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datt.datt.datt입니다! 요리하고, 집 꾸미는 걸 좋아하는 30대 여자 사람이에요.
오늘은 제가 꾸민 14평 오피스텔을 소개해 드릴게요. 전셋집을 크게 바꾸지 않고, 취향을 녹여내는 방법을 담았으니 모두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오피스텔 14평
| 모던, 동양풍, 블랙 스타일
| 인테리어 과정
모두 내 집이 아니라 이것저것 시공할 수 없어 아쉬웠던 경험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전체적으로 자재, 색, 구조가 잘 나온 오피스텔이긴 했지만 심심한 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가장 첫 번째로 등기구를 교체하는 거였습니다. 공간의 조명을 바꾸어주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살거든요. 그다음엔 가구와 소품을 비슷한 무드로 더해 컨셉을 확실히 잡아주었고요.
집의 컨셉은 ‘제가 파악한 저의 취향’이었어요. 집이란 공간은 하루 중 오랜 시간을 보내고, 생활의 기본이 되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그만큼의 애정과 취향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잘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해놓은 인테리어들을 짜깁기해서 넣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분위기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옷도, 물건도 베이직한 ‘블랙 앤 화이트’를 좋아하는 취향을 담아 블랙을 메인으로 잡고 무게를 잡아보기로 했어요.
또 같은 블랙도 들어가는 소재와 디테일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니, 무겁지만 너무 차가워 보이지 않도록 스틸 소재는 지양했어요. 대신 우드 소재와 종이 소재로 단정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더해주었습니다.
| 거대한 테이블에 얽힌 사연
인테리어를 하며 아찔했던 일도 있었어요. 거실 중앙에 블랙 원목 테이블을 두려고 열심히 서칭했는데, 해외 배송 제품이더라고요. 브랜드가 있는 제품이 아니라 퀄리티에 대한 걱정도 많았죠. 그래도 주문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받아보았는데, 이게 웬걸! 엄청나게 거대한 팔레트 같다고 해야 하나요. 제품 위에 포장을 하고 그 위에 합판을 얹고 타카를 쳐서 전체를 다시 싸놓은 채로 배송이 온 거예요. 그 거대하고 무거운 원목 제품도 문제였지만, 그 포장을 뜯는 것도 혼자 사는 입장에서 큰일이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건 무려 2m 사이즈의 테이블이었거든요.
약간 멘붕이었는데, 다행히 근처에 인테리어를 하시는 남자 지인분이 살고 계셔서 그분께 도움을 받았어요. 조립까지 생각도 안 하고 거대한 테이블을 구매한 저도 참! 그래도 완성된 테이블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참 기쁘고도 다행이었습니다. 만약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반품해야 했다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 거실
그럼 거실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처음 공간 구성을 할 때 거실에 소파와 TV를 놓을 생각이 없었어요. 저의 첫 독립이자 자취였는데 그 공간과 시간을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모습으로 채우고 싶지 않았거든요. 원래도 TV를 많이 보는 편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거실은 메인이 되는 큰 테이블과 의자, 큰 화분 두 개 그리고 스탠드 조명과 러그 정도만 놓았어요.
테이블을 이렇게 큰 사이즈로 둔 건, 거실을 최대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테이블은 식사를 하는 식탁이자, 일이나 작업을 하는 사무용 데스크, 제가 좋아하는 오브제들을 올려두고 사진 촬영을 하는 소소한 취미 생활 공간으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실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조명은 아르테미데 쇼균 램프예요. 블랙 앤 화이트의 색감과 유니크한 디자인에 반해서 구매했는데, 불을 껐을 때도 그 자체로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조명을 켜면 독특한 형태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아주 예뻐요. 매일 사용하는데도 만족스럽답니다. 저와 취향이 맞으시면 이 조명을 눈여겨보시길 추천드려요!
| 주방
다음으로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여긴 기본적으로 혼자 살기에 꽤 넉넉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주방 용품만 잘 정리만 해서 넣으면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릇장이 큰 게 있어서, 여기에 그릇을 정리해서 넣었어요. 또 냉장고를 구매하며 와인냉장고도 함께 들였습니다.
그릇 수납장의 안쪽 모습이에요! 특별히 수납 방법은 따로 없어요. 뭐든 자주 치우고 정리하면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침실
여긴 제 침실이에요. 여기에서 제가 바랐던 것은 딱 하나, 바로 숙면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단조롭게 침대, 조명, 액자, 화분, 러그 하나 정도만 두었어요.
크게 바꾼 게 있다면 분위기에 맞추어 천장 등을 교체한 정도? 종이 질감이 침실의 편안한 무드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 드레스룸
여긴 제 드레스룸이에요. 기본적으로 시스템 장이 잘 짜여 있어 옷을 정리해서 꾸몄습니다. 지금은 상의, 하의, 원피스나 외투를 구분하여 보관하고 있어요.
| 화장실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소개해 드릴게요. 오피스텔 자체의 색감이 깔끔해서 제가 딱히 손댈 게 없었던 공간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만 채워 넣고, 청결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30살에 첫 독립을 마음먹고,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 고민을 하며 첫 번째로 제게 했던 질문이 '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순간에 행복한가'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그것들을 보고 만지며 함께할 때 행복함을 느끼더라고요. 또 그러면서 실용적인 것을 좋아해서 예쁘기만 하고 무용한 것은 딱히 가지고 싶어 하지 않았고요.
결국 찾은 해답은 나만의 방식으로 집을 가꾸기였어요.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으로 나의 공간을 채우고, 그것들과 일상을 함께하고, 더불어 그 아름다움이 나에게 실용적이기까지 하다면 난 행복하겠구나'하는 결론에 이른 거죠. 그래서 하루하루 마음에 드는 가구와 조명 그릇을 열심히 서칭해서 이 공간에 채워 넣었고, 그게 지금의 공간이 되었어요. 그러니 집은 제 아이덴티티이자 내면세계를 담는 공간인 거죠.
지금까지 저희 집을 구경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온전히 드러낸, 소중한 공간을 꾸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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