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에 결혼한 신혼부부에요:-)
저는 사는 공간을 더욱 예쁘게 꾸미는 데에서 소소한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여유있는 시간에는 집에서 차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거나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해요. 가끔 떠나는 여행도 좋아하는데 해외에서 그 곳의 건축이나 인테리어, 소품들을 관심있게 둘러보는 편이에요.
평범한 아파트의 변화
추구하는 컨셉을 굳이 정의하자면 미니멀이나 북유럽에 가깝다고 해야할까요? 깨끗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선호해서 침실을 제외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화이트 톤으로 맞추었고, 이케아를 포함 북유럽 출신의 가구를 주로 배치하였습니다.
군더더기 없고 심플한 것
정돈된 모습을 좋아해서 지저분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습을 잘 못봐요. 그렇다고 성격이 아주 부지런한 편도 아닌데 말이에요. 비결은 최소한의 가구와 소품으로 유지, 관리가 쉽도록 집을 꾸미는 것이 목표였어요.
저희 신혼집은 평범한 20평대 아파트에요.
좋은 구조를 가진 20평대 아파트
대개 비슷한 구조의 아파트 중 이 집은 공간이 넓게 빠진 편이고, 화장실 확장이 가능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막연히 프렌치 스타일로 꾸미고 싶었는데 주택처럼 넓은 편이 아니고, 프렌치 장식이 들어가면 리모델링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로 조금 더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컨셉으로 마음을 바꾸었어요.
비슷한 평수에 적용된 인테리어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크게 유행을 타지 않아서 질리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천장고가 낮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천장 조명을 없애고 다운라이트와 간접조명을 삽입했어요. 온기를 더하고 싶어서 암체어와 테이블은 우드로 선택했어요.
패브릭소파 같지만 관리가 쉬운 샤무드 소재의 소파를 제작했어요. 액체를 흘려도 쉽게 닦아낼 수 있어 청소가 편리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착석감이 좋아요. 가장 좋은 점은 먼지가 적게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단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소파 반대편으로는 TV가 있어요. 제가 꼭 놓고 싶었던 다이닝 테이블을 둘 수도 있었지만 TV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그것만큼은 포기가 안되더라구요(웃음)
밤이 되면 노란 불빛으로 물들어요. 그래서 밤의 아늑한 집의 모습을 더 좋아해요.
마음에 쏙 들게 꾸민 주방
확실한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펜던트 조명도 달고, 제가 꼭 원했던 테이블도 둔 주방이에요. 조리대를 넓게 사용하고 싶어서 아일랜드를 ㄷ자로 제작할까 고민했지만, 그렇게 하면 테이블 공간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온전한 다이닝 테이블의 공간을 위해 양보했어요.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부장을 다는 대신 깔끔한 플랩장 스타일을 선택했는데, 하이그로시 재질이 싫어서 무광의 PET소재를 선택했어요. 때가 잘 타지 않을뿐더러 음식물이 튀어도 물티슈로 쓱- 닦으면 지워지더라고요.
넓은 조리대를 포기하고 얻은 다이닝 공간이에요. 주방에 이만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집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죠.
주방에 냉장고를 포함한 전기오븐이나 덩치 크고 차가운 색감의 가전들 때문에 아늑함과는 거리가 멀어지는데, 모두 베란다로 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아일랜드 조리대의 아쉬움은 식탁 뒤로 선반을 달고 사이드 장을 만들면서 해소할 수 있었어요. 미니 바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기도 하고 홈카페의 역할도 하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분위기에서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차분하면서도 클래식한, 침실
침실만큼은 기존의 컨셉에서 탈피하여 블랙에 골드 컬러를 포인트로 어둡고 차분하면서도 약간은 클래식하게 꾸미고 싶었어요. 호텔 침실 느낌을 위해 맞춤 제작한 *CK사이즈(California King) 침대를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테이블 스탠드와 콘센트를 설치했어요.
침대 헤드 쪽으로는 간접조명을 설치하고 LED 불이 들어오는 샹들리에 액자를 걸었습니다. 이루지 못한 샹들리에의 꿈을 액자로 표현해 보았어요. 창가에는 암막커튼을 달아 오롯이 숙면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함께 즐기는 취미공간
여기는 저희 부부의 취미방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서재보다는 그게 더 어울릴 것 같아요.
함께 게임하기를 원하던 남편의 바람을 적극 반영하여 PC방처럼 컴퓨터를 나란히 두 대를 두고 주말에 가끔 같이 게임을 해요.
수납 걱정 없는, 드레스룸
한쪽으로는 붙박이장을 쭉- 설치하고, 반대편에는 조립식 행거와 서랍장을 두었습니다. 부부의 모든 의류를 수납하고도 넉넉한 수납을 자랑하고 있어요.
잘 정리된 드레스룸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건식으로 사용하는 2개의 화장실
먼저 거실 화장실이에요. 메인 화장실인 만큼 깔끔하면서도 실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벽면에는 화이트 유광 타일에 진한 회색 줄 눈으로 시공하였고, 바닥은 패턴 타일을 깔았어요. 샤워 부스 밖의 공간은 건식으로 사용중이에요.
다음으로 침실에 있는 화장실이에요. 침실의 작은 파우더룸 공간을 확장하여 작은 욕조를 설치할 수 있었어요. 두 개의 화장실에 각각 샤워부스와 욕조를 둘 수 있다는 점이 이 집의 장점 중 하나였죠. 거실 화장실의 도기가 각진 형태였다면, 침실 화장실 도기는 둥글둥글한 제품으로 통일하였어요.
조금씩 천천히 ‘집꾸미기’
5년 후, 10년 후를 그리며 꾸민 보금자리에서 생활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가고 있어요.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나만의 스타일로 길들이려 해요. 개인적으로 목표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도록 최대한 짐을 늘리지 않는 것이에요. 채우기는 쉽지만 빼기는 어렵다는 것을 늘 명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