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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2017.7.24 11:55

제주를 닮아
소박하고 정갈하게 맵시 갖춘 공간

#이색공간 #제주 #네츄럴
조회수84,156| 보관함654| 댓글13

 

“단순함 속에 편안함을 드립니다.”

 

조용히 들려오는 새소리, 반짝이는 바다를 보며 걷는 아침 산책, 해녀가 물질하는 모습, 운 좋은 날 만날 수 있는 뛰어노는 돌고래, 무심코 쌓아놓은 구멍 사이 제주의 바람, 아름답게 노을 지는 풍경 등 이러한 제주의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한동리 해안가에 위치한 호연 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주인 부부의 마음을 닮아 소박하고 정갈하게 맵시 갖춘 백색 공간. 땅을 구하고 오랜 기간 고민하며 일본 감성 그대로 작은 부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만들어 낸 호연 스테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남편 김동호, 아내 김주연의 호연스테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제주를 좋아하고 노을을 좋아하는 호연 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제주에 내려와 건축을 할 때부터 저희의 이름이 들어간 스테이를 운영하기로 계획했어요.

 

저희 부부는 “일상을 여행처럼 살자”라는 모토가 있어요. 그래서 결혼하면 꼭 제주도에 내려가서 여행하듯이 살자 했는데 간절히 원하고 바라니 바램이 이뤄졌죠.

 

 

모눈종이에 그려나간 공간

 

저희 부부는 워낙에 제주의 동쪽을 좋아했어요. 땅도 동쪽을 위주로 알아보며 스테이를 짓고 싶어 했지만, 땅을 구하던 시기에 공항 발표가 나면서 갑자기 매물이 다 없어지고 땅값이 오르는 상황이 있었어요. 다른 곳으로 매매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정말 운 좋게 동쪽에 있는 땅을 구하게 되었죠.

 

서귀포 1.5룸의 신혼집에서 동쪽 공사 현장까지 1시간 10분 걸리는 거리를 매일 아침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건축을 했어요. 땅 파는 것부터 일일이 하다 보니 내 집 만들기에 대한 애정이 깊어져 건축 책까지 찾아보며 공부할 만큼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모눈종이에 직접 그려나간 도면)

 

 

건축에 들어가기 전, 서툰 솜씨였지만 모눈종이에 우리가 꿈꾸고 있는 공간을 차근차근 그려나가며 설계도를 만들었어요.

 

오랜 기간 꿈꿔왔던 순간이기에 저희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 들어가 있는 공간이라 생각되어 꼭 저희의 이름으로 운영하고 싶었어요. 그리하여 남편과 저의 마지막 이름을 따서 호연 스테이가 완성된 거죠.

 

 

제주의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곳

 

저희 스테이는 돌담을 두른 단층의 ㄷ자 형식의 건축이에요. 제주도는 안거리(주인이 사는 공간), 밖거리(손님이 오는 공간) 이런 식으로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집을 지어요. 다른 모양이 아니고 이렇게 짓는 이유는 환경적인 부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동쪽은 태풍의 영향을 심하게 받아 비 바람이 심해 바람을 막기 위해 오래전부터 ㄷ자 구조를 고집했다 해요.

 

저희는 이 공간이 저희 가족만 거주하는 공간이 아닌, 다른 분들이 편안히 쉬었다 가실 수 있는 숙박의 공간인 만큼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하며 꼼꼼하게 건축을 진행했어요.

 

지금부터 조용하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호연 스테이를 보여드릴게요:)

 

 

소박하고 정갈한 1st.stay

 

창밖으로 단정하게 쌓아올린 돌담이 보이는 1st.stay입니다. 저희 부부는 정갈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호연 스테이를 준비하기 위해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인테리어와 소품을 볼 겸 해서 2주간 다녀오며 일본의 미니멀하면서 단아한 스타일을 저희 부부의 힘으로 재현했습니다.

 

단층의 스테이라 안정감이 있어요. 동네에 있는 제주의 옛날 집들이랑 봤을 때 모나지 않게 잘 어울리고 돌담도 이렇게 큰 창을 통해 눈높이에서 볼 수 있어요:)

 

 

일본 감성을 배우고 센스를 사오다

 

일본 가정집에서 흔히 보이는 원목과 화이트의 단아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저희는 결혼하면서 단순하게 살자 했어요. 최소한으로 짐을 꾸리고, 최소한의 가구와 물건을 놓고 간결하게 꾸미고자 했죠.

 

일본에 갔을 때 일본 작가들이 지은 집을 구경했는데 너무 심플한 거에요. 화이트 베이스 인테리어에 소파 하나.. 저희도 그런 스타일을 최대한 관여하여 집과 스테이를 꾸몄습니다. 매거진 랙은 심플하며, 화이트 베이스 벽과 조화롭습니다. 책의 옆면이 아닌 앞표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은 책 표지도 너무 예쁘게 나와서 책만으로도 충분히 인테리어가 되는 것 같아요.

