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일할 때 빼고는 계획이 없는 삶을 좋아하는 토르에용이라고 합니다. 즉흥적인 성격 때문에 이사도 자주 다녔어요. 추진력이 강한 저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랍니다. 자연스레 집을 꾸미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그러다 보니 소품 하나하나를 사서 두는 것에 익숙해졌고, 지금은 감성 숙소까지 운영하게 되었네요.
저는 이사 때마다 인테리어를 매번 다르게 하는 편이에요. 당신 근처에 있는 따뜻한 사람들과 직거래를 하면 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인테리어 소품을 최소한으로 하고 정말 필요한 것만 두자는 생각에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고 있어요. 제 집과 숙소 모두 꾸미다 보니 남들에 비해 2배 많이 소품을 사용해 본 경험 덕분이네요. 그럼 이제 실용성에 초점을 두면서도 감성을 잃지 않은 저희 집을 소개할게요.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지어진 지 1년도 안 된 7평 복층 오피스텔이에요. 맨 처음 집을 고를 때, 빌트인 수납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또 자취를 오래 해서 그만큼 집에 대한 애정도 많고 깔끔하게 이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신축을 고려했고, 통유리창으로 집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찾았어요. 그러던 중 이 집을 만나게 되었고, 첫눈에 반해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자취 8년 차라 이사를 많이 다녀보기도 했고 그때마다 여러 가지 소품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했어요. 전반적인 인테리어 컨셉을 먼저 정하고 가구를 사는 것보다는, 집에서 매일 봐도 기분 좋을 수 있는 가구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인테리어를 하는 걸 좋아해요. 가구에 따라 색감에 따라 컨셉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해보고 싶은 컨셉이 사실 너무 많아서 비슷한 느낌의 가구를 먼저 정하고 점점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더 쉽더라고요.
그래서 이전 집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우드 & 화이트 느낌으로 포근한 인테리어였다면, 지금 집은 따뜻하지만 차가운 느낌을 좀 더 주고 싶었어요. 매일 지내도 설레는 컨셉으로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는 화장실, 오른편엔 빌트인 세탁기와 주방이 있는 구조예요. 화장실 앞에는 체중계와 빨래 바구니, 쓰레기통을 두었어요. 또 주방과 이어지는 통로의 전체적인 색감을 맞췄습니다.
거실로 들어서면 3인 소파가 있고 소파와 세트였던 스툴은 분리해 두었어요. 스툴을 붙일 수도 있는데 전신 거울을 놓고 싶어서 분리하게 되었어요. 물론 기분에 따라 구조를 바꿔주기도 해요.
소파는 스웨이드 느낌이라 더울 줄 알았는데 여름에도 덥지 않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에요. 적당히 푹신한 정도라 침대가 없는 누워있기도 정말 편해요. 전체적으로 차갑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거실 테이블은 유리, 러그는 베이지색으로 배치했어요.
종종 러그 색을 바꿔 거실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해요. 다크 네이비 러그를 깔아주면 유리 테이블과 스틸 가구 때문에 세련되고 섹시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소파 앞 유리 테이블은 강화 유리라 튼튼하고 안정감이 있어 좋아요. 닦으면 물기 자국이 남아 마른 티슈로 한 번 더 닦아줘야 해요. 맥북마저도 집 인테리어와 찰떡이네요. 노린 건 아니에요!
전신 거울은 차가운 느낌을 주는 스틸 프레임 거울을 두고 싶었어요. 스틸 프레임이 넓지 않고 얇아서 더 선명한 느낌을 주고, 뒤에 거치대도 스틸로 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차가운 느낌이에요. 또 저희 집에서 이 전신 거울이 가장 깨끗해요. 매일 씻고 사용한 수건으로 거울을 닦아주고 있답니다. 거울에 먼지 자국이 남지 않는 저만의 팁이죠.
전신 거울 옆에 있는 로봇청소기는 자취 8년 만에 처음 사용해 보는데요. 절대 바닥 청소하는 게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가장 큰 이유는 3인 소파를 두다 보니 소파 아래까지 청소기로 매일 하기에는 살짝 귀찮았어요. 음, 그럼 그냥 귀찮은 걸로 할게요.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라고 하잖아요. 저희 집 거실도 그래요. 깔끔한 화이트 단 스탠드를 캐비닛 위에 두고 전구는 하얀 빛으로 골랐어요. 집의 대부분의 전구가 노란빛이기도 하고 옆에 커튼이 하얀 빛에 예쁜 린넨 구김이 잘 보이거든요.
차가운 느낌에 캐비닛까지 연그레이라, 체크 린넨 테이블 러너를 덮어 주었어요. 미니 스탠드 거울을 뒀는데 집에 지내다 보면 은근히 거울 볼 일이 많더라고요. 저의 얼굴은 볼 일이 없지만 눈에 눈썹이 잘 들어가는 얼굴 구조라, 1층에는 미니 거울을, 2층 침실에는 똑같은 디자인의 큰 거울을 뒀어요.
빛이 들어오는 창문에 린넨 화이트 커튼이 정말 볼수록 매력적이에요.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가구와 잘 어울리고, 두께감도 어느 정도 있어서 묵직한 느낌이고 디자인이 질리지 않아요. 원래 항상 암막 커튼을 설치하는 편인데 침실이 2층이다 보니 햇빛이 안 들어와 괜찮더라고요.
