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부이자, 두 딸아이의 엄마인 maryhome802라고 합니다. 제가 소개해드릴 공간은 작년 12월에 입주한 저희 가족의 새 보금자리입니다.
34평 아파트인 저희 집은 현관을 들어서면 왼편에 화장실이 있고, 현관 맞은편으로 방 두 개와 거실 그리고 안방이 이어져 있어요. 현관 오른쪽의 알파룸은 팬트리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전 집에서도 알파룸을 너무 잘 활용했던지라 저희는 팬트리를 두는 대신 방을 하나 더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저희 가족의 세 번째 집이에요. 첫 번째 집은 저희 부부의 신혼집이었는데, 그 집에서 첫아이를 키웠고요. 평수를 조금 넓혀 이사한 두 번째 집에서 둘째를 낳아 키웠죠. 하지만 두 집에서 별다른 차이는 느낄 수 없었어요. 조금 넓어진 것 빼고는 집 구조도 비슷했고, 집 안 가득한 아기용품과 살림 탓에 큰 변화를 느끼기가 어려웠어요. 같은 집의 넓은 버전에 살게 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세번째 집으로 이사할 때는 '다 바꿔!'를 목표로 홈스타일링을 계획했습니다. 저와 남편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아이들도 어느정도 컸으니, 육아용품으로 가득 찬 공간 말고, 내가 좋아하고 가족이 좋아하는 것들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 전에 피아노와 오르간 레슨을 하던 저는, 남편과 성당 지휘자와 반주자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부부는 책과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집도 커피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아늑한 곳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또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입주 전 조명 시공도 진행했답니다. 다행히 좋은 업체를 만나, 남편이 하고 싶어 했던 우물천장 조명과 제가 하고 싶었던 커튼 박스, 그리고 양쪽 사이드에 간접 등과 기타 등등 저희가 원하는 대로 모두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사하면서 제일 큰 변화는 그동안 거실 전체에 깔려있던 매트를 치우고, 티브이와 소파를 과감하게 없앤 것이에요. 이사 오기 전부터 남편과 상의했던 거실의 서재화를 실현하게 되었거든요!
거실 가구 중 가장 고민이 많았던 건 바로 책장이에요. 남편이 '자칫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라며 벽 전체를 책장으로 채우는 걸 원치 않아 했거든요. 그래서 칸칸이 막혀있는 책장보다 조금 더 개방감이 느껴지는 오픈형 책장을 두었어요. 시중에 비슷한 형태의 책장이 많았지만, 거실의 핵심 가구인만큼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주문 제작을 했습니다.
세 달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지금은 엄청나게 만족하고 있어요. 비교적 무거운 아이들 책을 가득 올려놓아도 튼튼하고, 나무 결과 컬러가 저희 집 문틀이나 샷시 톤과도 참 잘 어울려요!
거실 한가운데에는 임스 테이블 느낌의 넓은 좌식 테이블을 놓았어요. 사실은 거실에 6인용 테이블을 놓을까 생각했는데, 고민 끝에 선택한 제품입니다. 지금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것 같아 만족하고 있어요.
책장 맞은편에는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어요. 이번에 이사를 오면서 새로 장만한 아이에요. 저와 남편이 음악을 하면서 만난 부부다 보니, 음악으로 힐링을 할 때가 참 많거든요. 그래서 항상 피아노가 있는 거실을 꿈꿔왔는데, 이번에 그 로망을 실현하게 됐죠. 정말 꿈에 그리던 집의 모습이에요!
거실에 두는 만큼 소음에도 신경을 쓰느라 피아노에 사일런트도 달았어요. 피아노 우측 아래에 달린 기계가 그것인데요, 헤드셋을 연결하면 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는답니다. 신기하죠?
