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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진
2017.8.28 11:55

각자 다른 로망이었던
주택의 꿈을 이룬 4년차 부부의 집

#협소주택 #10평대 #모던 #네츄럴
조회수18,367| 보관함161| 댓글3

 

“서로 취향이 다른 듯 비슷한데,

그래서 간결함과 따뜻함..

모두를 잡았다고 할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결혼 4년차 맞벌이부부와 4살 남자아이가 함께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합니다.

 

저(남편)는 상업공간의 디자인 및 PM, 그 외 필요에 따라 홈인테리어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초등학생들의 독서교육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교사이구요. 올해 4살인 활동량이 왕성한 장난꾸러기 남자아이 아깽이(애칭)가 살고있어요.

 

처음 단독주택을 이야기 했을 때 아내는 무척 회의적인 반응이었어요. ‘살기 불편할 것 같다’라는 이유가 컸지요. 실제로 저희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주택은 쓰레기를 버릴 때도 멀리 나가야하고, 슈퍼도 차를 타고 나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또한 분당에서 살던 23평 아파트 또한 저희 취향에 맞추어 전면 공사를 했던 집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아파트의 편리함(분리수거, 보안)등을 무시할 수 없었으니깐요. 반대로 동시에 아파트의 단점들이 점점 의식되기 시작했어요. 층간소음, 화장실 물 내려가는 소리, 주차장 등등. 저는 태어나서부터 중학생 때까지 주택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아내와 아이에게 땅을 밟는 즐거움과 아파트에 둘러싸인 하늘이 아닌 제대로 된 하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인터넷으로 땅을 알아보고, 주말에는 동백, 흥덕, 고기 등 단독주택지들을 보고 다니며 서서히 아내를 설득하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알아본 지 6개월정도 되었을 무렵 용인의 동백으로 결정했어요.

 

걸어서 5~10분 거리에 상업시설이 있고, 뒤로는 석성산이, 앞으로는 동백도서관과 호수공원이 있어서 자연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아내도 동네를 보고는 오케이했고요ㅎㅎ 이때부터 일사천리로 땅을 구매하고 설계사를 만나고 6개월의 설계 기간과 6개월의 건축 기간 끝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트와는 조금 다르게

 

아파트와는 다르게 밝은 햇살과 큰 전신거울을 배치하여 온전히 전실의 역할을 하게끔 현관을 만들었습니다. 단차를 크게 주어서 아들이 앉아서 편하게 신발을 신을 수 있는 공간도 되면서 먼지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차단해주고요.

 

중문을 통해 들어오면 주방과 거실이 이어져 있어요. 설계상 주방을 크게 만들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하면 작은 공간을 답답하지 않도록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상부장 없이 선반만으로는 깔끔하게 유지할 자신은 도무지 없고.. 천장까지 닿는 상부장은 답답한 느낌이 있어서 절충안으로 천장을 많이 띄워 놓은 작은 상부장을 선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후드는 노출형으로 선택했고요.

 

상부장 아래와 후드 옆쪽으로는 창문을 내서 빛을 끌어들였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아내가 꼭 만들었으면 하는 공간이 커피 바였는데 오크 원목으로 선반장을 만들고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해서 커피 바 겸 부족한 조리대를 해결했습니다.

 

스킵플로어의 단차를 활용해서 식탁을 두고 한쪽은 바닥에, 한쪽은 의자에 앉도록 하는 다이닝 공간이 완성되었습니다.

 

 

*스킵플로어 : 건물 각 층의 바닥 높이를 일반적인 건물 1층분의 높이 만큼씩 높이지 않고, 각 층계참마다 반층차 높이로 설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방에 붙어있는 다용도실은 그냥 창고가 아니라 외부와 집을 연결하고 있어요. 폴딩도어를 설치해서 정원과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종종 커피도 마시고, 동네 주민분들과 벼룩시장도 열고 있어요.

