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해요.”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의 카페거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고즈넉한 주택단지가 나온다. 도심 한 복판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멋지고 근사한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카페거리에서 2년을 지내다 너무 좋아 조금 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이 집으로 이사한 지 3개월이 되었다는,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한다는 수정님의 두번째 복층집을 찾아가 보았다.
안녕하세요:-) 11살 된 조금은 사나운 강아지 웅이와 함께 살고 있는 정수정입니다. 저는 의류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는 아동복 디자이너 겸 애견 의류디자이너를 프리랜서로 하고 있어요.
일러스트레이터로 두번째 책 출판을 준비하면서 제 집이자 작업실인 ‘수이아틀리에’를 운영하면서 미술도 가르치고 있어요. 왼쪽 사진의 책은 제가 작년에 쓴 책이에요. 페이퍼커팅아트 책인데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마다 시간도 빨리 가고 집중도 잘돼요. 헤헷:-)
예전에 복층에서 지냈었는데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복층으로 집을 구했습니다. 모든 곳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주택가의 아늑함까지! 게다가 채광과 공간 활용도가 높아 보자마자 계약했어요.
14평정도의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3단 복층구조로 되어있어 해외에 있는 스튜디오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1층에는 화장실과 작업실로 사용하는 공간, 2층에는 옷장과 세탁기 그리고 주방공간, 3층은 침대랑 창고로 사용하고 있어요.
1930년대의 우아함,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해요.
2년 전, 맨 처음 집이자 작업실을 구했을 때는 모든 가구를 이케아에서 구매했었어요. 저렴하고 실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리고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함께하고 싶은 가구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모든 가구를 앤틱가구로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제가 고른 가구들이 시간이 흘러 어떤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상처가 나고 손 때가 묻을 수록 더 멋진 가구를 고르고 싶었기에 정말 많이 발품을 팔았어요. 무엇보다 제가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점은 ‘나무의 색’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을 좁아 보이게 하는 어두운 색 나무보다는 밝지만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는 중간색의 나무로 된 가구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마침 이사 갈 때 이태원 가구거리에서 플리마켓이 열려서 의자는 정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어요. 앤틱가구로 컨셉을 맞추고 소소한 빈티지 소품들은 해외 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면서 모아둔 아이들로 꾸몄어요. 딱-! 모든 것이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1층 작업실 ‘수이아틀리에’
1층에는 화장실과 작업실로 사용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수이아틀리에’는 심미주의자를 위한 일러스트 클래스로 3-5명 소규모 레슨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계단 밑의 작은 공간에는 그림 그리러 오시는 분들의 작품을 보관하고 있어요. 짐들을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하려고 하얀 레이스 커튼을 달아서 살짝 가려 두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수업공간이에요. 여기 의자들이 바로 제가 이태원에서 야무지게 골라온 의자들이죠.
계단 밑으로는 게이트렉을 두어서 공간활용을 하려고 했어요. 사람이 많을 때는 게이트렉을 열어서 넓은 책상으로 사용하고, 평소에는 접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출입구가 있는, 2층
2층은 출입구로 신발장과 미술용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어요.
선반에는 제가 좋아하는 LP판과 향초를 비롯한 작은 소품들을 두었어요.
그리고 주방과 세탁기, 냉장고가 있는데 싱크대에 큰 유리창이 있어서 채광이 정말 좋아요.
바로 앞에 예쁜 정원이 있는 주택이 있어서 정말 좋아요:-)
계단으로 가는 복도에는 ‘뷰로’라는 가구가 있어요. 그 옆에는 전신거울과 작은 화분이 있구요.
복층의 꼭대기
3단 복층의 꼭대기, 3층은 침실로 사용해요.
침대가 있는 공간은 편리하고, 청소하기 편하도록 최대한 심플하게 꾸미기로 했어요.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두지 않았어요.
침대 옆에는 작은 협탁이 있는데 스피커로 라디오를 듣고, 자주 읽는 책들과 화장품들이 있어요.
침대 왼편으로는 붙박이장이 있는데.. 안쪽은 정리가 안돼서 공개할 수가 없네요ㅠ^ㅠ
침대 아래쪽에 작은 바가 있어서 가끔 간단한 간식을 먹기도 해요. 웬만하면 손이 닿는 곳에 모든 것이 있어요.
1층의 가장 안쪽,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화장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수업 공간의 가장 안 쪽에 위치한 화장실이에요.
슬라이딩 도어를 경계로 욕조와 세면대가 분리된 공간에 있어요. 정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이에요.
'집꾸미기'는 일상 그 자체...
저에게 집은 작업실이면서 휴식의 공간이에요.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만큼 제게 집꾸미기는 일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제 클래스를 찾아주시는 분들께도 항상 편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앞으로도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