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 패션 브랜드에서 VM을 담당하다가, 현재는 아이를 양육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는 '유닛 홈'이라고 합니다.
저는 전공도 그렇고 직업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매장을 살피다 보니, 항상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았어요. 그러면서 '좋은 집'에 대한 저만의 기준도 생기더라고요.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와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입니다. ‘아파텔’이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 곳이에요. 지어진지는 15년 되었고 집 평수는 약 27,28평 정도이며 구조는 흔히 볼 수 있는 방 3개에 화장실 2개가 있고 현관에서 거실까지 복도가 있는 구조입니다. 오피스텔이라 베란다는 원래 없었습니다.
이 집에 처음 왔을 땐 15년이나 된 집인데도 한 번도 수리가 되지 않아, 전체 리모델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남서쪽에서 들어오는 풍부한 채광과 창밖으로 보이는 높고 시원한 뷰가 너무 맘에 들어, 고민 없이 결정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인테리어 컨셉은 특별히 없었으나, 대신 도화지 같은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무엇을 두더라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집의 기초가 깔끔하게 정돈된 집을 선호하거든요. 특히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특색 있는 집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좋은 도화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고, 업체를 선정할 때에는 최대한 바탕을 잘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을 찾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리모델링 전과 후의 현관 모습입니다.
현관은 우리 집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깔끔하고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신발장의 위치 바꾸고, 하단에는 공간을 띄워 간접조명도 설치해 주었어요. 여기에 자주 신는 신발을 숨겨 놓으면 깔끔하게 현관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현관 입구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선반은 Display 용으로, 언젠가 다양한 오브제들을 올려놓아 꾸밀 예정이에요.
중문도 신경을 쓴 곳 중 하나입니다. 집 안이 너무 잘 들여다보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답답하지 않게 연출하고 싶어 자료를 많이 찾아본 기억이 나네요. 결국 투명한 유리와 불투명한 모루 유리 소재를 반반 섞어서 만든 문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모루 유리를 부분적으로 넣은 게 매력 있는 것 같아 만족 중입니다.
리모델링 전과 후의 거실 모습입니다.
저희 집 거실은 부엌과 붙어있는 구조기 때문에 넓지는 않지만 단란해 보이는 구조예요. 이런 구조적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하기 위해 두 가지를 중점으로 거실을 꾸며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학부장 없이 TV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벽을 심플하게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구매하려던 사운드바를 함께 둘 수 있도록 원목 선반을 설치하는 것 외에는 최대한 미니멀하게 구성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TV와 연결되는 선들을 최대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셋업 박스, 공유기,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기계의 선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공사 시 벽 앞에 가벽을 하나 덧대어 모든 관련된 선을 가벽 안쪽으로 통해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덕분에 지금과 같이 깔끔한 TV 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걱정한 만큼 지금까지도 너무 마음에 드는 부분이에요.
리클라이너 소파에 맞게 TV 선반의 높이를 정하고 TV 위치도 맞춰서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동도 편리해서 그때그때 위치를 바꿔가면서 거실의 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파 패브릭과 우드 선반과 어울리는 스툴을 구매하여 거실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실 옆 애매하게 남는 공간에는 거실장을 두었어요. 저희 집 동선 상 가장 많이 지나치게 되는 곳입니다. 상단엔 차 키와 저희 부부가 나가기 직전 사용하는 향수를 둬서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때에 따라서 디피용 선반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벽면 위쪽에는 레일을 설치해서 포스터 등을 행잉 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습니다. 겨울에는 리스를 걸어두었는데, 집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기존 주방도 ㄷ자 구조여서 좋았지만, 매우 낡았고 한 사람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좁았습니다. 그래서 리모델링을 통해 주방 면적을 많이 키웠어요. 원래는 화구와 조리대도 벽 쪽을 향해 있었는데, 리모델링을 하면서 오픈 키친처럼 거실을 바라보는 쪽으로 구조를 잡았습니다.
