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지만 아늑한 소품가게를 운영중인 오누리입니다. 20대 중후반이 되어 가면서 어느새 저는 집순이가 되어 있었어요. 그러면서 내 공간에 대한 애착이 생겨 더 예쁘고 안락하게 꾸미는 방법에 대해 집중하였고, 자연스레 소품이나 인테리어를 보는 눈이 생겼어요.
그런 마음으로 꾸민 제 방을 지난 번 집꾸미기 매거진에 소개했어요.
저희의 작은 신혼방을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남편과 저의 신혼방을 소개하려 해요. 신혼집이 아닌 신혼방인 이유는 저희 부부의 보금자리를 친정 부모님 집에 차렸기 때문이에요.
떡하니 신혼집이 마련되어 새롭게 시작하면 좋았겠지만, 큰 꿈이 있는 저희 부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 잠시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결정했고 저희 부모님께서도 선뜻 허락해 주셨어요.
(물론 보증금도 일절 드렸고 생활비도 드리기로 약속도 했구요!)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48평의 아파트예요. 주방과 거실을 기준으로 왼쪽은 저희 부부의 공간, 오른쪽은 부모님의 공간이에요.
가벽을 세워 부모님과의 공간을 분리하다
부모님과 저희의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욕실과 침실방 두 방을 한 공간처럼 만들었어요. 벽을 세우고 문을 따로 달아 주었어요.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는 욕실이 있고, 정면에는 저희 침실이 있어요.
침실방 BEFORE
이 방은 원래 할머니가 쓰시던 방이었어요. 오랜 시간이 깃든 낡은 가구들을 정리하고
방에 있던 베란다도 정리했어요. 저희는 수납공간과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우선 베란다부터 확장을 하기로 했어요.
시아버지가 인테리어 시공을 하셔서 베란다 확장을 맡길까 싶었지만 뭔가 색다르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납과 숙면, 두 조건을 만족시킨 최적의 공간,
침실방 AFTER
그래서 방에 창문을 달자고 생각했죠. 천천히 인터넷 정보들도 찾아보고 둘이서 작업 순서도 정하며 설계를 한 뒤 완성한 침실방이에요.
베란다가 있던 공간에는 벽을 만들어 방이 한 공간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어요.
침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잠자리였어요. 넓어야 하고 편해야 하고.. 숙면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침대는 큰 걸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방이 좁았기에 일반적인 침대 배치는 너무 답답했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안이 마루를 올리자는 거였어요.
마루를 올려 생긴 빈 공간에는 큰 매트리스를 쏙 넣어 주었어요. 창문과 마루 덕분에 아늑함이 배가 되었어요.
마루는 속을 비워 수납이 가능하도록 제작하였어요. 그 위로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부족한 수납 공간을 더 넓혀 주었구요.
베란다가 있던 곳에도 공간에 맞게 수납장을 짜 넣었어요. 다행히 남편이 목공을 배웠고 원하는 가구를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맞춤 가구를 만들 수 있었어요.
수납장 맞은 편, 가벽으로 생긴 작은 공간에는 제 화장대가 숨어 있어요.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화장대는 벽선반으로 제작하였어요.
초반에는 창문쪽에만 커튼을 달고 생활하다가 지내면서 수납 공간과 침대 사이에 흰 커튼을 달아 주었어요. 앞 집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신경이 좀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달고 보니 중간 커튼이 방 안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요.
침실방 마루, 침실방을 공사하는 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지만 원하는 대로 결과물이 나와 줘서 그만큼 만족하는 공간이에요. 마루를 올릴 때, 저희 부부의 키와 천장 높이까지 꼼꼼히 신경써서 설계한 터라 전혀 불편함없이 지내고 있어요.
밤이 되면 창가의 작은 등과 함께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침실방이 되어요.
일석삼조(一石三鳥), 거실방
침실방 건너편에 있는 거실방은 저희 부부의 생활공간이에요.
방 한 쪽 벽면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이 수납가구도 남편이 직접 제작했어요. 소파 베드, 수납공간, 미니주방까지 하나의 가구지만 세 가지 용도를 갖고 있는 만능가구예요.
소파 베드는 원래 사용했던 싱글 매트리스를 재활용했어요. 일을 할 때엔 소파 베드 위로 작은 책상을 올려 사용하곤 해요.
소파 옆 부분은 미니주방이에요.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작지만 필요할 건 다 있는 주방이랍니다.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마음에 드는 가구를 찾는 일인 것 같아요. 가구를 제작하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공간을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 가구가 큰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반대쪽 벽에는 거실장과 TV, 그리고 미니 냉장고를 두었어요.
가끔은 TV 대신 빔 프로젝터로 좋아하는 영화를 즐겨봐요. 거실방은 남편과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는, 저희 부부의 취미 생활 공간이기도 해요.
집이란 '나'를 품고 있는 곳
저에게 집이란 제가 온전히 저 자체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나를 품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의 색과 취향을 마음껏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래요.
"먼 훗날 개업할 저희의 게스트하우스로 놀러 오세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희 부부에겐 이루고픈 꿈이 있어요. 나중에 둘이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거예요. 작더라도 따뜻한 곳을 만들어 여럿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