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박사과정 소프트웨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이자 꼬숭이와 뿜뿜이 두 맹수와 함께 살고 있는 집사입니다. 올해 26살인데, 자취를 일찍 시작해서 벌써 6년차네요.
이전 집이 원룸이었는데 꼬뿜이와 제가 함께 살기엔 집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는데, 마침 마음에 드는 집(넓고, 안전하고, 해가 잘 드는 집!)이 나와서 바로 계약을 했죠.
15년된 오피스텔
이사 첫 날 모습이에요. 지어진 지 15년이 된 오피스텔이지만 집 구조와 큰 창이 좋아서 계약을 했는데, 이전 입주자 분이 집을 깨끗하게 쓰지 않으셔서 이곳 저곳 자세히 보니 너무 더러웠어요.
누런 때와 곰팡이, 얼룩, 먼지 등 너무 더러워서 혼자 청소할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총체적 난국이었죠. 정말 입주하고 나서 2-3일은 집 상태 때문에 내가 이사를 괜히 했나 싶고 걱정이 많았어요. 결국 청소 업체를 불러 청소를 싹 한 후에야 집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냥이와 함께 산다는건,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짧은 복도 끝에 거실이 있어요. 보시다시피 꼬숭이나 뿜뿜이가 항상 반겨줘요. 고양이와 사람 모두 살기 좋은 집을 목표로, 최대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도록 집을 꾸미는 편입니다. 화이트나 그레이톤의 물품/가구와 원목 및 라탄 제품을 좋아해서 대부분 톤이 비슷해요.
거실에 들어오면 보이는 모습이에요. 집 계약은 제 이름으로 했지만, 실질적인 집주인은 제 반려묘인 꼬숭이와 뿜뿜이에요. 소파 헤드는 뿜뿜이 고정석이랍니다. 꼬뿜이가 우다다를 많이 해서 미끄럼 방지를 위해 거실 중앙에 큰 러그를 깔아놨어요.
소파는 패브릭 소재라, 냥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어요. 꼬뿜이가 소파 양 옆 사이드 부분에 스크래칭을 해서 그 부분을 담요로 덮어줬어요. 그리고 다른 스크래처들에 캣닢 가루를 종종 뿌려줘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갖도록 했더니 더 이상 소파를 건드리지 않아요! 어쩌다 한번씩 기지개 펴면서 스크래칭하긴 하는데, 그건 감안하고 있어요😂
저희 집이 맘에 들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큰 창인데요. 앞이 탁 트인 데다가 해도 잘 들어서 거실에서 창 밖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특히 해질녘 소파에 누워서 하늘을 볼 때, 이 집으로 이사하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창가 쪽엔 식물을 둬서 싱그러운 느낌이 들어요. 알로카시아 조화 뒷편에도 3개의 식물이 싹 틀 준비를 하고 있는데, 꼬뿜이를 위한 캣그라스랍니다. 식물을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다 조화로 구매할까 생각을 했는데, 유주나무는 상대적으로 키우기 쉽다고 하더라구요. 아직까지는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가구 중 하나가 흔들의자에요. 여기에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집안을 바라보거나 멍 때리고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주로 퇴근하고 청소까지 마친 후에 앉아서 쉬는데, 생각 없이 앉아있으면 피로가 풀려요.
꼬뿜이가 바깥 구경을 좋아해서 캣폴은 일부러 창가에 두었어요.
고양이 가구와 사람 가구를 적절히 조화시키려고 했는데, 집을 꾸미다 보니 고양이 가구 배치가 먼저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좋은 자리엔 대부분 고양이 가구가 있어요.
소파 뒷편에는 책상과 책장이 있어요. 주로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요. 보시다시피 왼편엔 고양이 물품, 오른편엔 제 물품들이 있어요.
높은 곳이나 들어갈 만한 곳이 있으면 다 들어가보는 꼬뿜이 때문에 책장 상단을 패브릭 포스터로 가렸어요. 책상은 최대한 걸리적거리는 물품이 없도록 정리하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책장 반대편은 침실과 맞닿아 있는데 구석에 있어서 현관에서 들어왔을 때 전혀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청소기를 살짝 숨겨놨고, 그 옆으로는 고양이 정수기를 뒀어요.
코너엔 고양이 원목화장실을 두었고, 책상 바로 옆엔 스탠드형 스크래처를 뒀어요. 사이에 있는 스텝 스톨은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다룰 때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벽에 불투명한 창문이 있는데, 창문을 쓸 일이 딱히 없어서 액자를 뒀어요. 고양이 박람회에서 첫 눈에 반한 포스터인데, 크기도 딱이고 볼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만족하는 작품이에요.
저는 밤엔 거실 등만 켜놔요. 거실 등 조명이 필립스 휴 조명인데, AI 스피커나 핸드폰으로 전원 뿐만 아니라 밝기나 색까지 조절할 수 있어서 신세계에요.
거실장 위에는 공기청정기와 AI 스피커가 있어요. 카카오 미니는 제 첫 AI 스피커인데 주로 노래를 들을 때 많이 사용해요. 대기 상태가 나쁜 요즘엔 카카오 미니에게 미세먼지 수치를 물어보고 환기 여부를 결정해요.
캔들도 있는데 고양이에게 좋을 게 없어서 켜지 않아요. 소이 캔들이나 반려 동물에게 안전한 캔들로 구매할 예정인데, 항상 깜빡하네요ㅠㅠ
그리고 거실 벽에 롤스크린이 있는데, 가끔 스마트빔으로 영화도 봐요. 블라인드가 암막 블라인드가 아니라서 낮엔 빔을 쏘기 힘들지만, 밤에 소파에 누워서 빔으로 영화 한 편 보면 영화관 못지 않아요.
