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가 되어주는 인테리어 속 컬러 이야기
안녕하세요, 대학교 CC로 만나 10년 연애 후 결혼하여, 지금은 사랑하는 아이와 한옥집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 세 가족입니다. 도시의 잡음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서로 돕고 사랑하며 지내고 있어요.
오늘 집들이는 저희 가족의 두 번째 집들이에요. 이전 집들이에서는 방치되어 있던 한옥집을 고치는 적나라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죠. 하지만 오늘은 시골집에서 느낄 수 있는 푸릇하고 한적한 일상을 위주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시골집의 정취가 담긴 별채, 텃밭에서 야채를 길러 먹는 마당 생활이 궁금하다면 재미있게 읽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지금부터 두 번째 집들이를 시작해 볼게요!
우리 가족은…
남편 최수현: 덴마크 디자인 스토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에서 근무 중
아내 이지은: 반려동물 패션 브랜드 '로지의 상실' 6년째 운영 중
아들 최은우: 어린이집 재학 중
| 한옥 단독주택
| 본채 18평, 별채 6평
| 반셀프 리모델링
| 약 3500만 원
| 원래 이 집은…
저희 집은 3~4년 정도 방치되어 있던 시골 한옥집이에요.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기와가 달린 한옥집에서 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진 저희 부부에게는 아주 꼭 맞는 집이었죠. 특히 별채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어요.
| 서울에서 김제를 오가며...
마음에 드는 한옥집을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서울에서 김제로 직장생활을 하며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 예로 어느날은 새로 내기로 한 거실 작은 창, 주방 작은 창에 샷시 유리가 초록색으로 시공되어 있더라고요. 시공사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시골에서는 다 초록색이 들어간 샷시를 한다고 하셨어요. 발견하자마자 투명한 유리창으로 바꾸어 달라고 요청드려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폴딩도어가 슈렉처럼 초록색이 될 뻔했답니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 시공사와 소통이 매끄럽지 않았던 게 이번 시공의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 따뜻한 이웃의 관심
리모델링 과정 중 이웃분들께 많은 도움과 관심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시공사 사장님을 통해 들었는데, 앞집 할아버지께서 매일같이 집 수리를 보러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또 이장님도 자주 와서 보시곤 하셨다고요. 이사를 온 이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하게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게 또 시골에서 지내는 일의 행복이겠죠?
| 이번 집 꾸미기 속 추천 가구
저희는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을 설치했어요. 도시가스가 아니라 가스통을 연결해서 사용하면 불편함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너무 만족스러운 것 있죠! 만약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시라면 인덕션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번거로움도 줄고, 효율적이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으니까요!
또 추천하는 가구는 아일랜드 테이블이에요. 평소에는 조리 공간이 넓어서 좋고, 손님이 오셨을 때도 활용도가 높아 만족스럽거든요. 마지막으로 벤치 수납장은 손님이 왔을 때 사용하기 좋고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바닥 보일러 시공과 벽면 단열필름 시공, 천장 서까래 노출, 천장 회벽 미장, 조명 설치
이곳은 본채가 아닌 별채 공간이에요. 시공사 사장님께서 본채보다 별채의 부자재가 더 튼튼하고 잘 보존되어 있었다고 할 정도로, 원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던 곳인데요. 덕분에 외부는 손을 많이 대지 않고 내부 리모델링만 거쳐 시공할 수 있었답니다.
별채의 장점은 옛 시골집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쉬는 날이나 앞으로의 가족·사업 계획을 의논할 때, 혹은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때 이곳을 찾아요.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저희 부부가 정말 좋아하던 공간인데, 아이가 태어나고는 자주 찾지 못하고 있네요.
별채는 아이의 놀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본채의 거실과는 다르게, 좀 더 깔끔하고 심플하게 꾸몄어요. 보시는 것처럼 러그와 큰 소파가 전부랍니다. 물건이 많지 않아 좀 더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본채는 문을 열어두면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려와요.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별채에서 셋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마당에 잔디와 현무암 디딤석 시공, 화단 경계 설치
전원주택의 로망, 마당을 소개해 드릴게요. 마당의 가장 큰 변화는 방치되어 무성했던 풀밭을 정리하고 잔디를 심었다는 거예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함께 뛰어놀 미래를 상상하고 있답니다.
정원 정면에는 화단을 만들어주었어요. 또 집을 기준으로 좌, 우측과 뒤편에는 텃밭을 만들었답니다. 화단에는 나무와 꽃을 심고, 텃밭에는 각종 채소를 심어 가꾸고 있어요.
벌써 수확물도 이만큼 나왔답니다.
시골 한옥집을 고쳐 산다는 건 큰 결심이었지만, 제 손으로 가꾸어 수확한 옥수수나 야채를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일상을 얻은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함께 웃고 떠들며 텃밭 일상을 주고받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은 흔치 않은 행복이니까요.
| 오래된 창문이 포인트인 침실
천장 서까래 노출, 천장 백색 미장, 외벽 단열 필름 시공, 내외벽 석고보드 마감. 조명 설치
침실은 원래 만들 계획이 없었어요. 거실 한편을 침실로 쓰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이사를 오고 처음으로 맞이한 겨울은 정말 추웠어요. 천장고가 높아서 그런지 웃풍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천장고가 낮은 작은방에 침대를 넣어 침실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침실은 거실에 비해 천장이 낮아요. 덕분에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이 되었답니다. 침대만 들여왔을 뿐 변경한 것은 없어요. 기존의 창문을 그대로 둔 것이 예스러워 너무 예쁘다는 것 말고는요.
| 정원의 색을 품은 화장실
타일 시공, 돔 천장재로 변경, 세면대 & 변기 교체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화장실이에요. 화장실의 컨셉은 '휴식 공간'이에요. 목욕이나 샤워를 즐기며 피로를 풀고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여긴 원래 전 주인이 살기 위해 리모델링을 해두어서 꽤 깔끔한 상태였는데요. 저희는 다른 구조 변경은 없이 타일만 추가해서 시공했어요.
욕실의 메인 컬러는 하양과 초록이에요. 정원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듯이 자연의 색감 중 하나인 초록을 메인 컬러로 활용하고 물때나 오염 등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단을 어두운 컬러로 선택했어요. 이에 대비되게 상단은 깔끔하게 화이트로 시공해서 모던하면서 세련된 느낌이 나요. 초록이 주는 편안함은 덤이고요!
저희 가족에게 도시 생활은 정말 어렵고 힘들었어요. 무엇보다도 내 집 마련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2~4년마다 이사를 해야 하고, 늘 정착하지 못하고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삶을 지냈던 것 같아요. 또 주차, 층간 소음 문제에서 많이 지치기도 했답니다. 마지막으로는 저희 부부를 닮은 아이의 소식이 없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이런 환경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에겐 답이 없을 거라고도 생각했죠.
그렇게 귀촌을 결심하고, 1년 뒤에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어요. 우연인지 필연인지, 많은 걱정과 힘듦을 이겨내게 해준 이 집은 저희 가족에게 두 번째 삶과도 같아요. 치열한 경쟁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 것에 정말 만족을 느끼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세 가족과 함께, 서로 도와가며 삶을 즐기고 싶어요. 지금까지 본채와 별채가 있는 저희 한옥집을 구경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저희의 집들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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