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하며 자연 이곳 저곳을 즐기는 부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서교동에 있는 인테리어 회사를 다니며 주로 집 고치는 일을 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잡고, 실현되는 과정을 보며 보람을 느끼지만, 디자이너 특성상 야근이 많고,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더라고요. 캠핑을 떠나 산과 바다를 보며 일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 덜어내는 편이에요.
활동적이고 새로운일을 해보는것들을 매우 좋아해요. 운동, 자전거, 돌아다니기 등. 그런데 성향과 참.. 잘 맞는 직군의 일을 하다보니.. 집에서는 휴식을 취하며 편안함을 느끼고 싶더라고요ㅎㅎ
후암동에 이사온지 이제 1개월가량 되었는데요. 남산 소월길의 정취와 풍경, 도심에 있지만 잔잔하고 조용한 후암동의 매력. 그리고 서울 어느 곳도 30분만에 갈 수 있는 지리적 요건 등 매력적인 동네에요.
두 번째 신혼집 꾸미기
첫 번째 신혼집은 “우리 집 메지는 내가 채운다!” 라는 생각으로 셀프인테리어를 했었어요. 이사온 두 번째 신혼집도 어느 정도 손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신축 빌라라 가구로 스타일링하는 정도에 그쳤죠.
저희 집은 약 20평의 빌라이며, 방 3개와 2개의 욕실로 구성되어 있어요. 베란다가 없고, 작은 공간에 방과 욕실을 많이 만들려다보니 각각의 공간이 자그마한 편이에요.
첫 신혼집의 가구와 소품을 대부분 사용하다보니, 이사와서 구매한 건 별로 없어요. 현관을 들어오면 정면에 거실이 보여요. 이전 신혼집에서는 주방을 포인트로 했다면 이번에는 거실을 신경써서 꾸며봤어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소파와 TV는 중간방으로 보냈어요. 공간이 작아서 소파를 두기엔 약간 답답해보이기도 했고, 이전 집에서 굉장히 TV와 소파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어서 변화를 시도했죠ㅎㅎ
이케아에서 구매한 액자프레임에 바르셀로나 여행책에 있던 지도를 넣어서 책장 위에 두었어요. 가로로 두는 것보다 비율상 세로가 더 예쁘더라고요. 작은 액자는 선인장을 소재로 작업하는 서양화 작가인 엄마의 그림이고요.
거실 가운데엔 6인용 다이닝 테이블을 배치했어요. 책을 읽거나 일을 하기도 하며, 좁은 주방을 대신해 식사까지 할 수 있죠.
일은 거의 회사에서 마무리하고 집으로 들고 오지 않는 편이었는데, 거실 테이블이 생기고 나선 자꾸 집에와서 일을.......하는 중이에요. (집이 좋아요!!!!)
테이블 위 화병의 꽃은 기분이나 시간적 여유에 따라 교체해주고 있어요. 아무래도 꽃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지금은 프리지아에서 유칼립투스로 바꿔줬답니다:)
음악은 잔잔한 재즈나 올드팝을 좋아해요. 너무 가볍거나 산뜻한 음악보다 약간 무거운 느낌을 좋아하고요.
거실 창 밖으로 남산 타워와 후암동 풍경이 보여요. 옥상에 올라가면 더 잘 보여서 날씨 좋은 날에는 남편과 맥주 한 잔을 즐기기도 하고요.
물건을 잘 정리하는 편은 아니라서 집 정리는 남편의 몫이며.....저는 주로 어지르는 일과 새 물건을 집에 들이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정리를 잘하는 남편을 만나 매우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작은 주방엔 물건을 최소화 했어요. 아무것도 꾸미지 않고 사용중이라 큰 특징은 없어요.
좁은 주방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렇게 거실에 테이블을 크~~게 놓아 우리 집의 포인트 공간으로 꾸리게 되었죠.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여기는 전자파방이라고 이름 붙인 곳이에요. (방 앞에 큰 전봇대가 있거든요ㅋㅋ) 소파와 TV가 모두 이 곳에 있죠.
창가쪽 벽면에 자연스럽게 책들을 줄지어 눕혀뒀어요. 작은 공간이라 책장을 놓았으면 답답했을텐데, 쉽고 간단하게 인테리어까지 해결했죠.
TV장 위에 광목천을 드르르륵 박아 만든 덮개를 덮어줬어요. 수납공간을 가려줘서 깔끔해요.
위에 작은 소품들도 더 돋보이는 것 같고요:)
안방은 화장대와 침대, 딱 필요한 것들로만 채웠어요.
침대 옆에는 작은 스툴을 두고 스탠드랑 책들을 올려뒀어요.
스탠드로 쓰고 있는 요 작업등은 받침이 집게로 되어서 책상 같은 곳에 끼워 고정하는 형식인데, 안 읽는 책을 꽂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명이에요ㅎㅎ
침대 발치에는 작은 포토존을 만들었어요. 신혼집에 빠질 수 없는 웨딩 사진도 뽑아 액자로 만들었어요.
전세이다보니 못질이 좀 걸려서 시계는 바닥에 두었어요. 벽에 걸려있는 것보다 식상하지 않고 예쁘더라고요ㅎㅎ
언제나 새롭고 설레는 소월 라이프
이 집과 후암동은 이제껏 살아왔던 동네에 비해 조금 언덕이 높고, 마트같은 편의 시설이 조금 먼 불편한 점도 있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정취와 낭만이 깊어요. 아이가 생기고, 여러 상황이 변하면 후암동의 생활을 정리할 날도 오겠지만, 되도록 오랫동안 이 곳에서 지내고 싶어요.
남산 소월길을 따라 매일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서울의 한 중심을 오고가며 서울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나의 집 역시. 여행 온 것처럼 언제나 새롭고 설레는 기분이 드는 공간으로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