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건물 속에서 재해석되어
사고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건축과 선후배로 만나 6년 연애 끝에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우리의 첫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집을 알아봤어요. 그 결과 저희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주택으로 결정했습니다. 오래된 집이라서 동선과 공간들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그만큼 획일화된 공간이 아니라서 더 많은 상상 속에 집을 꾸밀 수 있었습니다.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걸 싫어하는 저희 부부에게는 이 동네가 조용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주택가이다 보니 평소엔 고요하기까지 합니다.
목련과 함께 하는 공사
목련과 함께 공사가 시작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총 평수는 40평이에요.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면서 저희 여건에 맞출 수 있는 이 집을 선택했어요.
회전하는 대문
먼저 대문으로 들어갈게요. 집에서 제일 먼저 맞이하게 되는 이 곳을 어떻게 디자인할 지 꽤 많은 고민을 했어요.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회전되는 방식의 컨셉으로 굵직한 매스감을 더해 우리집만의 오브제로 지금의 대문이 완성됐습니다.
남겨질 부분과 가려질 부분
현관에서 보이는 작은 방 앞 데크입니다. 현재 리모델링된 부분과 집이 지어질 당시의 입면 일부를 남겨둔 모습이에요. 전체를 뜯어서 고치는 것보다 곳곳에 세월의 일부를 남기고 싶었어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현관으로 가는 길에는 식물들을 진열했어요. 덕분에 활기찬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현관
평범한 현관문과는 달리 아치형이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NO.1] 1층 큰 거실
현관을 들어서면 가장 큰 거실입니다. 시공 전 답답한 벽은 없앴어요. 이곳은 말 그대로 넓은 공간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빨래를 널거나 차를 마시는 등 때에 따라 다양한 공간이 되어주고 있어요.
집의 중심, 주방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의 모습입니다. 저는 지치거나 힘이 들 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밥 먹고 정신 없이 떠들면 힘이 생겨요. 그래서 주방을 계획할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은 항상 사람이 가득한 모습이였어요.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긴 식탁이 필요해서 옮길 때 걱정이 많았는데 현장소장님 덕분에 시공할 때 깔끔하게 설치 할 수 있었어요. 손님이 많은 날이면 아주 유용해요.
식탁 뒤에는 일자형 싱크대가 있습니다.
저희는 주방의 싱크대의 타일은 반만 시공했어요. 전체를 하고 싶었는데 1층이 어두워서 포기했어요. 원목선반은 석고보드 작업 전에 설치를 따로해서 따로 지지대나 철물이 안보이게 처리했습니다.
[NO.2] 주방 뒤 작은 거실, 시공 전
가장 큰 공사가 진행되었던 주방과 작은 거실이에요. 예전 집이 가지고 있는 공간 구성에 저희가 살기에 필요한 기능적인 공간들로 재구성 했습니다.
[NO.2] 주방 뒤 작은 거실, 시공 후
예전엔 안방이였던 곳의 벽의 일부를 제거해서 주방과 연결 시켜 트인 공간으로 만들고 구조를 위해 남겨진 기둥이 적당한 구분감을 주고 있어요. 벽을 제거한 부분에는 간접등을 길게 달아서 공간의 연결을 강조했어요.
일상 속에서 안정감을 주는 집이길 바랬어요. 거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조용한 동네도 보이는 풍경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기본적인 거실 가구들은 다 이곳에 있습니다.
소파 테이블에는 좋아하는 소품들이 자리잡고 있어요.
날이 밝으면 햇빛이 가득 들어올 수 있도록 블라인드를 올려요!
허전한 기둥엔 저희 사진을 붙였어요!
자투리 공간 화장실
계단 옆 자투리 공간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협소한 공간 안에서 배치를 구상하면서 리모델링의 재미를 보여주는 곳이에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화장실 바로 옆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 구석구석에는 신혼여행 때 기념으로 산 작은 그림들을 올려 놨어요.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물건들을 놔두는 건 참 좋은 인테리인 것 같아요.
2층 끝으로 올라가면 열교환 차단을 위해 문을 설치했습니다. 슬라이딩문으로 유리문을 무겁게해서 쉽게 흔들리지 않게 했어요! 덕분에 주방에서 올라오는 음식냄새나 온도차이를 체감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NO.3] 2층 거실
저희 집은 작은 공간이 많아서 다양한 분위기를 여러 곳에서 낼 수 있어요. 사적인 공간인 2층은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예쁜 화분으로 바꾸기 위해서 분갈이를 하려면 굉장히 손이 많이 가요. 하지만 해초바구니는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블라인드 밑에는 기타와 좋아하는 그림들과 책들로 가득하답니다.
창가 반대편에는 서랍장을 두었어요. 부족한 수납공간을 마련해주었어요.
서랍장 옆에는 전신거울을 두었습니다.
서랍장 위에는 좋아하는 소품들을 올려놓았더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침실
침실은 최소한의 물건들만 두었어요.
침대 위에는 다양한 소품이 자리잡고 있어요. 침대 왼쪽에는 붙박이 장을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공간이 넓어졌어요. :)
침대 옆 협탁에는 은은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향초를!
침실 옆 우리만의 중정
침실에는 커튼을 여는 순간 단순한 침실이 아니게 됩니다. 저희 집의 마스코트 발코니가 있어요.
이곳은 기존의 트인 공간을 닫아주었어요. 침실 앞이라서 프라이버시 확보와 외부의 입면을 정리하기 위해서였어요. 무엇보다 낭만을 꿈꾸며 저희만의 중정을 만들이 위함이 제일 컸죠.
요즘은 침대에서 아침에 햇살이 비추는 모습과 추적추적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이 참 좋아요.
비와 눈이 내리는 모습을 방안에서 보고 싶었어요. 중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붕은 없습니다.
주말엔 가끔 이 공간에서 밥을 먹기도 해요.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 덕분에 캠핑 기분도 낼 수 있어요.
높은 벽 끝에 있는 하늘은 볼수록 근사해요.
앞으로..
저희 부부에게 이 집은 신혼의 낭만이기도, 건축에 대한 낭만이기도 했어요. 이러한 작업들이 밑바탕이 되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우리의 집도, 다른 이들의 집에도 낭만을 꿈꿀 수 있는 공간들을 담아내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 현재의 순간들을 다시 떠올려 보았을 때 마음 따뜻한 시간이였길 바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