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원하는 컨셉을 모두 담은 집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한 지 2년이 되어 가는 신혼부부입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우리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집이라는 공간에 서로가 원하는 컨셉을 모두 담아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첫 번째 신혼집
남편이 패션,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아서 자신의 느낌을 담은 집에서 살고 싶어 했는데, 이전에 살던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한계가 있었어요. 가구와 가전은 모던&심플인데 집은 체리색 몰딩과 진한 우드 바닥이라 따로 노는 느낌이 항상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주어진 공간에 우리의 살림 살이를 넣기보다는 우리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신축 아파트도 고려했었지만 어설프게 들어가서 사는 것보다는 조건에 맞는 집을 올수리해서 우리의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선택한 집은 33평의 10년된 아파트예요. 간단하게 수리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저희가 원하는 구조와 동선을 고려해서 집을 바꾸려다 보니 확장은 필수였고 전기공사도 일이 컸어요. 다행히 인테리어 업자 분과 뜻이 잘 맞아서 총 시공견적은 약 4000만원 정도가 들었어요.
소개합니다.
모던 스타일의 두 번째 신혼집
전실이 좁아서 중문이 있는 곳까지 비앙코 타일을 깔아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했어요. 신발장은 하부장을 띄우고 간접조명을 설치하고 싶었는데, 기존의 신발장을 뜯어보니 분배기가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부대신 중간을 띄웠더니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놓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마음에 들게 완성되었어요.
중문은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블랙 프레임의 브론즈색 유리 슬라이딩 도어로 시공했어요. 문을 열어두면 주방의 파티션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습니다.
주방 BEFORE
주방은 베란다가 함께 붙어 있었고 매우 좁은 공간이었어요. 인테리어 공사 직전까지도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곳이 바로 주방이에요. 무난하게 ㄷ자로 할 지 조금 불편하더라도 예쁘게 11자로 할 지 고민을 하다가 11자 주방을 택했어요.
베란다는 확장공사를 하여 주방의 공간을 좀 더 확보했구요. 가벽을 세워 그 뒤로 냉장고 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네이비색으로 물들인
주방 AFTER
큰 공사를 마치고 완성한 주방이에요. 집의 바탕 색이 그레이색이어서 주방까지 같은 색으로 하면 너무 심심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주방은 네이비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더니 거실과 분리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가벽을 세운 공간에는 키 큰 장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최대한으로 했고 아일랜드식탁 아래에도 서랍장과 수납장을 만들어주었어요.
그 덕분에 상부장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벽선반만으로도 살림 수납이 가능했어요. 상부장과 벽선반은 화이트색으로 설치해서 주방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저희는 인덕션을 아일랜드식탁 위로 설치했어요. 국내에선 마음에 드는 인덕션을 찾을 수 없어서 인터넷을 뒤져 해외직구로 구입한 가전제품이에요. 후드 역시 천장 중앙에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아무거나 둘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해외 직구로 엘리카 후드를 선택했어요.
엘리카 후드는 다른 후드처럼 배기구를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고 후드 안에 탄소 필터가 들어 있어서 벽에 고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요. 후드 기능 뿐만 아니라 은은한 조명 역할까지 해줘서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주방의 맞은편은 거실이에요. 이 사진은 갓 시공을 마친 후의 모습인데, 저희 집은 그레이톤이 줄 수 있는 차가움을 완화시키기 위해 전체적으로 조명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기존의 우물 천장을 막고 매립등만 설치해서 부엌부터 거실까지 쭉 이어지도록 하여 전체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했어요.
거실 BEFORE
거실에도 베란다가 붙어 있었는데, 저희는 공간을 더 넓게 쓰고 싶어서 베란다 확장을 하기로 했어요.
또, 거실에는 내력벽이 양쪽으로 있었어요. 철거하지 못하는 이 큰 기둥을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히려 반대로 드러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어요. 이런 제 의견을 반영해 인테리어업체에서는 웨인스코팅을 추천했고 낮게 하단부에만 웨인스코팅을 시공했어요.
모던 & 심플
거실 AFTER
집에 있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무르는 거실입니다. 결혼할 때 구입했던 큰 TV와 넓은 소파를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이 집은 조금 특이하게도 소파가 들어가야 할 부분의 양 옆이 내력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폭이 좁았거든요. 그래서 소파와 TV의 위치를 과감하게 바꿔 주었어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잘 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탐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구입한 물건들 중 하나가 사운드바와 우퍼입니다. 층간소음으로 다른 집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우퍼 스탠드를 구입했고 반대쪽에는 기존에 쓰던 스피커를 두었더니 마치 세트같아요.
