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25년된 빌라의 꼭대기층이에요.
흔히 볼 수 없는 원형계단이 있는
이 집에 첫눈에 반했어요.”
안녕하세요. 이 집에 사는 사람 김규진(27) 최사랑(28) 입니다. 저희는 교회에서 만나 지난 4월 갓 결혼한 연상연하의 신혼부부입니다. 첫번째 신혼집으로는 부산 남구에 위치한 25년이 넘은 빌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25년이 넘은 빌라를 선택하게 된 계기
빌라의 맨꼭대기층 복층으로 되어 있어요. 평수는 대략 17평에 플러스로 5-6평 정도의 다락방이 있는 독특한 구조에요. 이 집을 보기 전 신축아파트나 빌라를 많이 보러 다녔지만 무언가 답답한 구조에 틀에 박힌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다락방으로 통하는 아주 예쁜 계단이 있는 이 집이 저희를 한눈에 매료시켰습니다. 작지만 아주 묘~~~~한 매력이 있는 원형계단이에요.
워낙 오래되고 낡은 집이라 손 볼곳도 많았고, 지저분한 상태였지만 아주 예쁘게 바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집의 첫 인상
집의 첫인상인 현관은 원래 조금 우중충하고 지저분했어요. 세월 앞에 인테리어도..ㅠㅠ 현관문과 신발장에는 셀프로 시트지를 붙이고, 신발장 위의 상판에는 대리석 시트지를 붙여주었어요.
있으나 마나했던 센서등도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펜던트 조명으로 바꿔주고, 벽에는 액자를 걸어두니 비로소 조금 신혼집의 향기가 나는 것 같네요.
거실은 저희가 집에서 가장 많은 애정은 쏟은 공간이에요. 화이트와 우드로 네츄럴한 스타일로 꾸미고 싶었어요. 거실에는 무려 3겹이 넘는 벽지가 존재했고, 바닥 장판에는 본드가 마구 칠해져 있어서 철거작업이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추운 겨울에 매일 벽지와 장판을 떼어내느라 고생했던 시절이 떠오르는군요..ㅎㅎ
이전에 거실에 중문이 달려있어 답답하고 좁아보이는 것 같아 과감하게 중문을 철거했어요.
형광등에 줄이 하나 내려와서 줄을 당기면 켜지는 아주 옛날식 형광등.. 아마 요즘 친구들은 본 적도 없을 그런 조명이 달려 있었어요. 추억속에 묻어두기로 하고 셀프 철거하였습니다.
8등짜리 조명을 구입하여 포인트로 달아주었어요. 거실을 화려하게~!! 가구가 거의 블랙앤화이트, 우드 소재라서 조명이라도 빵빵하게 해보자! 하는 마음이였어요.
대화를 많이 하자고 약속한 저희 집에는 TV를 따로 두지 않았어요. 거실이 곧 다이닝룸이자 대화를 위한 공간인 셈이죠.
드라마나 영화가 보고 싶을 땐 하얀 벽면을 어디든 활용하여 우리만의 영화관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다락방
거실에서 통하는 원형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다락방이에요. 이 집의 가장 독특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다락방은 짐이 가득가득 쌓여있어 창이 있지만 햇빛이 들어올 수가 없는 창고에 불과한 공간이었어요. 때문에 짐을 다 빼내자 곰팡이로 가득했어요. 게다가.. 냄새까지 ㅠㅠ 죽어있는 공간이었죠.
취미공간 겸 게스트룸으로 사용하려고 시아버님과 남편이 직접 나무를 재단하고 벽에 붙였어요.
이전과는 다르게 벽이 숨을 쉬는 느낌입니다..! 기분 좋은 나무향이 솔솔 풍기는 것 같아요. 손님들이 가장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공간이면서, 남편과 매일같이 올라가서 취미를 즐기는 공간이에요.
좁은 안방 테트리스
안방은 침대하나로 가득 차 있던 공간이었어요. 수납장으로 인해 문을 닫기도 어려워서 끈으로 문을 겨우 고정할 수 있었습니다. 안방에 꼭 있어야 할 옷장과 화장대가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었죠..ㅠㅠ
치수를 몇 번이나 재본 뒤,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가면서 방에 딱 맞는 가구를 찾아서 다!! 싹 다!! 넣을 수 있었습니다ㅎㅎ
잠을 자는 공간이라 단열에 가장 신경썼어요. 벽을 뜯어서 썩어있던 단열재를 다시 채우고 석고보드를 대는 작업까지 직접했습니다.
안방 또한 화이트와 우드 컬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구요. 침구는 ..로맨틱한 핑크로!!
주방은 ㅡ자로 된 아주 좁은 공간이었어요. 90년대에 엄청난 유행을 이끌던 와인색..의 향연이 바로!! 여기 펼쳐져있었습니다. 좁은 조리공간과 식사공간을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싱크대는 셀프로 시트지작업과 문고리를 교체했어요.
반대편에는 길이조절이 가능한 아일랜드 식탁을 두어 조리할 때도, 식사할 때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선반을 두어 조리기구나 장식용 컵을 올려두어 공간을 활용하였어요.
옥색...세면대 보신적 있으세요?
다른 공간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공간이 화장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것을 바꾼 공간이에요. 타일시장에 가서 타일과 수전을 하나하나 직접 보고 선택하고, 올 수리를 맡기면 돈이 많이 들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 제품도 함께 선택 해야하기 때문에 직접 선택해서 구입했어요. 구입한 타일도.. 철거한 타일도.. 4층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고생을 좀 했지만..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집이 먹고 자는 공간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늘 변화를 주고, 그 작은 변화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요. 가족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스토리가 있는 집이 되고 싶습니다:-)
물질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변화된 저희 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 마다 집을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이 작게나마 영향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