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한적한 주택을 직접 리모델링했어요."
안녕하세요.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는 신혼부부입니다. 결혼을 하면서 아내의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마당이 있는 주택을 직접 리모델링하여 살고 있습니다.
1층은 작업실로, 2층은 주거용으로 쓰고자 했는데, 현재는 2층 저희의 주거 공간만 리모델링한 상태예요. 추후 1층도 인테리어 계획에 있으나 2층처럼 대대적인 리모델링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16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저희 부부에게 딱 맞는 공간으로 설계하였습니다. 시공 비용은 대략 1000만 원 정도 들인 것 같네요.
한국의 전형적인 인테리어를 탈피하다,
거실 및 다이닝룸 BEFORE
현관의 양쪽으로 있는 거실과 다이닝룸에는 창문이 크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형적인 인테리어인 나무 몰딩이 되어 있었죠.
Step 1. 외국 주택처럼 오르내림 창 만들기
우선 창문은 오르내림창을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미국산을 구입해 직접 설치하기로 했어요.
미국이나 일본같은 나라들은 우리 나라와 달리 창호 사이즈가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우리 나라 주택에 설치하려면 창호 사이즈에 맞춰서 집을 지어야 가능하죠.
하지만 저는 이미 지어진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상황이라 창호 사이즈에 맞게 창 틀을 다시 짜야 했어요. 그리고 목조 주택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방식이어서 벽의 나머지 부분을 목조주택 시공 방식으로 제작해야 했습니다.
목조 주택 제작 방식이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아 외국 사이트의 정보를 활용했어요. 그렇게 창 틀을 제작한 후,
창호를 끼워 넣었습니다. 나무가 숨을 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무 전체를 투습 방지제로 덮고, 외장재와 투습 방지제 사이를 띄워서 공기가 통하게 했어요.
이 작업은 목조주택의 내부 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 습기는 차단하는 역할을 해요.
안쪽에서 바라 본 창문의 모습입니다. 창틀을 일부러 넓게 하여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Step 2. 좁은 공간을 좀 더 넓고 따뜻하게
천장은 좀 더 높여 주는 공사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층고가 높아야 하겠더라구요.
바닥 역시 원하는 원목 마루를 깔기 위해 보일러까지 전부 뜯어 내고 미장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천장도 높였고 바닥에 있는 보일러까지 뜯어냈기 때문에 단열 처리가 가장 중요했어요. 게다가 2층에 있는 집이고 오래된 주택이다 보니 한 겨울엔 너무 추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석고 보드와 벽 사이에 틈을 만들어 친환경 폼을 넣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집의 전체적인 틀이 완성되었어요. 몰딩 처리한 인테리어를 개인적으로 너무 싫어해서 몰딩은 하지 않았어요.
바닥도 몇 개월 동안 고민해서 고른 원목마루를 깔아주었습니다. 단열 처리를 꼼꼼하게 했지만 따뜻함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창 밑에 라디에이터를 직접 설치했어요.
빈티지와 미니멀의 조화, 거실
가구 배치까지 끝내고 나서 완성된 거실입니다. 저희는 현관 왼쪽을 거실로, 오른쪽을 다이닝룸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최근에 빈티지 가구나 제품들에 관심이 생겨 하나씩 수집하고 있습니다.
유행을 타기 보다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 않거나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는 게 빈티지 가구의 매력인 것 같아요.
창가 맞은편에는 소파를 두었고, 소파 높이에 맞는 작은 테이블을 두었어요. 하나 둘 데려 온 빈티지 체어들로 점점 채워져 가고 있는 거실입니다.
거실을 좀 더 아늑하게 만들어 주는 스탠드도 소파 옆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다음은 거실을 나가면 보이는 다이닝룸을 소개드릴게요.
거실과 다이닝룸을 잇는 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설치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가 좁은 공간을 좀 더 넓어 보이게 해주기 때문이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공간, 다이닝룸
다이닝룸에는 원형 식탁과 TV를 두었습니다.