피아노 위에는 대나무 벽 시계를 달았어요. 이 제품은 대나무 살대를 하나씩 끼워 붙여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해요. 무소음이라 초침도 부드럽게 흘러가고, 걸어두니 더 예쁜 시계예요. 이사 오고 한동안 디지털시계로 지냈는데, 아이들 등원이 시작되니 바늘 시계가 꼭 하나 있어야겠더라고요. 바쁜 아침 시간에는 눈으로 얼른 바늘과 바늘 사이의 각도를 읽어내는 게 더 편리하거든요.
피아노 옆으로는 작은 협탁과 1인용 의자를 두었어요. 살대 무늬의 라탄과 검정 스틸 프레임의 조합이 예쁜 의자입니다. PE 소재의 인조 라탄이지만 텐션이 있어서 보기보다 착석감이 정말 좋답니다.
올리브 그린색 벤치가 포인트인 저희 집 주방입니다. 원래는 화이트와 짙은 자줏빛 의자가 두 개씩이 있었는데요. 이사 오기 얼마 전 자주색 의자 하나가 망가지는 바람에, 벤치를 따로 주문 제작했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너무 튀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잘 어울리더라고요.
이사 전에 갖고 있던 김치냉장고를 처분하고 보니, 새 집에 냉장고 자리 하나가 비게 됐어요. 이 자리를 홈 카페처럼 꾸미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깊고 넓게 설계되어 있어서 어울리는 가구를 고르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제 맘에 쏙 드는 가구를 제작하는 곳을 찾게 되어, 주문 제작을 맡겼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이에요! SNS에 저희 집을 공개하면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가구이기도 합니다.
앞에 있는 간살 도어는 양옆으로 밀어 움직일 수 있고요. 저희는 왼쪽에는 와인과 잔들, 오른쪽엔 커피 머신과 토스터를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 선반에는 커피잔과 접시 등을 올려두었는데, 서랍 안에 있을 때는 잘 쓰지 않아서 처분할까 싶었던 제품들도 이곳에 올려두니 함께 멋스러워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맨 아래 서랍에는 각종 티백과 커피 캡슐을 보관하고 있어요.
식탁 위의 조명은 제가 직접 을지로 조명 가게를 서너 시간 가까이 돌다가 찾은 조명이에요. 요즘 유행하는 유명 디자이너의 펜던트 조명을 달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매치가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조명을 발견하고는 정말 한 눈에 반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했죠.
불이 꺼져있을 때는 꼭 키세스 초콜릿같이 생겼고요.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은 고깔모자 같기도 해요. 제가 직접 발품 팔아 찾은 조명이다 보니 저절로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집에 오시는 분들이 집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말씀들 해주셔서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식탁 옆벽은 워낙 넓다 보니 조명 공사할 때 간접 등을 설치했는데요. 그래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어, 일단 가운데 자리에 우드 꼭꼬핀을 달아 놓았어요. 작년 겨울에는 올리브 조화 갈란드를, 지금은 보기 편한 큼지막한 달력을 걸어 두었는데, 왜 이 제품이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가독성도 좋고, 무엇보다 심플하고 단정해서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저희 집 침실 가구는 모두 같은 곳의 제품이에요. 그래서 별다른 포인트는 없지만 통일감이 느껴지죠. 대신 저희 집 침실에는 작고 예쁜 소품들이 참 많아요. 처음에 침실을 꾸밀 때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들이 숙면을 방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기우였어요. 저와 남편은 어디서든 잘 자는 스타일이라는걸 잠시 잊었던거죠. 그걸 깨달은 이후부터 조금씩 침실에 소품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여태까지 아이들과 함께 자느라 침대에 제대로 누워본 지 꽤 오래되었는데, 아이들과 잠자리 분리를 하게 되면서 푹신한 매트리스에 다시 컴백했어요. 그 기념으로 침구도 화이트로 바꿨답니다. 관리가 귀찮긴 하지만, 평소 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면 되니까 괜찮아요!
