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마음을 주기 시작하니
집에서도 할 일이 참 많아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IT 업계에서 모바일 서비스 기획을 하고 있는 아라님. 바쁜와중에도 걸어다니는 것,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참 좋아하는 성향이다. 헌데 요즘은 새로 집을 꾸민 탓인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집에 있고 싶다고 한다. 집에 있고 싶어서 그런지 집에서 할 일이 점 점 느는 것 같다고…
오랫동안 이 곳에서 살았어요.
이 집에 대학교 졸업부터 살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멀쩡했던 곳들이 하나둘씩 삐그덕 거렸어요. 계속 이집에 머물고 싶었고 이동네가 저에게 익숙해서 떠나기 싫었어요. 그래서 큰맘먹고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집에 들어왔을 때 보이는 모습이에요. 원룸형 아파트라 베란다가 있었는데 저에게는 크게 필요하지 않아 없앴어요. 그리고 작은집이라 전체적인 베이스 컬러를 화이트로 정했지요.
침실과 거실을 꼭 나누고 싶었어요.
몇 년동안 원룸형에 살다보니, 각 공간을 나누고 싶었어요. 좁은 공간이라 답답해 보일까봐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전체 구조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원룸보다, 공간분리를 하니 더 넓어 보이고 공간 자체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침실 분리를 위해 세운 가벽이 제가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에요. 거실을 향한 가벽에는 불투명 유리창을 넣었어요. 밖에서 안이보이지 않고 침실만 햇볕이 은은하게 들어와서 좋아요.
앞 뒤로 여는 문보다는 옆으로 열 수 있는 슬라이딩문은 더 많은 공간을 쓸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비좁은 느낌을 없애주기도 해요.
이번에 새롭게 만든 침실이에요. 침대는 슈퍼싱글보다 약간큰 사이즈가 들어가고, 한쪽에는 자기전에 키고 끌 수 있는 스탠드 조명을 두었어요.
거실쪽 가벽의 창과 다르게 베란다와 마주보는 가벽에는 열수 있는 투명한 창을 넣었어요. 집안 곳곳에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고 싶었죠. 그리고 살짝 생긴 틈에 선반을 짜 넣었어요. 인터넷으로 개당 만원도 안하는 선반을 원하는 사이즈대로 주문해 직접 설치 했어요.
침대에 누워 바라봤을 때 보이는 모습이에요. 우측에는 제작한 붙박이장이 있고, 3단 서랍장 위에는 칼라거펠트 사진전에서 기념으로 받은 포스터를 액자로 제작했어요.
쿠바여행에서 사온 그림이에요. 초등학교때 친구와 떠난 여행이었는데, 그림하나를 사고 하나 더 살까 말까하고 망설일때 친구가 선물해줬어요. 볼때마다 쿠바와 친구가 생각나서 기분이 좋아요.
침대에 누워 바라봤을 때 보이는 모습이에요. 우측에는 제작한 붙박이장이 있고, 3단 서랍장 위에는 칼라거펠트 사진전에서 기념으로 받은 포스터를 액자로 제작했어요.
화이트 거실
편하게 티비를 볼 수 있는 2인용 패브릭 소파를 두었어요. 언제라도 기대 쉬려고 쿠션들도 놓았어요. ㅎㅎ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은 화이트로 했어요. 그리고 소품이나 식물들로 집에 생기를 넣어 보려고 했어요.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창가자리를 워낙 좋아해서 집안에도 저만의 창가자리를 만들었어요. 왼쪽으로 보이는 안쪽공간에는 좁은 오픈 수납장을 제작해서 놓았어요. 장식품을 두기에 딱이에요.
집안 곳곳에 각기다른 식물들을 두었어요.
액자의 포스터는 칼라거펠트 사진전과 린다 맥카트니 사진전에서 구매하고 액자만 제작하거나, 사이즈 맞는 액자에 넣었어요. 예전집부터 있던 액자인데… 바꿔야지 하고 벌써 다섯달이 지났네요…^^
예전 부터 썼던 이케아 가구들 모두 지금 집과도 잘 어울려요.
이곳에도 과하지 않은 장식품들을 올려 놓았어요. 작은식물과 캔들 그리고 액자는 그때그때 바꾸기도 손쉽고 밋밋한곳을 장식할때 가장 손쉬운 아이템인 것 같아요.
베이직한 인테리어 화장실
침실과 나란히 위치한 화장실이에요. 저는 화장대를 따로 두지 않고 욕실을 활용하는 편이라 건식으로 바꾸어 보았어요. 방처럼 왔다갔다 할 수 있어 편해요.
정사각형 기본 화이트 타일과 바닥은 밝은 그레이로 깔았아요. 사실 조금 더 작은 타일벽으로 하고 싶었지만 타일크기가 작을 수록 시공하는 과정이 더 복잡한지 가격이 올라가 이 크기로 결정을 했어요….ㅎㅎ
변기 위에는 심플하면서 모던한 느낌이 나는 메탈 선반을 달았는데요. 나중에 지겨워질때쯤 티크 나무 선반으로 바꾸어 보려고 해요.
샤워 파티션은 유리 도어로 설치할까 했었는데 샤워커튼은 활짝 열어 둘 수도 있고 다른 디자인커튼으로 교채할 수 있어서 더 실용적인 것 같아요.
세면대 위쪽, 거울 수납장 옆으로 생긴 틈에도 선반을 짜서 넣었어요. 슬라딩 도어가 방음이 덜 된다고하여 손님 방문시 에티켓 음악을 틀어줘야지 하고 두었는데, 막상 친구가 오면 떠들고 놀기 바빠 잊어버렸어요…^^
러그는 두어개 여분으로 다른색을 두고 쓰고 있어요. 러그나 타올색만 달라져도 느낌이 확 달라져요. 화이트 인테리어의 매력인것 같아요.
바쁜 직장인의 주방
욕실문을 열고 주방을 바라봤을 때에요. 베란다를 없애면서 세탁실도 같이 없어지면서 주방에 작은 빌트인 드럼 세탁기를 설치했어요.
저는 예쁘지 않은 물건들은 보이지 않게 넣어 두는 편이에요. 주방 수납을 위한 상부장과 하부장은 가능한 최대로 제작했어요. 혼자살기 때문에 냉장고는 양문형 대신 일반형으로 쓰고 있어요.
식탁 벽에 살짝기댄 액자는 작년 멘디니 전시회에서 기념품으로 샀어요. 멘디니의 와인따개 디자인 스케치라서 주방 공간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주방과 거실은 아일랜드 식탁으로 연결되는 공간을 살짝 구분했어요. 그리고 높은 화이트 의자를 두었어요.
장식이 없는 가구는 이케아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 수납장도 벽에 부착해서 바닥에 꽉차는 느낌이 없고 높낮이도 다르게해 소파 옆에서는 선반처럼 쓰고 있어요. 특히 이 제품은 모듈형이라 살다가 하나씩 추가 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
나의 ‘공간 나누기’의 마무리
마지막으로 공간을 나눈 현관쪽을 볼 수 있어요. 오픈 선반형 수납장을 두었어요. 밖에서 들어 왔을때 시야가 주방보다는 거실쪽으로 갈 수 있게 했어요.
양쪽으로 뚫려있는 선반형이라 현관과 주방 양쪽다 소품들을 볼 수 있어요.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
하루종일 회사에서 사람들과 바쁘게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더 남이 꾸며주는 집은 아니었으면 해요. 시간이 지나면 이집도 저도 낡고 빛바래질텐데요. 이왕이면 낡아가는 모습도 신선하고 편안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