식탁과 식탁의자 역시 빈티지 가구인데요. 지금은 법으로 금지되어 제작할 수 없는 로즈우드로 제작되어 좀 더 의미가 있는 가구입니다.
식탁은 익스텐션이 가능해 매우 실용적이에요. 집에 손님들이 왔을 때에는 넓게 펼처 여러 사람이 둘러 앉을 수 있어요. 함께 마주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여유로운 공간입니다.
식탁 위에 있는 펜던트등도 최근에 구입한 조명이에요. 인테리어 소품들을 고를 땐, 집에 있는 빈티지한 가구들과 잘 어우러지는 지 생각하고 구입하는 편입니다.
식탁 너머 있는 TV도 집의 분위기와 잘 맞는 제품으로 구매했어요. 가구 디자이너 형제가 디자인한 만큼 빈티지한 가구들과 잘 어우러져요.
그 다음은 다이닝룸 옆에 작게 붙어 있는 침실입니다.
온전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침실
침실은 잠을 자는 용도로만 꾸몄어요. 그래서 킹 사이즈 침대 딱 하나만 두었습니다.
침대 옆 작은 창문이 있어서 햇빛이 잘 들어요. 침대가 넓어서 반려견들도 함께 잠을 자고 있어요.
작은 공간을 살리는 방법,
주방 BEFORE
주방의 철거 모습입니다. 주방에는 밖으로 향하는 작은 쪽문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싱크대 자리가 있었어요. 개수대 위에 창문을 달고 싶어서 철거하는 과정에 미리 창문 모양으로 벽을 뚫어 놨어요.
작은 쪽문이 있던 자리는 벽으로 막아 싱크대 자리를 좀 더 넓히기로 했습니다.
우드와 화이트톤의 단정한 주방
화이트와 우드 스타일로 완성된 주방입니다.
싱크대는 모두 오크원목으로 가구업체에 의뢰해 제작했어요.
공간의 정확한 사이즈를 재고 제작했기 때문에 냉장고도 딱 알맞게 들어갈 수 있었죠. 화이트 타일과 후드 역시 제가 직접 구매해서 셀프로 설치해 주었어요.
철거 과정 때 뚫은 작은 창문도 개수대 위치에 맞게 자리를 잡아 주었습니다. 바깥 풍경을 보며 주방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건식 욕실을 만드는 과정,
욕실 BEFORE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바닥을 미장하고 마루를 깔기로 했어요.
그런데 욕실이 너무 좁고 배수구는 하나에, 수도 배관들은 모두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거실과의 단차까지 있어서 조금은 힘든 작업이었죠.
우여곡절 끝에 마루를 깔기 위한 미장 공사를 마치고, 배수구와 변기배관 연장까지 끝낸 모습입니다.
바닥과 배관 공사를 끝내고 나면, 변기와 샤워 부스를 설치해요. 좁은 공간을 벽으로 나눠 변기, 샤워 부스를 차례로 설치해 주었습니다.
샤워 부스는 입구의 높이를 좀 더 높여 반신욕을 할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물론 물이 새지 않도록 방수 처리도 꼼꼼하게 해주었구요.
아담한 건식 욕실 완성
완성된 욕실 모습입니다. 욕실 입구에도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문을 닫아 일반 벽으로 보이도록 했어요.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세면대예요. 세면대 역시 나무를 주문해서 직접 제작했습니다.
세면대 오른쪽 작은 공간에는 양변기가 숨어 있어요.
그 옆에 있는 샤워 부스는 높이를 높게 설치해서 작은 욕조로도 사용이 가능해요. 또, 샤워부스 밖 원목 마루로 물이 새어 나오는 일이 없어서 좋아요.
나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집
나중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넓고 층고가 높은 탁 트인 집을 갖고 싶어요. 그리고 그 동안 모은 가구들을 이용해 공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보고 싶네요.
아울러 그 집에 있는 사소한 하나 하나가 나의 흔적을 머금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집 처럼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