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다실과 남편의 지하 아지트,
마당에서 시작해 다시 마당으로 모이는
입체감 있는 집은 주택 생활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임대 세대도 구성해 수익까지 얻으니, 이시대 집짓기의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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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담긴 오늘의 삶
설계를 맡은 홍만식 건축사는 "과거의 한옥 평면을 변용해, 현대적 삶을 담아내는 진화의 과정"이었다고 의도를 전한다.
슬라이드 형태의 대문은 목재 목간살로 디자인했다. 주차시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작동하며, 평상시에는 일부만 여닫는 출입문으로 사용한다.
집의 한가운데 위치하는 중정. 흔한 중정 형태지만, 건축가는 한옥의 평면을 적극 도입해 활용도가 남다르다.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바로 마당을 만나고, 문간방 같은 다실을 거치게 된다.
1F - 아내의 공간
②거실 ⑥욕실 ⑦다용도실 ⑧주방 ⑫현관 ⑬다실 ⑭주차장
현관으로 들어서 첫 번째 만나는 공간 다실. 차를 즐기는 안주인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응접실처럼 쓰기도 한다. 다실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창너머 보이는 대나무. 푸른 댓잎은 외부의 시선을 막아주는 차폐 역할도 겸한다.
주방 상부에는 2층과 연결된 작은 보이드 공간이 있다. 집 안 깊이 빛이 들게 하는 장치로, 밤에는 띠 조명이 밝혀지며 감각적인 분위기를 낸다.
B1F - 남편의 아지트
③창고 ④썬큰
1층에 위치한 아내의 다실처럼, 지하에는 남편을 위한 공간이 있다. 썬큰 공간의 큰 창 옆에 자유로운 남편의 작업 공간을 마련했다.
탁구대를 중심으로 한 운동실, A/V룸, 스탠드형 작업대가 자유롭게 편쳐진, 그야말로 다목적 지하층이다. 여기에 마당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썬큰 계단을 더해 친구들도 스스럼없이 모이곤 한다. 기획과 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 남편은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짜고, 맥주 파티를 열며 회의를 하기도 한다고.
2F
2층 복도와 아이방 사이의 작은 보이드 공간은 2층에서 마당을 경험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복층 형태로 구성해 다락으로 이어지는 자녀방
서쪽에 낸 상부창으로 오후 늦은 시간에도 거실과 아이방까지 햇살이 가득 든다.
그리고 다시 거실
주택 생활을 하며 아들에게 마당을 통해 사계절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건축주. 잔잔히 전해지는 가족의 만족감이 집에 가득 찬다.
사진 : 변종석, 김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