있는 그 자체도 예쁜, 주방
이전 원룸은 주방이 작아서 요리하기가 힘들었고, 전기레인지를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요리가 한정됐었는데, 지금 집은 주방이 넓고 가스레인지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아침마다 커피를 마셔서 캡슐을 항상 구비해두고 있어요. 그 옆엔 디스펜서가 있는데, 원래는 시리얼용으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시리얼을 자주 안 먹어서 고양이 사료를 담아놨어요. 관리하기도 편하고, 사료량을 확인하기도 편해요.
주방 형광등 탓도 있겠지만, 설거지를 할 때 주방이 어둡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씽크대 윗부분에 LED 센서등을 설치해서 좀 더 환하게 만들었어요. 설거지를 깨끗하게 하려고 센서등을 달았는데,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어요!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침실
침실은 최대한 아늑하게,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미려고 노력했어요. 침구는 제가 좋아하는 그레이톤으로 맞췄고, 러그를 깔아서 바닥의 찬 기운을 막았어요. 벽에 못 구멍과 찢어진 흔적이 있었는데, 큰 패브릭 포스터로 가렸더니 깔끔하고 좋더라구요.
침대 옆엔 조명과 가습기 등 잘 때 필요한 것들을 뒀어요. 저희 집 두 번째 AI 스피커인 클로바가 있어요. 사실 미니언즈를 너무 좋아해서 구매한건데, 필립스 휴 전구와 연동이 돼서 음성으로 조명을 조작할 수 있어요. 또, 아침에 뉴스/팟캐스트를 듣거나 날씨를 물어보는 등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귀여운 엽서 모으는 걸 좋아해서 벽엔 엽서를 붙여 놨어요. 일력도 걸어 놨는데, 매일 한 장씩 뜯는 재미가 쏠쏠해요. 깜빡 잊고 여러 장을 뜯는 날에는, 시간에 대한 경각심도 생겨서 그 날을 더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하게 돼요.
조명 전구도 필립스 휴 전구인데, 수면 모드로 예약해두고 자는 편이에요. 예전엔 불 켜고 자는 게 습관이었는데 휴 전구를 사용한 후부터는 불을 끄고도 아늑하게 잘 수 있어서 너무 만족해요!
스피커가 올려진 선반은 2단 선반이에요. 그래서 아래 선반은 고양이 숨숨집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사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꼬뿜이가 잘 들어가 있어서 아예 담요를 깔아놨어요. 안 보인다 싶으면 항상 여기에 들어가 있어요. 그 아래엔 노트북과 필통이 있는데, 자기 전에 베드 트레이를 펴 놓고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도 좋아해서 여기에 뒀어요.
침실 안쪽엔 큰 붙박이장 형태의 옷장이 있어요. 원룸에 살 땐 옷장이 작아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박스를 고향 집에 보내곤 했는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해요. 수납 공간이 많은 게 이 집의 정말 큰 장점이에요
침실 벽엔 선인장 메쉬 보드가 걸려 있어요. 작은 라탄 바구니엔 관리비 고지서나 우편물을 보관하곤 해요. 모자나 악세서리를 잘 안 해서, 주로 종이백이나 에코백을 걸어 놓는 편이에요
자취방 화장실 꾸미는 법
욕실엔 필요한 용품만 꺼내 놓을 수 있도록 최대한 정리를 했어요. 제가 워낙 그레이톤 물품을 좋아하다보니 수건도 차콜색으로 통일했어요.
욕실 세제나 솔은 변기 옆 더스트 박스에 넣어 숨겨뒀어요. 그리고 욕실은 항상 습하다보니 스칸디아모스를 두긴 했지만, 습기를 흡수하는 용이라기 보단 인테리어용이에요. 테이블야자는 원래 거실에 있었지만 꼬숭이가 캣그라스처럼 먹어버리려해서..화장실로 대피시켜놨어요.
샤워 부스 안 선반이 크지 않다 보니 많은 욕실 용품을 두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디스펜서를 따로 사서 용기 크기를 통일을 시켰더니 보기에도 깔끔한 거 같아요.
욕실 바닥엔 조립식 마루를 깔았어요. 욕실 바닥이 너무 하얗기도 했고, 뿜뿜이가 항상 뒹굴거려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마루를 깔고, 세면대 밑엔 욕실 매트를, 샤워 부스 바로 앞엔 규조토 발판을 뒀더니 물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어서 좋아요. 쇠톱으로 재단을 해야하는데, 아직 힘에 부쳐서 모서리 부분은 조립을 못했어요. 그 자리는 미니언이..지키고 있어요!
현관 수납장엔 리필용 물품들이나 고양이 소모품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계약할 때, 이 현관 수납 공간도 한 몫 했죠! 그리고 뿜뿜이가 현관 대리석 바닥에서 자주 뒹굴고 있어서, 청결을 위해 코일 매트를 깔아줬어요.
현관문이 허전해서 도어락 바로 옆엔 레터링 스티커를 붙였어요. 외출할 때마다 긍정적인 말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꼬뿜이와 함께
저에게 집은 가만히 있어도 심심하지 않은 아늑한 공간이에요(물론..꼬뿜이의 역할이 크지만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로 채우고 싶어요!
앞으로도 꼬뿜이와 함께 살기 좋은 집에 살고 싶어요. 꼬뿜이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저도 행복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