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병준 입니다. 직장 때문에 이 집을 구하게 되었는데, 넓은 구조와 채광이 정말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년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그 선택에 대한 후회없이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독립하면서 처음으로 저만의 공간을 갖게 되어 집꾸미기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원룸이지만 제 나름 공간을 나누어 생활하고 있는데, 크게 보면 하나의 공간이기에 모든 공간들이 좋아요. 주로 개인적인 작업을 하는 편인데, 그 외에도 밀린 예능을 보거나 커피 내려마시기, 독서 등 꽤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구조나 커다란 창이 정말 좋았지만, 사실 벽지는 영 아니었어요.. 꽃무늬 벽지라니 당황스러웠죠. 아직도 이런 벽지가 존재하는 구나 싶었어요. 한동안은 매트리스 하나와 옷가지들만 두고 생활했어요.
페인트 칠을 할까, 도배를 할까 한참 고민했는데 도배가 더 깔끔할 것 같더라고요. 전문가 분들의 손을 믿었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어요. 벽을 하얗게 도배하니 훨씬 밝고 넓어 보였거든요.
먼저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넓고 긴 공간은 아니지만 양쪽으로 선반이나 수납장 등을 놓을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룸이다보니 옷 수납이 가장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복도 쪽 벽에 바 행거를 설치해 외투나 자켓, 셔츠 등을 모두 걸어 보관하고 있습니다. 두꺼운 옷은 옷장에 보관하고 티셔츠나 니트는 다른 수납장에 수납하고 있어요.
행거 맞은 편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포스터와 수납장을 두었습니다. 수납장 위 쪽에는 자주 쓰는 향수와 외출 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두었습니다.
이제 집 안으로 들어가 볼게요. 원룸이지만 침실, 거실, 주방의 세 공간이 모두 집약적으로 위치하고 있는데, 나름의 기준으로 공간 분리를 하였습니다. 먼저 주방 쪽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전엔 지금과는 다르게 식탁을 세로로 놓고 사용했는데, 지금은 가로로 놓고 사용 중이에요. 세로로 두는게 동선에 좀 더 용이할 거라 생각하고 배치했던 건데 주방의 활용도 때문에 가로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남자이긴 하지만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는 편이라 테이블 매트도 깔아두었어요.
살다보니 주방 수납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검정색 주방 선반을 설치했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기능적으로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지내는데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의 소중함을 몸소 깨달으며 살고 있어 그런것 같아요ㅋㅋ
주방 앞 쪽으로는 전신거울과 식물들이 즐비해 있어요. 혼자 사는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ㅋㅋ 하나씩 데려온 화분들인데, 어느새 이렇게 늘었더라고요. 물 한번 주려면 정말 귀찮은.. 아이들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고 있기에 더욱 애정을 쏟으려 합니다.
다음은 주방 옆의 작은 거실 공간입니다. 주방과 이 공간 사이에 책장을 두어 공간의 경계를 두었어요.
2인용 소파와 하얀 테이블을 두고 사용 중 인데요. 아무래도 하얗다보니 쉽게 더러워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천을 따로 구매해 소파 위에 덮어주었습니다. 천도 수시로 바꿔주고 있는데, 그때 그때 분위기가 달라져 만족스러워요. 하얀 공간에 포인트가 되서 좋아요.
소파 맞은 편으론 거실장과 TV 그리고 벽 선반을 설치했습니다. 이전에는 그래도 한 두번씩 TV를 사용했었는데 최근에 아이맥을 구입한 후로는 거의 쓰지 않고있어요. TV 뒤 패브릭은 전체적인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구매했습니다.
벽 선반에는 소품들을 올려두었는데요. 작은 소품이더라도 각각의 부분들이 시각적으로 재밌기를 바라는 편이에요. 개연성이 없어 보이지만 한 곳에 두면 어느 순간 잘 어우러져 있더라구요. 선반위의 소품들도 마찬가지죠.
마지막으로 제 침실입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물론 다 뚫려있는 원룸이지만 그래도 가장 아늑한 공간이랍니다.
처음엔 이렇게 침구와 커튼을 스트라이프로 통일해 지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스타일에 정체하지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주고 있어요.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식물들인 것 같아요. 하나씩 구매하던 화분들이 점점 늘어나, 아예 베란다 쪽에 식물을 놔둘 공간을 만들었어요. 식물 고를 때의 팁이라면... 식물도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자신의 환경에 맞게 적응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햇빛, 물, 바람 이 세 조건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무턱대고 식물을 사기보단 자신의 집 환경을 알아보고 그게 맞는 식물들을 선택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 제 작업 공간입니다. 침대 맞은 편에 책상과 컴퓨터를 두었어요. 주로 개인적인 작업들을 하는 편입니다. 벽에 있는 그림은 제가 직접 제작한 자작나무 숲이에요. 집에서 직접 출력한 건 아니고, 출력업체에 의뢰해서 500*700(mm)로 뽑았습니다.
출력 후 910*610(mm)의 액자를 구매해 먼저 액자만 벽에 걸어보았어요. 액자가 너무 크진 않은지, 수평은 잘 맞을런지, 주변 소품들과 잘 어우러지는지 보고자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액자에 작업물을 넣고 벽에 건 결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워요. 인테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건, 상상했던 모습대로 연출이 되느냐 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작업하기전에 간단하게 스케치로 시뮬레이션 하면서 작업하는 편입니다. 조금 귀찮고 손이 많이 가더라도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요.
집이란 그 곳에 사는 사람을 위한 공간인만큼 그 사람의 개성이 온전히 드러나야한다고 생각해요. 집에서만큼은 어느 누구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하구요. 시간이 흐르면 제가 사는 공간의 위치는 변하겠지만 이러한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