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2년차에 접어든 플로리스트입니다. 남편과는 사내결혼을 했는데 저는 결혼 후 회사를 나왔어요. 그리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꽃을 하고 있죠. 덕분에 매일이 행복한 요즘입니다.
남편의 출근길을 고려해 고른 집이에요. 집 근처에 큰 공원이 있어 요즘엔 초록초록한 바깥 풍경들을 보며 산책을 즐기고 있어요.
저희 집은 지은 지 20년쯤 된 복도식 아파트지만 오히려 제 생각대로 고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소형 아파트를 선호해서 20평대를 찾고 있었는데 크기도 적당했구요. 어린 시절 복도식 아파트에 오랫동안 살았던 터라 계단식 아파트보다 더 정감이 가는 것 같아요.
사계절을 담은 창이 있는 거실
공사를 모두 마친 날 저희 부부에게 계절을 담는 액자가 생겼어요. 베란다 창문 맞은편에 큰 나무들이 바로 보였거든요.
결혼 전부터 오랫동안 그려왔던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이 완성되었습니다. 거실이 좁은 편이라 주방과 이어지는 다이닝룸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신혼 살림으로 마련했던 테이블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자리잡고 있는 걸 보니 이 집을 구하게 된 건 아마도 운명인가 봐요.
바깥 풍경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 베란다 쪽은 화이트 색상의 롤 블라인드를 달았어요.
동향집이라 오전에 빛이 많이 들어와요. 덕분에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눈이 번쩍하고 일어나게 되죠.
미니멀한 공간에 식물과 꽃으로 포인트 주는 걸 좋아해요. 왼쪽은 망개나무열매, 오른쪽은 클레마티스입니다.
맞은편 벽에는 조그마한 스피커와 거울이 있어요.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하얀 벽은 마음까지 편안해집니다.
좁은 주방을 활용하는 방법
복도식 소형 아파트라 주방이 좁았어요. 거실에 냉장고를 놓거나 복도에서 거실로 들어오는 입구를 막을 수 밖에 없어서 시공 전 고민이 가장 많았던 공간입니다.
시공업체와의 긴 대화 끝에 가스레인지를 밖으로 빼고 그 안에 냉장고를 넣었습니다. 양문형 냉장고를 선호하지 않았던 터라 이 같은 구조변경이 가능했어요.
주방은 줄여도 줄여도 살림이 가장 많은 공간인 것 같아요. 늘 늘어나지 않게 경계! 중이에요.
자연과 함께하는 침실
거실과 주방 옆은 침실이에요. 가장 많이 생활하는 두 공간이 자연과 가까워 저절로 힐링이 됩니다.
단정하고 간결한 느낌을 좋아해서 최소한의 물건만 두었어요. 오롯이 쉼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요.
거실을 넓게 쓰려고 라운지체어는 침실로 들여놓게 되었어요.
TV는 침대 밑 수납장 위에 올려 두었구요.
저녁에는 TV를 보며 맥주 한 잔 하기에도 좋은 공간이 되어요. 작은 테이블을 놓아야 하나 한달 째 고민중입니다.
원목가구들로 깔끔하게 유지중인 옷방
이곳은 옷과 청소도구들을 보관하는 방이에요. 옷방은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 문을 달지 않았어요.
화장을 거의 안하는 편이라 작은 서랍장이 화장대를 대신하는 중입니다.
옷방 한쪽에는 부족한 수납을 위해 오픈형 수납장을 설치해주었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톤과 원목이 섞인 가구라 훨씬 깔끔해 보여요.
남은 방은 서재로
옷방 맞은편은 게스트룸이자 서재로 이용하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방이 되었으면 해서 붙박이장에도 여분의 침구정도만 넣어두었습니다.
가구는 대부분 이사오기 전 신혼 살림으로 마련했거나 남편과 제가 따로 자취할 때 사용한 것들이에요.
수납테이블 옆쪽에는 책상과 컴퓨터를 두어 서재로 이용하고 있어요.
여름이 깃든 현관
마지막으로 현관을 소개드릴게요. 제가 생각하는 복도식 아파트의 최고 장점이 바로 이 공간이에요.
방충망을 달고 베란다 창문과 현관문을 열어두면 맞바람이 불어 매우 시원하거든요. 에어컨을 따로 켜지 않아도 될 정도 ! :)
소박하고 즐거운 집
저와 남편은 물론이고 누구나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민 집입니다. 거실에서 조그맣게 플라워 클래스도 열어 볼 생각이에요.
언젠가는 마당이 있는 주택에 홈 아틀리에를 만들고 싶어요. 그날이 올 때까지 이 집에서 친한 친구이자 애인같은 남편과 오래오래 소박하고 즐겁게 살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