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동네를 걸어 다니며 걷기를 좋아하고, 먹는 것에 진심인 '장홈장홈'이라고 합니다. 맞벌이 부부로 두 딸을 키우고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결혼할 때도 웨딩드레스 고르기보다 가구 고르기가 더 재미있었던걸 보면요.
이 집은 35평 아파트예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지어진 지 42년 된, 구축 중의 구축 아파트랄까요? 거실 주방, 그리고 방 3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되어 있어요. 원래는 주방 옆에 아주 작은방이 하나 더 있었던 방 4개 구조인데 확장하여 주방을 더 넓게 만들었어요. 화장실이 1개밖에 없어서, 고민하긴 했지만 아직은 잘 지내고 있는 그런 집이랍니다. 전체적으로 시공을 하며 3800만 원 정도가 들었어요.
저는 '필요 없는 건 집에 두지 말자'라는 특이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나름 '미니멀' 지향적인 취향이죠. 아이들도 어리고 해서 오브제같이 아름다움을 위한 요소들은 많이 두지 않았어요. 대신 하나를 들이더라도 제대로 된 걸로 들이자는 마음으로 정성껏 고른 가구들이 가득하답니다. 디자인과 기능을 꼼꼼히 따지고, 고민에 고민을 거친 '최종 합격' 가구들만 이 집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없는 건 많지만,
부족함은 없는 집
그럼 거실부터 보여드릴게요. 저희 집에는 없는 것들이 많아요. 일단 거실만 해도, 이 공간에는 소파와 티 테이블이 없죠. 대신 소파 자리에는 낮은 책장이, 티 테이블 자리에는 확장이 가능한 다이닝 테이블이 있어요.
신혼집에는 소파가 있었지만, 소파는 TV를 보며 누워있을 때를 빼곤 별로 쓸모가 없더라고요. 그 외에 노트북 등으로 작업을 한다거나 책을 읽을 때, 그리고 거실에서 맥주나 와인이라도 한잔하려면 쭈그려 앉아서 불편하게 해야 했기에 이사 오면서 과감히 소파를 없앴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 쓰던 소파가 버릴 때가 되었는데 버린 후 새로 사지 않았다는 것이 더 알맞은 말이겠네요.) 결과적으로는 저희 집만의 독특한 거실 풍경이 완성된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워요!
TV 아래에 TV 장처럼 생긴 이 네모난 가구는 '라디에이터'와 '라디에이터 장'이에요. 이 집은 너무 오래된 집이라 거실에 라디에이터가 있는데요, 이전 주인이 거실 바닥에 난방 공사를 해두어서 바닥 난방이 가능하긴 하지만, 겨울에 라디에이터를 쓰니까 난방비 절약이 되더라고요..! 공사하면서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라디에이터 장을 사이즈에 맞게 제작해 주셔서,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며 사용 중이랍니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베란다와 작은방을 확장해서 평수에 비해 큰 편인 '부엌'입니다.
부엌은 한쪽에는 길게 싱크대를 짜고, 다른 한쪽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가 들어갈 수 있는 장을 짜넣었어요. 또 다른 한 면에는 키 큰 장을 짜고 빌트인 오븐을 넣었어요. 오븐에 전자레인지와 오븐의 기능이 모두 있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키 큰 장과 싱크대가 만나는 모서리 부분은 안쪽을 비워두어 정수기와 전기밥솥을 위치시켰어요. 모두 가리고 싶었지만, 사용의 편의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보이게 두었어요.
그리고 중앙에는 큰 주방을 채우는 큰 식탁 하나를 두었는데요. 가로 길이가 2m나 되는 리처드 램퍼트의 식탁을 두고, 식탁 의자는 하나하나 빈티지 숍에서 사서 모으는 중이랍니다.
식탁 위의 펜던트 조명은 '루이스 폴센'의 ph5를 두었어요. 2015년에 영국 직구로 구매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흔해지기도 했지만, 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조명이에요.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아이 방이에요. 딸이 2명인데, 방 개수가 부족해서 가장 넓은 방을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책상과 스트링 시스템 책장을 설치해서 아이들이 놀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어요. 시스템 책장과 책상이 꽤 잘 어울리죠?
옷장은 이케아의 팍스 시스템을 이용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집에는 '없는 것'이참 많아요. 그중 하나가 바로 '침대'랍니다. 아이 방에도, 저희 부부의 침실에도 '침대'는 없어요. 대신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만 존재할 뿐이랍니다! 잘 때는 이불을 깔고 자고 있어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넓은 공간에서 놀고요.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저희 부부의 침실이에요. 원래 신혼집에서는 침대를 사용했었는데, 이사를 와서 이 방에 침대를 두니 너무 공간이 부족해 옷장 문을 열고 닫는 것조차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매트리스가 주저앉아 매트리스를 바꿔야 하는 시기가 온 순간, 버려버렸죠!
덕분에 작은 방인데도 아주 넓게 잘 쓰고 있어요. 멋진 테이블 하나와 함께요.
원래 이 방에는 이케아에서 산 낮은 서랍장 하나가 가구의 전부였는데, 검은 테이블이 새로 들어왔어요. 코로나 대문에 집에서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아무래도 조용하고 독립된 침실에도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던 중에 프리츠 한센의 빈티지 테이블 세트가 나와서 잽싸게 구매해보았답니다. 테이블 위로는 이케아의 펜던트 등을 달아서, 집중하기 좋은 공간으로 꾸몄어요.
지금까지 저희 집의 곳곳을 소개해드려 보았는데, 모두 재미있게 보셨을까요? 적다 보니 저희 집에는 참 빈티지 가구가 많이 있는 것 같네요! 이게 다 '새것에서 느껴지는 느끼함'을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겠죠?
제게 집이란 '내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저는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다양한 일을 꾸미고 가꿔가며 가족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가려고 해요. 지금까지 집들이를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저는 집들이를 마칠게요. 다들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