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얀이입니다. 결혼을 하고 런던으로 온 후엔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제품, 그래픽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근엔 프린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구요. (인테리어 디자인도 병행하고 있어요)
런던 아파트에 대해서
런던의 아파트는 월세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주인의 허락없이 벽에 못 하나도 박을 수 없어요. 입주시에 주인이 소파와 침대같은 큰 가구들을 두고 가기때문에 이런 가구와 살림을 안고 살아야하는 불편함도 있고요.
이 집을 선택한 이유!
헤링본 마룻바닥과 욕실 타일 등 기본 마감 자체가 예쁘고 마음에 들었어요. 아파트 공용 시설이 편리해서 육아를 하기에도 좋구요. 아파트에서 똑같은 구조의 많은 집을 봤는데 이 집만 소파가 평범한 회색이였어요. 다른 곳들은 너무 화려하게 꾸며놔서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25평의 아파트예요. 저희는 공사를 하지 않고 모두 셀프로 진행했어요. 최대한 적은 아이템으로 효과적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편이죠.
Welcome!
현관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모습이에요. 오픈주방과 거실이 한 눈에 보여요. 왼쪽 붙박이장엔 신발장과 청소도구함, 세탁실이 모두 들어가 있구요. 보기 싫은 프린터와 관련 용품들도 그곳에 모두 수납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예쁘고 깨끗한게 아니면 최대한 문이 닫힌 수납장을 이용해서 숨겨요. 그래야 청소가 쉽더라고요. (웃음)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구조라 처음에 어색했는데, 버리는 공간이 없어서 평수에 비해 넓어 보이는 장점은 있어요.
한국엔 없는 독특한 구조?
기존의 거실은, 소파가 거실의 중간에 놓여져 있었는데요. 집이 너무 좁아 보여서 소파를 한쪽 벽으로 옮겼어요.
영국 아파트엔 윈터가든이라고 해서 실내 테라스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집도 사진에 보이는 폴딩도어를 기역자로 닫으면, 베란다공간이 생겨요. 거실이 좁기 때문에, 윈터가든을 확 열어서 거실 확장을 한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컬러를 담은 거실
거실은 최대한 깨끗하고 넓게 사용하고 싶어서 가구를 한 쪽으로 배치하고 주인이 제공해 준 것 중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TV장과 소파테이블은 안방에 옮겼어요.
평소, 모노톤의 인테리어가 너무 지겨웠어요. 해가 짧은 런던의 겨울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집 안이 좀 더 컬러풀했으면 했거든요. 자세히보면 공간마다 컬러풀한 소품들이 자리잡고 있어요.
식물이 많기때문에 최소한의 물건만 두고 포인트로 그림을 걸었어요. 색감이 있는 그림들이 공간을 밝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저는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쉽게 바꿀 수 있는 쿠션이나 액자, 침구, 러그같은 소품들을 활용해 공간을 꾸몄어요. 원상복구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손쉽게 공간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사를 가게 되어도 계속 쓸 수 있구요(웃음)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에요. 미니멀한 형태와 선명한 색상의 그림이 심플한 가구와 잘 어우러져 정리가 되면서 시각적 효과도 있어요. 밤에 스탠드만 켜놓고 소파에서 책을 읽으면 너무 행복해요.
소품하나, 그림하나, 스탠드 하나로도 집의 모습은 참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특별한 공사를 하지 않아도 가구를 옮기고 소품을 바꾸는 일은 늘 재미있어요.
나른한 시간이 흐르는 해질 무렵엔 은은한 햇빛이 들어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요.
수납까지 꽉 잡고있는 주방
주방은 전체가 흰색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서 깔끔해보여요.
아일랜드 식탁이 거실을 향하고 있어서 요리를 하면서 아이가 노는걸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아일랜드 식탁은 특히 수납이 가능해서 주변용품을 정리하는데 사용하고 있어요.
책과 소파 위의 쿠션들이 자꾸 어지럽혀 지는 것 같아, 바구니를 이용해 정리해보았어요.
요즘엔 집을 더 정리하고 싶어져서 곳곳의 분위기를 살짝 바꾸어 보았어요. 그 중 아일랜드 식탁 위를 제가 좋아하는 최애템들 중 계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물건들로 모아 두었구요.
영국은 한국과 달리 싱크대 설거지통이 작아요. 그래서 바로바로 설거지를 하게 돼서 집이 더 깔끔해져요.
평소 요리를 즐겨해서 좋아하는 주방소품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들은 주방 왼쪽에 모아두고 매일 사용하는데 컵세트와 hay커피팟, 레데커의 브러쉬는 제가 젤 사랑하는 주방 물건이에요. 예쁜 물건들은 힘든 일을 즐거움으로 만들어주더라고요.
아일랜드 식탁 바로 옆에는 식탁을 두었어요. 이유식으로 인해 상차리는 시간이 빈번해 주방과 가까운 위치가 좋더라고요.
부부의 홈 오피스
개인 작업을 하는 홈오피스 공간이에요. 원래 이렇게 책상을 벽에 붙여 두었어요.
저는 벽을 보고 작업하면 집중이 잘 되더라구요. 그런데 남편과 둘이서 함께 작업을 하니 좁고 불편하고 일을 하다보면 점점 지저분해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최근엔 테이블 방향을 살짝 바꿔줬어요.
바꾼 모습이에요! 전보다 훨씬 깔끔해졌어요. 공간이 전보다 넓어져서 작업하기엔 더 편해요.
벽엔 제 그림들과 신랑의 피규어, 핫토이가 있어요. 저와 남편의 취향이 섞인 공간이랍니다.
게스트룸에서 아이를 위한 방으로
아기방은 꾸미는 중이에요. 원래 이렇게 생긴 손님방이었는데, 침대를 치우고 아기물건을 하나씩 가져다 놓고 있어요.
저희집엔 11개월 아기가 있는데, 영국에선 모든 아기들이 신생아부터 분리해서 잠을 자요. 저희 아기도 이곳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어요. 신생아때 침대에 달아서 쓰던 모빌은 옮겨 달았고 민트색 벽은 너무 남자 아이방 같아서 귀여운 가랜드 하나만 달아주었어요.
침대 옆에는 가습기와 귀여운 패브릭 장난감으로 꾸며주었어요. 나머지 아기물건들은 모두 붙박이장에 수납했어요.
거실에 있던 암체어는 이곳에 옮겼어요. 쨍-한 색감이 인테리어를 생기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게스트룸 화장실
게스트용 화장실엔 샤워부스와 세면대 , 변기가 있어요. 손님이 방문하지 않는 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리티쉬 그린 컬러의 타일. 물 때가 묻으면 얼룩지는게 힘들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타일이 보기만 해도 너무 예뻐요.
침실 화장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침실 쪽에 위치한 화장실이에요.
외국 화장실이 그렇듯, 이곳도 건식으로 되어 있었어요. 게스트룸 화장실과 다른점이 있다면 바깥쪽에 욕조가 있다는 거예요.
침대 협탁을 라지에이터 아래에 놓고 지저분한 욕실 살림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집에 살고 싶어요. 물건이 점점 늘어나서 물건이 주가되는 공간이 되는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청소가 쉬운 집이 예쁘다고 생각해요.
내년엔 이사를 계획하고 있어요. 마음껏 수리해서 살고싶은 마음에 집을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 같아요.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집으로 이사가길 바라며 저희 랜선집들이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