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무채색의 공간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접하는 시간이라
집은 자연친화적인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IT업계의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남편은 가죽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어요. 4년의 연애 끝에 올해 초 결혼을 해서 신혼을 즐기고 있는 신혼부부입니다. 서로 통하는 게 많고, 좋아하는 무드가 비슷한 편이라 저희의 취향대로 적절하게 셀프인테리어 한 신혼집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15평의 아담한 다세대 주택
처음 지하철에서 내려 마주한 동네를 보고는 바로 이 동네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에 시장이 하나 있는데 집을 보러 가는 길이 왠지 모르게 평온하고 사람들이 느리게 느껴졌어요. 빼곡히 들어서 있는 다세대 주택촌이기는 하지만 사방이 뚫려있어서 탁 트인 게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 집은 약간 사다리꼴 구조를 하고 있어요. 친정 엄마랑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가구를 배치하기에 제약이 있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그런 부분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7살된 고양이와 사람 둘이 함께 살고 있어요.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가구도 최대한 나무 그대로의 느낌이 살아있는 것으로 고르려고 노력했어요.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없고, 침실과 드레스룸 화장실 1개로 구성된 작고 아담한 공간이에요.
현관이 좁아서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었어요. 남편이 구두 일을 해서 구두가 많은 편이라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정면의 붙박이 신발장 이외에 신발 수납장을 하나 더 두었어요. 조금 넉넉해지기는 했지만 높고 큰 장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현관에서 들어오면 바로 주방 수납장이 있는데 일본의 이케아 같은 조립식 가구에요. 2-3시간 정도 작업시간이 걸렸는데 가격 대비 인테리어 효과도 좋고 수납력도 짱짱한 것 같아서 만족하며 사용 중이에요.
남편과 함께 조립을 하면서 정교함에 또 한 번 놀랐어요. 이음새와 막음새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원목가구만큼의 고급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 이어지는 주방인데요. 거실과 분리되지 않아서 항상 깨끗하게 정리하는 편이에요.
눈에 잘 띄는 공간이라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큰돈을 들이고 싶지는 않아서 타일 위에 시트지를 붙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타일 느낌이 안 나고 오히려 시트지 느낌이 강해서 안한 것만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붙이고 나니 깔끔하기도 하고, 주방용품들과도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어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시트지인 줄 모르시겠죠~??
한 폭의 햇빛을 담아내는 거실의 큰 창문
거실의 큰 창문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한데, 그중 한 가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고양이의 TV 역할이에요.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거실 블라인드를 걷고 창문을 살짝 열어주면 고양이가 와서 자리를 잡고 앉더라고요.
거실의 한 쪽 아트월은 신혼집의 산뜻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 바꾸고 싶었지만 셀프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가리고자 높이가 있는 거실장을 찾았어요. 마침 컬러도 집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 집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가끔 하얀 새가 맞은편 기와에 앉으면 구경하기도 하고, 비가 오면 저렇게 앉아서 밖을 내다 보기도 해서 창문 앞의 화분 선반을 못 치우고 있어요.
싱그러운 보태니컬 인테리어🌿
안방은 셀프인테리어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에요. 한쪽 면은 포인트 벽지를 바르고,
나머지 벽면에는 페인트칠을 했어요. 셀프로 벽지를 붙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어요. 붙이는 공간이 한 쪽 면이라서 재미있었을 수도 있어요..ㅎㅎ
벽지와 페인트 컬러가 과연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딱! 제가 원하는 느낌으로 완성되어서 안방 문을 열 때마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반대편 포인트 벽지를 바른 쪽이에요. 요즘 핫하다고 하는 치앙마이의 리조트가 부럽지 않은 분위기에요. 벽지의 패턴이 화려해서 이불 컬러를 정하기 어려웠는데 역시 베이직이 정답이더라고요. 화이트 컬러의 침구가 더욱 환하게 공간을 밝혀주는 것 같아요.
안방구석에는 화장대 공간을 마련했는데, 초록색의 벽과 원목 가구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옷을 좋아하는 부부의 드레스룸
남편과 저는 옷을 좋아해서 정리를 해도 미니멀해질 수 없는 공간이 바로 드레스룸인 것 같아요. 결혼 전에 다 버리고 왔는데도 아직 지저분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겠죠??
나중에 이사 가서도 설치가 가능한 가구로 구입했어요. 많은 옷을 커버할 수 있도록 사방을 옷걸이로 두르고, 하단에는 서랍을 설치할 수 있게끔 하여 어느 정도 정리가 가능했어요.
‘집꾸미기’는 힐링이다!
아직 완전한 저희 집을 가지지 못해서 나중에 집이 생긴다면 조명에 많이 투자하고 싶어요. 역시나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니깐요! 그리고 또 한가지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거실이나 식탁을 향하는 주방을 만들고 싶어요. 어릴 때 항상 엄마가 혼자 등지고 설거지하는 모습이 싫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공간을 직접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잖아요. 우리가 함께 살 곳이니까 편하고 좋은 대로 꾸며서 잘 살면 되는 것 같아요. 남이 보기에 예쁘던 안 예쁘던 제 자신이 만족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