침대 외에 침실에는 키 큰 5단 수납장과 키 작은 수납장이 있는데요. 키가 큰 수납장에는 남편과 저의 계절 옷들이 수납되어 있습니다. 한편 키 작은 수납장에는 주로 안방 화장실에서 목욕을 하는 아이들의 속옷과 제 옷들이 보관되어 있어요. 수납장 위 공간은 저의 가방 놓는 자리랍니다.
침대 옆 협탁에는 단스탠드를 하나 두었어요. 커튼 박스와 간접등과는 또 다른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더라고요. 침대에서 책을 읽을 때도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단스텐드는 이케아의 텔뷘 이라는 조명인데, 플로어 스탠드로 많이들 쓰시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 침대 맞은편에는 TV를 놓으려고 했는데, 남편의 로망에 따라 미니빔을 두게 되었어요. 가끔 홈시네마를 열기도 해요. 이날은 미드나잇인파리 를 보던 어느 날이네요.
저희 가족은 주로 안방 욕실을 이용하는 편이에요. 거실 욕실은 현관 앞에 붙어 있어서 그런지 주로 손님용으로만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의도치 않게 거실 화장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욕실 두 곳 모두 센서등을 시공하여, 메인 등을 켜지 않아도 낮은 조도의 불이 들어옵니다. 저는 오히려 이게 더 아늑한 호텔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깜깜한 밤중에도 유용하고요.
현관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이 방은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이의 공부방 겸 놀이방입니다. 방에는 큰 아이에 책상이 있는데요. 이제 학생도 되었으니 자기만의 공간도 필요하겠다 싶은 마음에 사주었죠.
책상 앞 벽에는 달력과 시계를 걸어주고, 책상 위에는 책꽂이를 두어 교과서와 간단한 학습지들을 꽂아둘 수 있도록 했어요. 바퀴 달린 의자는 아직 불필요할 것 같아 의자는 이케아에서 원목 제품으로 구입했답니다. 하나씩 다 앉아보고 골랐는데, 디자인도 학교 의자처럼 단정해서 맘에 들더라고요. 다만 좀 딱딱한 감 이 있어서, 폭신하고 귀여운 리본이 달린 방석을 하나 깔아주었어요. 언니 책상을 부러워하는 동생도 이다음에 똑같이 해 줄 계획입니다.
저희 집 알파룸은 현재 아이들 침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사 오면서 아이들과 잠자리 분리를 하긴했지만, 혹시 몰라 안방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아이들 침실을 마련했습니다.
방문 뒤에는 아이들의 작품이 붙어있고, 문 위의 고리에는 머리핀이 가득 달려있어요. 가구는 이층 침대와 낮은 책장을 하나 두었는데요. 원래는 이층 침내를 내려서 나란히 설치하고 싶었지만, 공간이 좁아 계속 이층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가끔 이 방에서 쿵 소리라도 들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하네요.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공간은 피아노 바로 뒤쪽에 위치한 남편의 방이자 서재입니다. 안방으로 가려던 TV가 이 방으로 오게 되었고, 책장을 하나 두어 신랑의 애장품인 CD 들과 저희 두 사람의 각종 악보들 및 서류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플스도 이 방에 있어서 가끔 축구 경기를 보는지, 게임을 하는지 모를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한답니다. 가끔 꼬맹이들도 영어 애니메이션을 보느라 이 방을 이용하기도 해요. 주로 남편의 물건들이 있는 방이라 저는 잘 들어가지 않게 되네요.
화려하진 않아도 저희 집은 따뜻하고 아늑한 우리 가족의 안식처입니다. 저와 남편의 취향을 가득 담아 시작한 이 집에서 우리 토끼 같은 꼬맹이들이 커 갈 생각을 하니, 뭉클한 기분이 드네요. 앞으로 또 어떤 공간에 누구의 취향이 더해질까도 궁금해집니다.
집꾸미기 매거진에 이렇게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랄게요. 구경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