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음악 대학원에 재학 중인 피아노 레스너 겸 평범한 주부인 placido라고 합니다. 음악과 글, 식물과 빈티지를 좋아하고, 내향적인 면과 외향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ISFJ 성격이에요. 삶에 대해서는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것보다는 평온하고 안온한 것을 더 추구하는 편입니다.
지금 집에는 남편과 저, 그리고 19년 10월생 말티푸 남아 시월이, 그리고 식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어요. 집소개를 하는 저는 주로 이 집에서 집안일을 하거나, 식물 돌보기, 잔잔한 예능이나 진지한 웃음을 주는 드라마를 보는 일상을 보낸답니다.
저는 결혼 전부터 나의 공간만큼은 마음에 꼭 들게 꾸미고 싶었어요. 눈이 편안해지는 공간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한 뒤로부터는 쭉이요.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이 공간은 그런 마음으로 꾸민 공간들이에요. 한 번 보러 가실까요?
이 집은 26년 된 19평 아파트예요. 방 2개, 거실, 화장실, 베란다로 이루어져 있는 전형적인 소형 아파트 구조죠. 오래된 아파트이긴 했지만, 저희 이전에 거주하셨던 분들도 신혼부부였어서 집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편이었어요. 그래서 다행히도 리모델링 없이 그대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 집을 고른 건, 먼저 이 집의 위치가 제겐 참 익숙한 동네였기 때문이에요. 5살 때부터 쭉 이 언저리에서 살았거든요. 또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 모두 같은 동네에 계시고 동네 자체의 교통 편도 좋은 편이라 지금의 집과 인연을 맺었답니다.
아 참, 이 집에 들어오기 전 당황스러웠던 사건도 하나 있었어요.
피아노를 전공한 저와 IT업계 종사자인 남편이 사용할 작업실을 만들려고 하며 생겼던 일인데요. 작업실로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한 작은방에 달려있던 행거를 모두 치우니까, 진달래 같은 핑크색 벽지가 드러난 거예요. 체크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당황하긴 했지만, 피아노, 책상, 책장을 들이고 나니까 생각보다 앤티크 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정말 만족해요. 지금은 저희 집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요! 작업실의 모습은 뒤에서 더 소개해드릴게요.
저희 집의 인테리어 컨셉은 '식물과 함께하는 빈티지 홈'이에요. 아까 말씀드렸던 작은방의 '핑크색 벽지'가 큰 영향을 미쳤죠. 저 벽과 잘 어울릴만한 인테리어 컨셉은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앤티크 한 느낌으로 가야겠다'라는 결심을 했거든요.
평소에 빈티지 소품에 관심이 많았기도 해서 무리 없이 작은방은 앤티크, 거실과 침실은 빈티지 컨셉으로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그럼 거실부터 보여드릴게요. 거실에는 거실장과 소파, 턴테이블 책장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요.
거실의 포인트는 TV 쪽 벽면을 타고 자라난 스타 아이비예요.
저희 거실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죠.이 아이는 저희 친정집 베란다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친구를 데려온 거랍니다. U자형 꼭꼬핀을 꽂아서 옷걸이에 걸 듯 줄기를 걸어 키우고 있는데, 친정아버지가 가꾸셨던 만큼 제게도 매우 소중해서 정성스레 보살피고 있어요.
거실 소파는 작은 집에 맞는 부피와 디자인의 제품을 고려해서 골랐어요. 고심 끝에 고른 만큼, 소파가 거실의 빈티지한 느낌을 더해주어서 마음에 들어요.
턴테이블은 라디오, CD, 카세트,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 아주 유용해요. 아침마다 턴테이블의 라디오 소리를 듣고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고 있답니다!
다음으로는 주방을 보여드릴게요. 주방은 현관과 붙어있는 구조라 가림막을 이용해 공간 분리를 해주었어요. 이렇게 하니까 공간 구획도 되지만, 막혀 보이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주방 안으로 들어가 볼게요!
저희 집은 소형 아파트라 주방도 협소한 편이에요. 그래서 이 공간은 최대한 깔끔해 보이게 하는 걸 목표로 홈스타일링했답니다. 보이는 곳은 자주 쓰는 집기류나 양념통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두지 않으려고 했어요. 대부분의 주방용품은 상/하 부장에 수납되어 있어요.
이쪽은 주방 옆의 내력벽 앞이에요. 벽 앞으로 커피장을 두어 자주 쓰는 커피 머신과 전기포트, 미니오븐을 두고 예쁜 찻잔을 진열해두었죠. 커피장 앞으로는 원형 테이블을 두어 작은 홈 카페 공간을 마련해보았어요. 원목의 따뜻함과 노란 체크 커튼의 아기자기함이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에요.
여기는 저희 부부의 침실이에요. 침실은 숙면만을 위한 공간이길 바라서, 거실과는 다르게 밝고 따뜻한 느낌의 원목 소재 가구들을 주로 사용해 꾸몄어요. 침대 프레임부터, 침대 옆 협탁, 조명, 토분의 색깔까지 편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희 집엔 드레스룸이 따로 없어요. 그런데 남편과 저 둘 다 옷이 많지 않아서 붙박이장에 이불과 사계절 옷이 모두 들어가더라고요. 사진 속에 보이는 촘촘한 세로무늬의 원목 가구가 저희 집의 붙박이 장롱이에요. 독특한 존재감으로 침실의 분위기를 살려주죠.
침실에서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화장대예요. 화장을 많이 하지 않는 저로 인해, 화장품보다는 좋아하는 빈티지 소품을 더 많이 진열해 진열장처럼 사용하고 있답니다. 저의 취향을 오롯이 반영한 공간이에요.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저희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작은방이에요. 핑크 벽지로 저희 부부를 한차례 당황시켰던 곳이죠. 핑크 벽지로 둘러싸여 있던 작은방에는 저희 부부의 직업적 특징이 반영된 가구들이 주로 있어요. 피아노와 컴퓨터 책상, 그리고 책장 등등이요.
처음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와인색 피아노와 짙은 원목 가구를 들이고 나니 생각보다 앤티크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더라고요. 저희도 깜짝 놀랐답니다. 난감하다고 생각했던 핑크 벽지도 이렇게 공간에 멋을 더해주는 새로운 인테리어 요소로 재탄생하다니, 홈스타일링의 힘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베란다'예요. 양가 부모님의 영향으로 저희 부부는 식물을 아주 좋아해서 집안 곳곳에서 여러 식물을 키워요. 그중에서도 베란다에는 특히 더 많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죠.
베란다에는 조립식 마루를 깔아 두었어요. 그 위에 원목 선반과, 화분을 두었는데 어쩐지 저희 부부만의 작은 정원이 생긴 것 같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답니다.
제 아침 루틴은,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로 나가 식물들의 안부를 묻고 가꾸는 일이에요. 날마다 식물이 더욱 푸릇해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이 집은 저희 부부의 첫 번째 신혼집인 만큼 애착도 많이 가고, 부족한 점도 많은데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뻐요. 집들이를 준비하며 집안 곳곳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부족하거나 넘치는 곳이 없는지 살피고, 또 남편과 머리를 맞대어 사부작사부작 집을 단장하는 즐거운 시간도 가져보았는데, 여러모로 즐겁고 감사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게 집이란 '나를 닮은 공간'이자 '언제든 바깥을 피해 올 수 있는 안식처'예요. '집'이라는 공간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안위함이, 코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집집마다 가득하길 바라며 글을 마쳐보려고 해요.모두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