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꾸미기란, 시간을 들여 나를 닮아가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성남시 어느 빌라 꼭대기층, 햇살이 가득한 집이 있다. 13평 남짓한 공간 구석구석 감성열쇠님의 차분함이 깃들어 있는듯 하다. 이전의 '달집'에 이어, 이번 집은 '온기(溫氣)의 집'이라는 애칭을 지어줬다고.
달집을 떠나 온기의 집으로...
(달 모양의 조명이 비추는 달집의 거실)
두 달 전에 이사를 했어요. 이 사진은 예전집 거실인데요. 현재 집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집으로 달집이라는 애칭에 맞게 달 모양 조명이 매력적인 집이였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온기의 집이에요. 온기의 집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한 눈에 반했어요. 크지않은 공간이지만 시원한 층고와 따뜻한 햇살. 그걸로 충분했죠. 달집의 가구들을 그대로 가져와서 그런지 익숙한 느낌이 드네요.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집안으로 스미는 볕의 빛깔과 온도가 달라요. 특히 아침이 가장 좋아요. 환한 햇살이 쏟아져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이죠. 이 집을 '온기의 집'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순간때문이에요.
이사를 자주 다니다보니 짐이 점점 줄고 심플해지더라구요.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도 간결하고 담백하게 꾸며졌어요. 특별한 꾸밈없이,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놓여있는 미니멀한 보금자리에요.
볕이 잘 드는 거실
거실인테리어는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쪽 벽면에 ㄱ자형 패브릭 소파를 배치했어요. 침대 겸용 소파라 이렇게 확장해서 쓸수도 있어요. 책을 가까이하는 편이라, 소파 왼편에 책장을 두었구요.
소파 맞은편에도 책장을 배치했어요. 마음에 드는 책은 여러번 읽는 편이라 오랫동안 보관한 책들로 가득하죠. 사진의 책상과 책장도 7년째 함께한 식구들이랍니다.
책상과 책장은 이사올 때 셀프로 페인트칠을 해서 새하얗게 변신했어요. 주변에서 새로 산 걸로 알고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시는 분도 많을 정도로 성공적인 작품이에요.
책장 위에는 소소한 소품 몇 가지를 올려뒀어요.
그 중에 가장 손길이 가는건 향초에요. 음식을 하고 나서, 비가 올때 습관같이 자연스레 초를 키죠. 따뜻한 향으로 집을 달큰하게 데우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아요.
책장 뒤로는 자그마한 작업공간이 있어요.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창밖 풍경을 볼 수 있구요. 창가의 식물과 함께 광합성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밝은 빛이 들어오는 거실은 가장 마음에 드는 제 쉼터에요. 볕 잘 드는 소파에 누워서 책이나 TV를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하거든요.
포근한 잠자리
거실 소파에 앉아 있으면 침실 끝자락이 살며시 눈에 들어와요. 제가 좋아하는 집 풍경 중 하나죠.
가을에 이사를 왔을 때 침실이에요. 그야말로 심플하죠? 화이트 침구와 노란 조명, 싱그러운 식물로 아늑한 침실을 꾸몄어요.
화이트침구는 처음 써보는데, 포근한 느낌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날씨가 추워져서 얼마전에 겨울 침구로 교체했어요. 침실에서 침구가 차지하는 면적이 크다보니, 침구만 교체해도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부들부들한 침구와 갈대장식으로 조금 더 따스한 침실을 완성했어요.
굿모닝-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맞은편 거울에 비친 나와 인사를 나눠요.
거울 옆으로는 깨끗한 벽면. 그리고 액자를 세워뒀어요. 사실 액자는 기분에 따라 위치가 달라져요. 아무것도 두지 않을 때도 있구요.
거울이 있는 벽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다 보면 문 뒤로 행거가 있어요. 짐이 많지 않아 행거로도 충분하답니다.
나다운 집
'나답다'라는 말을 요즘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라는 존재가 점점 뚜렷한 색으로 나타나서 그런가봐요.
집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나라는 사람이 집을 물들여 나다운 집을 만드는거죠. 나를 닮아가는 공간,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