여기는 거실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에요. 너무 조화롭지 뭐예요. 제가 갖고 싶던 클래식 TV인데 숙소에 둘까 사는 집에 둘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매일 보고 싶어서 제가 사는 집에 뒀어요. 아 참고로 TV는 단종된 상태라 근처에 따뜻한 분에게 직거래로 구입한 거예요.
그리고 벽과 서랍장 사이에 공간이 남아 접이식 원목 빨래 건조대를 두었어요. 참 실용적이죠.
TV가 장난감처럼 생겼는데 아주 잘 나와요. 예뻐서 가끔 TV 보다가도 디자인을 보고 있을 때가 있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원래 빔 프로젝터를 두고 싶었지만, 이 TV를 위해 포기할 수 있었어요.
여자라면 필수인 화장대는 서랍장과 겸용으로 쓰고 있어요. 최대한 깔끔해 보이게 하고 싶었고 화장품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래서 TV 옆에 화장대 거울을 두고 의자를 두었어요. 화장할 때만 서랍을 열면 돼요.
아침마다 준비하면서 뉴스를 보는데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시력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뉴스와 일기예보만 보고 꺼야 해요.
계단에는 매일 쓰는 향수와 은은한 조명 역할을 하는 티라이트 향초를 두었어요. 향초를 켜면 계단이 정말 예뻐 보여요.
사실 집에서 TV는 잘 안 보지만 잠들기 전까지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은 매일 들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샬 스피커는 필수죠.
오른편에는 빌트인 5칸 옷장이 있어요.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입니다. 빌트인 수납장 안에는 레트로 감성 전자레인지와 오븐 에어프라이어를 두었어요. 전체적으로 스틸 느낌을 주고 싶어서 고른 아이템들이에요.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 머신과 전기 포트도 배치했어요. 주방이 좁아서 고민했지만 커피를 위한 전자 제품은 꼭 필요해요.
주방이 좁아서 요리하기 쉽진 않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더라고요. 냄비 등은 손잡이가 분리되는 걸로 사용하고 도마는 플레이팅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전자 제품에 기름이 튈 수 있어 튀김 방지 종이 덮개를 쓰면 주변에 훨씬 덜 튀게 되어 뒷정리하기에도 좋아요.
이쪽은 욕실입니다. 아무래도 머리는 매일 감고 말리다 보니, 거실에서 머리를 말리면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져서 욕실에서 머리를 말리기로 했어요. 드라이기 거치대를 벽에 부착해서 쓰니까 선 정리할 필요도 없고 편해요.
두루마리 휴지는 먼지가 많이 나와 몇 년 전부터 곽 티슈를 쓰기 시작했어요. 혼자 사용하니 많이 쓰지 않아서 괜찮더라고요.
밤에 2층 침실에서 내려다 본 거실 모습이에요.
낮에 내려다 본 거실이에요. 이제 침실인 2층으로 올라가 볼게요.
침대에서 가장 기분 좋은 건 이불이 몸에 닿는 느낌이에요. 두껍지만 무겁지 않은, 가벼운 소재의 이불이라 사계절 사용하고 있어요. 이불 안쪽은 부드럽고 바깥쪽은 바스락거리는 재질이라 펼쳤을 때 구름을 연상하게 해요. 몇 년째 애용하는 이불이랍니다.
침실은 아늑하게 꾸미고 싶어서 벽에 우드 꼭꼬핀과 사진을 꽂을 수 있는 집게, 끈을 걸어 두었어요.
2층 침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침대입니다. 이사 와서 처음 사용해 본 매트리스인데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매트리스 두께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복층에 뒀을 때 저는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더라고요.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소프트하지도 않아서 잘 때 눈 감으면 정말 바로 잠이 들어요. 가성비 좋은 매트리스이고, 배송 올 때 진공 포장으로 와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거실과 분리되어 있다 보니 침실에서는 거의 잠을 자거나 책을 읽어요. 복층의 좋은 점이 이런 부분 아닐까요. 잠을 잘 때만 2층으로 올라가다 보니 다른 할 일과 구분되어서 잠이 잘 들어요.
집에 깔끔한 모듈 가구를 하나 두고 싶었는데 침대 옆 공간이 남아서 협탁으로 구입했습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투명한 컬러 덕분에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옷이 많다 보니 붙박이장이 몇 개 있어도 수납공간이 부족해요. 특히 패딩이나 겨울옷은 더더욱 옷장에 두면 자리만 차지하게 돼서 낮은 행거를 주문해서 짧고 두꺼운 겉옷과 가방들은 걸어두고 복층에 두었어요. 먼지가 쌓이지 않게 가림막 천을 구입해서 덮어 두었고요. 2층에는 수납공간이 없어서 캐리어 등 빈 공간에 두었답니다.
복층에 필수인 서큘레이터 선풍기도 두었어요. 시스템 에어컨이 1층에만 있다 보니 2층에는 선풍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선풍기는 길이 조절이 되는 걸로 구입해서 사용 중이에요. 리모컨도 있어서 편리해요.
저에게 집이란 또 다른 나예요. 누군가 사는 집에 가면 그 사람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집에 있을 때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고 사랑하게 되거든요. 어쩌면 가장 많이 보내는 시간이 집이니까요.
이상으로 저희 집 집들이를 마치겠습니다. 소소한 집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저는 이제 2층으로 올라가 좋은 꿈을 꿔볼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