거실의 큰 고민이었던 큰 기둥인 내력벽도 웨인스코팅으로 멋있는 작품이 되어주었어요. TV와 스피커 스탠드를 더 돋보이게 해 주는 인테리어같아요. :)
거실 조명은 전부 매립형 LED조명으로 설치하였고 복도 양쪽 끝은 핀 조명으로, 베란다 확장 부분은 구 형의 조명 3개를 두어 포인트를 주었어요. 소파 위 천장에는 무드등을 설치하여 평소에 TV를 볼 때에는 이것만 켠답니다.
거실의 베란다 확장 부분에는 대리석 테이블을 놓았어요. 원래 주방 보조 테이블로 사용할까 했는데 인테리어 효과가 커서 자리를 바꾸지 않게 되네요. 이 곳에서 가끔 맥주 한 잔과 하루를 마무리하면 괜시리 감성적이어지곤 해요.
거실에는 우드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요. 창 밖으로 막힘이 없어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우리 집의 채광 조절에 필수에요. 모던하고 깨끗한 느낌은 덤이랍니다.
침실로 가는 복도에는 낮은 장을 두고 그 위에 골드 팔각거울을 설치했어요. 풍수 인테리어에서 팔각거울을 집안에 두면 사방에서 복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은은한 빛이 머무는 침실
BEFORE & AFTER
침실에는 베란다와 밖이 보이는 큰 창문이 있었어요. 거실과 달리 이 방은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았어요.
커다란 창문을 가리기 위해 커튼을 설치했어요. 거실과 다른 방은 화이트 우드블라인드를 설치했지만 안방만큼은 좀 더 아늑한 느낌으로 하고 싶었거든요.
숙면을 위해 암막 커튼도 하고 싶었고 샤랄라한 느낌의 커튼도 포기할 수 없어 둘 다 설치해보았어요. 시간에 따라 커튼을 다르게 연출하며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온전히 잠만 잘 수 있는 침실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침대에 간접 조명을 설치했더니 은은한 빛 덕분에 잠도 잘 오고 침실에 불을 켤 일도 잘 없게 되었어요. 게다가 평범한 침대프레임이 특별해지는 효과도 있어요.
침대 맞은편에는 이전에 쓰던 화장대를 그대로 가져와 두었어요. 사실 안방 드레스룸에 화장대가 있어서 그쪽을 쓰게 되는 바람에 이 화장대는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가성비도 좋고 인테리어효과까지 뛰어난 제 최애템이었는데 이 집에서는 이렇게밖에 활용이 안 돼서 너무 안타까워요. 앞으로 안방과 어울리는 소품들로 가치를 살려볼 계획입니다.
아내의 취향을 반영한 안방 욕실
: 깨끗한 화이트 욕실
저희 집에는 안방 욕실과 공용 욕실이 있는데, 남편과 저 서로가 원하는 컨셉이 달랐어요. 저는 깨끗한 느낌의 욕실을 원했고 남편은 호텔느낌이 나는 욕실을 원했어요. 사이좋게 안방 욕실은 제 스타일로, 공용 욕실은 남편 스타일로 꾸미게 되었어요.
저는 화장실에 물때나 곰팡이가 숨어 있는 것을 매우 싫어해서 생기는 즉시 청소할 수 있도록 바로 눈에 띄길 원했어요. 그런 제 바람을 담아 화이트&블랙으로 맞추고 백색 LED조명을 넣은 안방욕실이에요.
상부 수납장이 작은 대신 하부장이 있는 세면대를 선택해서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있어요.
남편의 취향을 반영한 공용 욕실
: 세련된 그레이 욕실
이 곳은 남편의 느낌대로 완성한 공용 욕실이에요. 전체적으로 그레이톤을 사용하였고 주광색 LED조명을 써서 은은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도록 했어요.
욕실의 모노톤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 디스펜서를 따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다른 색깔이 섞이지 않으니 훨씬 더 깔끔해 보이는 욕실이 되었어요.
현재는 서재
미래는 아이방
공용욕실의 맞은 편 방은 저희 부부의 서재로 이용중이에요.
제가 대학원을 다닐 때 자주 있던 공간이라 책상과 책장으로 꾸며진 방이에요.
운정가구단지에서 맞춤제작한 책상은 넓게 제작되어서 저처럼 책을 쌓아놓고 공부하는 스타일인 사람에게 딱이에요.
책장도 책상과 마찬가지로 맞춤제작한 가구인데, 요즘은 사용할 일이 없어서 책보다는 물건들을 보관하는 선반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이 방은 아이방으로 바꿔 그림책을 꽂아 놓을 예정이에요.
Welcome,
Home sweet home!
저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며 항상 마음 속으로 ‘home sweet home’을 외치며 집안으로 발을 내딛어요. 앞으로도 우리 집은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해요. 온라인에서 종종 보이는 다른 집들의 트렌디한 소품들을 보면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군더더기없이 심플한 그대로도 훌륭한 인테리어라 생각해요.
아직 신혼이고 앞으로 저희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을 테니 그에 맞게 집도 함께 변화시키며 우리의 느낌을 담아내도록 노력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