 

앞으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시 안으로 들어와서 주방과 나란히 붙어있는 거실을 소개할게요.

 

저(남편)는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선호하고, 아내는 깔끔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좋아합니다. 아기자기한 것도 좋아하고요. 취향이 다른 듯 비슷한데, 그래서 화이트와 원목으로 깔끔함과 따뜻함 모두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아내가 주택에 살게 된다면 꼭 ‘거실의 서재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 쪽 벽면을 가로지르는 책장 겸 책상을 설치해서 책이 읽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또한 책장 중간에 수납장을 넣어서 수납을 해결하고 자칫 지저분한 것들을 가려서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가구 배치도 최소한으로 해서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정리했어요. 화분들로 공기 정화에 인테리어 효과는 덤으로..

 

1층이지만 한 층에 3가지 정도의 단 차이를 두어 좁은 집이 넓어 보이는 착시 효과까지 있습니다.

 

왼쪽은 거실, 오른쪽은 주방 그리고 그 가운데 계단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이를 위한 놀이방과 부부를 위한 공간

 

2층의 가족실은 아이 위주의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따로 놀이방을 만들어줄까 생각했지만 어차피 닫힌 공간에 혼자 있기 싫어하는 아이이고, 자는 공간과 노는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서 구상한 공간이에요.

 

소파를 대체할 수 있는 윈도우시트 위로 2m의 통창을 크게 내서 은은한 빛을 끌어들이고, 이래쪽으로는 장난감을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1층 거실을 서재화하면서 없앤 TV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이곳에 설치해서 아이가 잠들고 난 뒤에 부부가 함께 맥주를 마시며 TV를 시청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족실을 지나 아이방으로 가는 복도입니다. 아이방 문은 포켓도어를 설치해서 평소에는 열어놓아 개방감을 높였습니다.

 

 

컬러 벽지를 바른 유일한 곳, 아이방

 

침대프레임을 사용하지 않고 매트리스만 두고 사용하기 위하여 단차를 주었어요.

 

침대와 붙박이 옷장만이 있구요. 아이의 취향은 아니고 부부의 취향인 민트색 벽지를 발랐어요. 저희 집에서 유일하게 컬러 벽지가 발라진 공간이에요. 귀여운 무늬의 커튼, 가랜더 등으로 아이방 다운 느낌을 주었어요. 남쪽과 서쪽으로 각각 다른 모양의 창문을 내어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부분에 변화를 주었죠.

 

 

미니멀리즘, 안방

 

방 안쪽에는 정말 침대만 들어갈 사이즈로 설계했습니다. 아이방과 마찬가지로 침대 프레임을 대신할 단차를 만들었는데 옆으로 책을 쌓아두고 읽고 싶어서 매트리스보다 조금 크게 만들었어요.

 

다만 아쉬운 점은 단차를 띄울 때 조금 더 투자를 해서 바닥에 서랍장 형태의 수납장을 짜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붙박이장으로 작은 드레스룸을 구성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바로 주택의 로망인 다락입니다. 생각보다 쓸모있는 공간이자 아직은 용도가 애매한 공간이에요. 낮은 천장 부분은 붙박이장을 넣어서 수납력을 높였고, 높은 부분은 실생활이 가능한 제 2의 가족실 또는 제3의 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짜 다락의 포인트는 외관 지붕의 모양을 따서 만든 창문인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들어오는 자연광, 저녁에 보이는 별들과 은은한 달빛. 바로 이런 것이 주택 로망의 실현인 것 같아요.

 

 

주택에 사는 기쁨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이라 땅을 밟고 이웃과 교류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오래오래 주택에 거주하고자 합니다. 직접 내 집을 계획하고 짓고 꾸미며 소비자의 니즈도 파악하고, 직접 살면서 불편한 부분을 몸소 체험하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재미도 있어요. 땅을 밟고 파란 하늘을 보며 힐링하는 것이 바로 주택살이의 장점이자 제가 주택에 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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