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선생의 아내 진진입니다. 저희는 전원생활을 꿈꾸며 성실한 도시인의 삶을 살고 있는 8개월차 신혼부부입니다. 노는 법이 잘 맞았고, 철없이 노는 모양새가 닮았고, 함께 있으면 웃는 일이 많아 4년 연애 후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연애보다 더 재미있는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답니다
신혼집은 24평의 10년차 아파트인데, 저희가 입주한지는 8개월정도 되었어요. 계약하고 둘이서 낑낑대고 인테리어를 시작한 것까지 가늠해보면 1년 다 되어 가는 것 같아요. 평수대비 거실에 넓게 나왔고 나무로 둘러 쌓인 베란다뷰도 마음에 들었어요.
어서오세요.
중문은 답답할 것 같아서 철제 프레임의 유리벽을 세울까 고민했는데 마침 사이즈가 딱 맞는 선반장이 있어서 이 걸로 대신했어요.
현관에서 들어오는 바람도 막아주지 못하고 손님들이 왔다 가면 먼지가 수북히 쌓이지만 공간을 구분해 주면서 그 자체로 장식이 돼서 마음에 들어요.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여러 공간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미완성 거실
저희 집엔 있는 것보다 없는게 더 많아요.
거실은 TV도, 소파도 없이 이렇게 텅 빈 듯 놔뒀어요.
조명도 기존에 있던 우물천정도 막고 매립등만 설치해서 전체적으로 평면적으로 보이게 하고 벽부등만 포인트로 설치 했어요.
처음엔 저도 소파를 두려고 벽부등을 조금 높게 설치한 건데, 막상 없는 대로 살아보니 그것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아서 이대로 유지하게 되었어요.
TV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또 다른 로망이였던 미니빔으로 거실을 좌식 영화관처럼 만들어 봤어요.
벽 한가득 영화를 틀어 놓고 야식과 맥주 한 잔 하고 있으면 이 곳이 우리 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감정이 들어요.
거실 베란다에는 나무데크를 깔았어요. 겨울엔 발도 덜 시리고 단 높임 효과가 있어서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우리집 얼굴, 주방
주방과 식탁방은 저희가 신혼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공간이에요.
주방 싱크대를 과감하게 상부장 없이 서랍형으로 하부장만 구성하고 우드로 설치했어요. 상단이 막혀있지 않아 공간이 더 넓어 보이기도 하고 우드 하부장이 흔하지 않은 느낌이라 볼 때마다 만족스러워요.
싱크대 위에는 레일을 달아 꼭 필요한 제품만 걸어두고 사용중이에요.
하부장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상판, 타일, 줄눈은 모두 화이트로 통일하고 손잡이와 주방 후드를 비롯한 주방용품들은 무광의 스틸제품으로 찾아서 달았어요.
하부장 안에는 단촐하지만 그릇 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는 주방용품을 보관하고 있어요. 그릇을 조금씩 갖추고 직접 사용해 보면서 우리에게 맞는 그릇을 찾아가고 있어요.
이야기 나눔의 공간, 다이닝룸
싱크대 맞은편의 방은 식탁의 방이라고 불리는 공간이에요.
둘이 쓰기엔 큰 식탁이지만 식사를 천천히 오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좋아요. 특별할 것 없는 메뉴라도 서로에게 집중하고 이야기하면서 먹으면 후다닥 시간에 쫓겨 때우는 끼니가 아니라 공들이고 마음 담은 식사를 하는 기분이 되는 것 같아요.
작년부터 차 마시는 즐거움에 빠져서 하나 둘 모았던 차와 도예가 취미가 됐어요.
새로운 차 도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식탁방 한 쪽 벽에 선반을 설치해 진열해 볼까 고민중이에요.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더해서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요.
휴식을 위한 공간, 침실
침실은 잠만 자는 공간이 되도록 침대 외 서랍장이나 화장대 같은 가구는 두지 않았어요. 낮은 침대가 좋아서 프레임없이 도톰한 매트리스 하나만 배치했습니다.
최근엔 지루한 느낌이 들어서 머리맡에 귀여운 자수가 놓인 패브릭 한 장을 그림 대신 걸어봤어요.
침구나 커튼은 파삭파삭한 촉감과 자연스러운 구김이 좋아서 사계절 내내 모두 린넨으로 쓰고 있어요. 서로 다른 촉감의 패브릭을 여러개 감싸고 자는 걸 좋아해서 침대에는 늘 침구와 블랭킷 여러 장이 엉켜 있어요.
침대 반대편에는 별다른 가구를 넣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드레스룸
다른 공간을 단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드레스룸을 따로 뒀어요.
여기에는 옷을 비롯해 온갖 잡동사니들이 숨겨져 있는데, 최대한 번잡해 보이지 않도록 가구와 수납용기를 무광의 화이트로 통일했어요.
베란다 공간을 자주 써야 해서 이 공간만 유일하게 커튼 대신 블라인드를 바깥쪽에 달았는데 덕분에 확장을 한 공간처럼 길어 보여서 만족스러워요
부부맞춤공간
집을 주도적으로 계획해보고 꾸미면서 생활해 본 적이 없어서 살다가 마음에 안 들면 그때그때 바꿀 수 있도록했어요. 미완성처럼 시작했더니 우리에게 맞춰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지금은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집인 것처럼 꼭 맞아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바깥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다가 집에 오면 늘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아주 비슷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되는 곳인 것 같아요. 생각치 않게 저희 신혼집이 블로그를 통해 주목을 받게 되면서 앞으로 결혼 후 느끼는 소소한 것들을 SNS에 나눠보려고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놀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