주방이 오픈형으로 바뀌면서 기능면에서도 많은 것이 개선됐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가족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점이에요. 아일랜드 양 끝 쪽에는 전기 코드를 설치해 두었는데, 이곳에 아이패드를 배치해 요리를 할 때 레시피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방 앞에는 원형 테이블과 4개의 의자로 구성된 다이닝 공간이 있어요. 특히 커피를 마실 때 안락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침실의 침대 프레임을 고를 때 저는 늘 헤드 보드가 맘에 드는 게 없어서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헤드가 따로 없는 원목 침대 프레임을 제작하고 가벽으로 단차를 내서 벽 자체를 헤드 보드로 만들었습니다. 방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상부에는 간접 조명도 넣어 간단하고 심플하게 조명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서재 방에서 사용하던 가구가 침실로 옮겨왔습니다. 벽이 크기 때문에 책장을 가로로 배치하여 공간을 안정적으로 채워보았고, 상단은 툴 박스를 둬서 정리하였습니다. 침실의 빈티지 스툴은 방안의 곳곳에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침실 옆의 사이드 테이블이 되기도 하고, 디퓨저나 스피커 테이블이 되기도 합니다. 다용도로 사용 중입니다.
3월에 태어난 귀여운 딸을 위한 방입니다. 현재 아이 방의 가구들은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제품들을 들여놓은 건데요. 앞으로 이 방에 어울리는 따뜻한 느낌으로 더 꾸며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기 침대는 기존 침대를 구입 후 하단에 바퀴를 따로 달았습니다. 집안 여기저기로 쉽게 옮길 수 있어서 더 실용적이고 편리하게 사용 중입니다.또 최근에 기저귀와 손수건 등 아기 용품을 쉽게 정리하고 꺼낼 수 있는 국민 육아 트롤리인 로스코그를 선물 받았는데, 필요한 곳으로 쉽게 옮겨가며 유용하게 사용 중입니다.
드레스룸은 한편에 붙박이장을 제작했습니다. 옷장을 자주 여닫다 보면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은 때가 탈 수 있기 집 분위기에 맞춰 은색 손잡이를 달았어요. 방이 큰 편이 아니라서 한 쪽만 장을 설치하고, 반대쪽은 모듈 수납장을 설치했습니다.
모듈형 수납장은 부부 옷에 맞출 수 있어서 매우 실용적인 가구 같아요. 서랍장 위에는 행거를 설치해서 자주 쓰는 가방이나 아우터, 티를 쉽게 걸쳐놓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룸 조명은 옷 컬러가 왜곡되지 않고 잘 보일 수 있도록 주광색으로 설치했습니다.
거실은 욕실이 아담한 편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답답하지 않게 깔끔하게 쓰고 싶었어요. 최대한 넓어 보일 수 있도록 크고 밝은 베이지 타일로 리모델링 했고, 도기와 수전은 통일감을 주기 위해서 사각 라운드 형태로 맞췄습니다.
또한 부스 형태의 샤워실은 관리 방법이 제가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간단한 파티션으로 구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거실 욕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3D 타일입니다. 작고 심플한 화장실이지만 공용 욕실인 만큼 세련된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판단에 이 3D 타일을 선택했어요. 지금 봐도 심플하게 잘 녹아든 것 같아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뭐가 달라졌나? 싶으시겠지만, 이곳은 침실 욕실입니다. 요즘에는 거실과 침실 욕실을 다른 무드로 꾸미는 집들이 많지만, 저는 두 욕실을 비슷한 무드로 꾸미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같은 포셀린 타일을 사용했습니다.
대신 침실 욕실은 저희 부부만 사용하는 공간이니, 내부에 조금 더 개성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도기나 타일을 모두 동일하지만, 수납장 없이 전면에 조약돌 모양의 비정형의 거울을 넣어 꾸며보았어요. 또 거울이 있는 곳은 피아노 타일을 붙여 꾸며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조화로워 보여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집’ 그리고 ‘좋은 집’이라는 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생각과 환경이 잘 녹아든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오랜 시간을 이 집에서 머물며 저희 부부와 새로 생긴 아기의 삶에 맞게 공간을 완성도 있게 채워 나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