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꾸미기 스타일리스트 해리입니다.
오늘은 집꾸미기 유튜브 채널 구독자 50만명 이벤트로 진행했던 노답방구석 챌린지의 당첨자분 중 한 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곳은 1971년도에 준공이 된 아주 오래된 아파트인데요, 연식이 있는 만큼 건물 곳곳에 세월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어요. 낙후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 아파트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꽤 멋스러운 건물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Before
의뢰인분의 방은 다른 세대와는 달리 오랫동안 리모델링이 안되어 있어 생활하는데 많은 불편함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직장 때문에 급히 가까운 이 곳에 집을 구하셨다는 의뢰인분께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느끼고 나만의 공간이 된 느낌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의뢰인분의 고민은 좁은 공간에 비해 가지고 계신 물건들이 많은데, 특히 옷이 많아서 수납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현관은 신발로 가득 차 있고, 행거에 옷을 다 걸지 못해 아직 박스에 담겨 있는 옷들도 있어 모두 수납할 수 있는 가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둡고 협소한 주방과, 화장실은 수납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바닥에 욕실 용품이 놓아져 있는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고이미지 : 영화 "화양연화" 중>
앤틱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데, 특히 화양연화와 같은 홍콩영화들을 아주 좋아하신다고 해요. 이 건물과 공간의 특징을 잘 활용해서 홍콩영화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스타일링을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스타일링 제안서>
4평 정도 되는 공간에 이미 침대로 방이 거의 다 차버려서, 남은 공간에서 수납과 작업을 모두 해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좁을수록 더 뚜렷하게 공간을 구분해 줌으로써 최대한으로 공간을 활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간을 분리해준다는 것이 답답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정돈되지 않은 채 개방된 공간은 오히려 더 불안정하고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실커튼이나 파티션등으로 공간을 구분지어 주면 좀 더 안정적이고 정리된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럼, 스타일링으로 완성된 실제 공간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After
입구부터 보시면 기존에는 신발이 현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요, 현관이 좁다보니 큰 신발장을 두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동식 틈새수납장 2개를 연결해서 간이신발장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평소에는 틈 사이에 밀어 넣어둘 수 있어서 공간이 더 깔끔해보여요.
그리고 현관문에 있던 페인트와 스티커들은 시트지를 이용해 가려드리고, 자석 우산걸이를 이용해 우산도 수납할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 원래 입구에 걸려있던 발은 버리지 않고, 옆으로 옮겨 오래된 배선함들을 가려주었습니다.
행거는 가지고 계시던 제품보다 조금 더 넓은 폭으로 커튼형 행거를 설치해 드렸어요. 옷들이 노출되지 않아서 좀 더 깔끔하게 옷들을 수납할 수 있습니다.
침대는 기존에 사용하시던 제품 그대로 헤드의 방향만 바꿔서 배치해드렸고, 집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어서 이불은 냉감원단인 풍기인견 소재의 이불을 깔아드렸습니다.
주방은 기존에 있던 낮은 선반장 대신에 이동식 트롤리를 배치했습니다. 주방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주방을 사용할 땐 이동시켜서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어요. 그리고 가스레인지가 없어 간편식을 주로 드신다는 의뢰인분께 멀티포트를 선물로 비치해 드렸어요. 팬과 냄비를 겸한 제품으로 간단한 요리를 바로 할 수 있어서 자취생들에게 편리한 제품입니다.
전자레인지는 싱크대 위에 옮겨 배치하고, 기존에 불안정하고 답답하던 식기건조대 대신, 개방감이 있으면서 수납이 넉넉한 제품으로 바꿔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주방조명이 따로 없기 때문에 형광등을 켜도 주방이 너무 어두워서, 부착형 조명을 상부장 아래에 설치해 드렸습니다.
주방에는 파티션을 설치해 잠을 자는 공간과 주방의 경계를 만들어주고, 싱크대의 옆면을 가림으로써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구성했습니다.
침대 뒷쪽 공간은 의뢰인분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드렸습니다. 어두운 색상의 꽃무늬 벽지로 포인트벽지를 도배해서 공간의 분위기를 색다르게 연출했어요. 블랙색상의 큰 서랍장으로 부족했던 수납을 해결하고, 그 위에는 책장에 두고 쓰시던 화장품, 악세사리들과 함께 소품들을 이용해 장식했습니다.
침대 뒷편에 서랍이 있는 콘솔을 배치해서 수납을 더하고, 혼자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노트북 등을 이용해 작업을 할 수 있게 해드렸어요. 의자는 손잡이가 달린 클래식한 멋이 있는 원목스툴을 배치해 드렸습니다.
창문도 벽지에 맞게 월넛 무늬로 시트 작업을 해드리고, 특별히 암막커튼을 필요로 하시는건 아니라서 레트로 패턴의 레이스 커튼을 달아드렸습니다.
벽면에는 좋아하시는 화양연화의 포스터를 걸어드렸고, 동양적인 느낌을 더해줄 작은 자개함을 포인트 소품으로 배치해 드렸습니다. 악세사리를 많이 가지고 계셔서 가장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좀 더 앤틱한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바닥에는 원형 러그를 깔고, 기존에 얼룩이 있던 벽면에는 괘종시계를, 코너에는 원목 옷걸이를 비치해 드렸습니다.
비즈장식과 자수가 예쁜 조명에는 스마트 전구를 설치해 드렸어요. 다양한 색상의 빛으로 화려하게 방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세탁기가 없어 셀프세탁소를 이용하시지만, 집에서도 간단한 손빨래를 하신다고해요. 처음 방문드렸을 때에도 건조대가 공간을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문걸이형 빨래건조대를 비치해 드렸습니다.
화장실에는 욕실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코너선반을 설치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선반 위에 세숫대야를 받쳐 사용하면 쭈그리지 않아도 세면대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또 샤워를 할 때에 불편하지 않도록 욕실 거울과 칫솔걸이등을 샤워기 근처에 부착 해 드렸습니다.
|Epilogue
저는, 자신을 위해 잘 꾸며 놓은 공간은 곧 당신의 생활과 습관을, 나아가 인생을 바꾼다고 믿고 있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해주는 그 어떤 선물들 보다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공간이더라도 헤어질 때에는 오랜 친구와 헤어지듯이 아쉬울만큼, 여러분들의 공간도 꼭 마음에 드는 공간으로 꾸미시길 바라며 오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며간다는 것. fin.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