 

스테이의 모든 가구는 자작나무로 제작했어요. 주방 공간은 평소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의 의견을 반영했는데요, 남편의 오랜 로망인 서로 마주 보며 요리하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아일랜드 바를 크게 두었어요.

 

남편이 제주도에 내려오기 전, 카페 운영을 했었기에 커피에 애정이 많아요.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 각 스테이에 더치커피를 직접 내려 드실 수 있도록 마련해놓았어요.

 

호연 스테이는 3개의 스테이로 모두 4인 기준의 스테이에요. 그러기에 두 개의 방과 두 개의 욕실이 있죠. 욕실 같은 경우는 친구들이랑 여행을 갔는데 욕실이 하나면 불편하잖아요. 욕실이 두 개면 동선이 부딪히거나 불편하지 않으니 더 편할 것 같아서 욕실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공간에 식물이 있는 게 포인트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허전한 공간도 식물이 있음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예쁜 공간이 되고요.

 

저희 스테이는 바닷가 앞이라 습기가 높아요. 그래서 거실의 창을 크게 내되 침실 공간의 창은 습기와 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작게 냈어요. 대신에 날이 좋은 날엔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활짝 열릴 수 있는 시스템 창호로 설계했고요.

 

깨끗함과 편안함을 주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스테이들이 공간의 분할이 없었어요. 편안하고, 충분한 휴식은 잠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하지만, 편안한 침구와, 적당한 조명, 채광은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부부의 배려가 들어가 있어요.

 

숙박하시면서 편안히 계시다 가실 수 있도록 했는데 많은 분들이 저희 부부의 느낌을 알아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답니다.  

 

욕실은 남편의 생각이 많이 반영되었어요. 슬리퍼 신는 것을 싫어했고, 샤워 공간과 욕조의 공간이 분리되어있으면 했어요.

 

그리고 욕실의 천장을 높여 답답함을 줄이고자 했어요. 건식 욕실을 생각하고 인테리어를 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익숙지 않았나 봐요. 결국 슬리퍼를 넣어드렸죠 ㅠㅠ 다음으로 호연 스테이의 0st,stay인 저희가 사는 집을 소개해드겠습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저희는 서로를 알게 된 인연도 여행 중에 시작되었어요. 제가 30살 기념으로 혼자 제주도로 여행을 갔는데, 그때 지금의 남편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던지라 혼자 가는 여행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남편과 연인이 되어,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집은 남향이라서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해가 너무 잘 들어와요. 집에서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 거실이에요.

 

스테이와 동일하게 너무 많은 물건보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소한의 물건만 놓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어렵겠지만 천천히 만들어 나가야죠.

 

가구는 직접 제작한 것들이 많아요. 집 안의 모든 가구(붙박이장, 서랍장, 아일랜드바)는 저희가 길이를 직접 재서 디자인을 다 했어요.

 

다이닝 테이블은 자작나무와 화이트 오크로 가구를 만드는 오블리크테이블 이라는 브랜드의 가구에요. 예전부터 이 브랜드의 가구를 갖고 싶었는데 테이블과 통일성을 주면서 다른 가구도 자작나무에 맞춰서 제작해 보면 좋겠다 싶어 집에 있는 모든 가구를 자작나무로 제작했어요.

 

호연 스테이는 전체적으로 스테이가 붙어 있어서 소음 차단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옆집에 누가 있어도 문을 닫고 들어와 있으면 밖에 있는 소음이나 안에 있는 소음이 나가지 않거든요.

 

저희 부부도 음악 듣는 걸 너무 좋아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소음 걱정 없이 항상 노래를 틀고 하루를 시작해요.

 

아내는 안방에 있는 3단 서랍장하고 조명이 있는 공간을 제일 좋아해요.

 

좀 따뜻해 보이고 밤에도 조명이 켜지면 다른 조명 필요 없이 거기만 켜놓으면 침실이 아늑해 보이고 공간이 예뻐 보여서 너무 좋아요.

 

이 공간은 보통 저희가 책도 보고, 빔을 쏴서 영화도 보는 공간이에요. 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에는 아이 방으로 쓸 예정이구요ㅎㅎ

 

결혼하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겠다는 이유 중 하나가 여행하듯이 프리하게 살고 싶은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단순한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

 

병원에서 3교대 근무를 했던 아내와 컴퓨터 프로그램 일을 했던 저희 부부는 삶의 여유를 되찾고자 자유로움이 있는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자고 했던 것 같아요. 스테이를 하는 이유도 그 안에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직장도 이 집이고 생활하는 공간도 이 집이니, 특별한 휴가를 갖지 않는 한 계속 집이라는 공간에서 떠나지 않잖아요. 그래서 집이 중요한 공간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저희 부부는 정말 여행하듯이 편안하게 너무 치이지 않고 내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 생각이랍니다.

 

 

호연스테이

제주시 구좌읍 한동북 1길 51

https://www.hoyounst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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