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공간을 사용하는 모양이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말이에요.”
안녕하세요:-) 경기도 광주에 살고있는 2년차 부부입니다. 저는 그래픽디자인과 건축조명을 전공하고, 현재는 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어요. 남편은 재생공간공유사업과 승차공유시스템 스타트업을 병행하고 있고요.
둘 다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신혼집을 고를 때부터 조금 까다롭게 본 편이에요.
취향이 잘 맞는 부부
저희 부부는 취향이 아주 잘 맞는 편이에요. 분명한 취향이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까다롭기도 하지만 관심이 없는 부분에는 끝까지 없어요.
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취향을 나열하자면, 깔끔한 것을 좋아해요. 그리드에 맞지 않는 것을 잘 못보고요. 컬러를 좋아하지만 온갖 컬러가 무질서하게 남발된 공간은 지양하는 편이고요.
남들과는 다른 유니크한 구조와 한적한 분위기
모두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사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지역과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집을 찾고 싶었어요. 같은 예산으로는 강남에 16평형 전세인데, 이곳에서는 집을 소유할 수 있었죠. 첫째로 신선한 레이아웃이 너무 좋았고, 한적한 분위기와 분당까지 멀지 않다는 점도 좋았어요.
중간 채도로 맞춘 벽
배경색이 중간 채도로 받쳐주면 가구와 사람이 들어왔을 때 전체적으로 느낌을 잘 잡아줄 수 있어요. 그래서 벽은 집요하게 중간 채도의 색깔로 골랐어요. 또 하나 고려했던 점이 있는데, 요즘 신혼집인테리어를 검색하면 거의 비슷한 컨셉과 느낌의 집이 나오더라고요. 또 하나의 같은 신혼집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리나라에서 나무색 가구가 아닌 가구를 찾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많은 부분 직구를 하였어요. 그레이와 베이지톤의 가구를 집요하게 찾아다녔어요. 같은 톤을 사용해도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소재를 다양하게 배치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패브릭과 원목같은 것이요.
시간이 쌓일수록 정이 드는 것들
과하지 않은 디자인, 오히려 모던하거나 아주 클래식해서 유행을 타지 않는 가구를 좋아해요. 시간이 쌓일수록 정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주방 식탁은 대화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에요. 그레이 식탁에 집착했던 저를 위해 남편이 밤낮으로 검색해서 사줬어요:-) 그레이 컬러의 벽과 식탁 그리고 의자까지 비슷하지만 조금씩 톤이 달라서 지루하지 않아요.
식탁 위에는 얼마전 있었던 리빙페어에 가서 데려 온 증폭기를 두었어요. 순수 동과 원목으로 만들어진 데다가 전력없이!! 아날로그 원리로 작동해요. 디자인도 예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요.
자꾸만 정이 가는 공간, 주방
주방에는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깔끔해지는 것 같아요. 초보 새댁으로서 아직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자석 칼걸이, 조리도구 걸이 등 하고 싶은 게 여러가지였는데, 우선 세척 도구를 쭉 정리해보았어요,
거실 옆으로 붙어있는 방
원래 안방 침실로 디자인 된 공간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가벽 공사를 하고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으로 꾸몄어요.
가벽 뒤로는 드레스룸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옷이 많아서 다 수납하려면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더라고요(웃음)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외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전신거울도 두었어요.
계단을 따라 2층의 침실과 서재로
기존의 다락형 복층, 루프탑테라스를 살짝 변형해서 침실과 서재로 만들었어요.
창문 바로 아래에 침대를 두었어요. 결혼 전 침대를 알아보러 다닐 때 너무 비싼 침대 가격에 놀라 매트리스는 한국 가격의 반값에 직구를 했고, 매트리스 하단의 받침은 이케아에서 해결했어요.
뒤에 수납장도 다 짜여있는 덕분에 수납 가구가 추가로 필요하진 않았고요. 스탠드를 두고 싶었지만 다락공간이다 보니 높이가 여의치 않아서 집게등으로 대체했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아요.
침대의 변화
눈 여겨 보던 침대 헤드보드가 관세 없이 구입할 수 있는 200달러 아래로 내려가서 바로 직구했어요. 무려 한 달 만에 배송 받은 이 패브릭으로 된 헤드보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침대를 벽 쪽으로 옮겼습니다.
별 기대 없었는데 침실이 새로 생긴 것 같아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 루프탑테라스
침대 옆으로는 루프탑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창문이 있어요.
봄, 여름에는 이렇게 푸릇푸릇 싱그러운 공간으로 꾸며놓고 한가로이 브런치를 즐기기도 해요.
날씨 좋은 날,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요.
저녁에는 가벼운 와인과 영화를 보는 시간도 종종 가지구요. 이건 겨울인데, 갑자기 모닥불 피워놓고 영화를 보고 싶더라고요. 두꺼운 옷과 털모자까지 완전 무장을 해야한답니다.
‘우리 집’을 꾸민다는 것
공간에 대해 조금은 까다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 집을 꾸미는 것은 우리 부부만의 공간으로 한껏 길들이는 즐거운 작업이에요. 앞으로도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짐은 많이 늘리지 않고 필요한 것들만 품고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