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려묘 코지와 함께 살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먼지풀 입니다.
늘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을 꾸리는게 작은 소망이었는데 회사때문에 자취를 시작한지 벌써 3년이나 되었네요. 지금의 집에 정착하기까지 1년에 한 번씩, 매년 이사를 하다보니 이젠 어딘가에 진득하게 정착하고 싶은 요즘이에요.
첫 자취방은 화이팅이 넘쳐서 뉴욕의 스튜디오룸 처럼 꾸며보고싶은 마음에 원색 계열이나 팝적인 요소의 소품들로 집안을 장식했었어요.
하지만 두번세번 이사를 하다보니 점차 취향도 달라지고 차분해 져서 지금은 원목과 화이트 조합을 선호하게 됐어요. 두가지 색상 모두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원룸에 가장 적합한 것 같아요.
복층까지 합쳐 약 17평 남짓한 오피스텔입니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원목가구와 식물들을 들여 작지만 아늑한 공간을 완성했어요.
이번 복층집은 저보다 코지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요아이가 바로 저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 코지에요~
이전 자취집들 모두 원룸이라 항상 코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복층집으로 이사온 후 계단을 오르내리길 좋아하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마치 커다란 캣타워가 집안에 생긴 느낌이랄까요.ㅎㅎ
이사 초반에는 집을 넓게 쓰기위해 복층을 침실로 마련하고 1층엔 소파를 두고 생활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불청소나 환기문제때문에 침대를 아래층에 내리게 되었어요.
저는 집에 있을때 많은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요. 작은 집이 퀸사이즈 침대때문에 좁아보이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아늑해 졌어요.
침대와 커튼 모두 화이트로 통일해 좁은 원룸을 조금 더 넓어보이게 만들었어요.
침대 맞은 편에는 작은 원목 책상을 두고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책상 오른쪽 아래에 있는 코지 밥상도 원목제품으로 통일했구요.
향초를 키면 금세 온 집안에 향기가 가득 퍼지는 것은 작은 원룸의 장점이죠.
최근에는 작업책상 바로 오른편에 책장과 TV를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침대 헤드에 기대앉아 큰 TV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면 극장 부럽지 않아요.
책상과 TV가 놓여진 위치 오른편에는 식탁겸 조리대 테이블이 있어요. 초록빛이 예쁜 식물 한 줄기와 액자로 포인트를 줬어요. 코지가 시시때때로 올라가는 곳이라 자잘한 소품들을 많이 둘수가 없어요~
원래 이 테이블의 정체는 하얀 서랍장이에요. 이전집에서 쓰던것인데 작은 소품을 올리거나 나만의 포토 스팟으로 이용하던 곳이었죠. 새집으로 오니 둘곳이 마땅치 않아 원목 상판을 올려두고 아일랜드 테이블처럼 사용하게 되었어요.
가끔은 코지의 생일상이 되기도 하구요. ㅎㅎ
테이블 뒤엔 주방이 자리잡고 있지만 생활하면서 복잡한 싱크대를 보고싶지 않은 마음에 봉을 설치하고 가구들과 비슷한 톤의 커튼을 이용해 가려줬어요. 원룸을 심플하게 유지할 수 있는 팁이에요.
복층 계단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에요. 꽤 많은 가구들이 있기에, 톤과 색감을 맞추어 복잡해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원래 2층은 이렇게 침대를 놓고 사용하고 있었는데, 1층으로 옮긴 후로는 가구나 큰 짐들을 놓는 창고로 사용하고 있어요.
빔프로젝터를 사용해서 가로로 기다란 벽면을 영화관 스크린처럼 사용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왠지 코지의 캣타워 용도로 사용하는게 제일 큰 거 같은건 기분탓인가요.ㅎㅎ
아늑한 나만의 공간
사실 '집' 이라는 단어엔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날그날의 심신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휴식할수 있는곳이라면 어디든 집이 아닐까 싶어요. 이곳에 소개되는 근사하고 넓은 집은 아니더라도 내가 매일 지친 하루를 끝내고 회복할수 있는 아늑한 나만의 공간 인 거죠. 또 어디로 거처를 옮기게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간 온전히 정착 할 수 있는 나만의 집을 꿈꾸고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