정에서 이렇게 여러분께 저희 집을 소개해 드릴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을 가꾸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집들이를 마쳐볼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