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리빙 소품 디자이너입니다. 퇴근 후에는 귀염둥이 푸들 한 마리, 동거인과 함께 집콕라이프를 즐기고 있어요. 이렇게 코로나 이후로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다 보니, 집을 더 안락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약 13평 정도 되는 낡은 다세대 주택으로, 저의 두 번째 공간입니다.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오래된 나무 천장을 보고 반해버렸어요. 물론 천장뿐만 아니라 창문도 나무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전에 살던 집이랑은 다른 분위기의 집을 꾸밀 수 있을 것 같아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천장에 반해서 덜컥 계약해 버렸지만, 막상 여기서 살 생각을 하니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벌레나, 추위랑 더위 등 실제로 살아보니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의 매력이 있는 집이에요.
이사 후 나무 창문과 나무 천장을 보면서 빈티지인테리어에 대한 열의를 가졌던 거 같아요. 그런데 너무 할머니 집 같은 빈티지 스타일 말고, 약간 미드 센추리 모던 정도로 꾸미고 싶었어요. 또 이 집은 특별히 시공을 한 건 아니라, 입주 전과 컨디션 자체는 동일합니다.
이 집의 또 다른 장점은 지하철역이 가깝고, 무엇보다도 한강공원이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거예요. 뷰는 포기했지만 대신 날씨가 좋을 때마다 한강으로 피크닉을 갑니다.
BEFORE
AFTER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현관과 화장실, 주방, 방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작은 거실입니다. 현관이 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찬바람과 햇빛이 거실까지 들어오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현관과 거실 사이에 가리개 커튼을 달아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체크체크한 커튼으로 골랐어요.
또 아담한 크기라 거실은 소파를 놓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창가에 테이블을 놓고 다이닝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공간에 비해 조금 큰 테이블과 다섯 개의 의자를 두었어요.
최근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바꾸면서 조금 더 여유롭게 거실을 사용 중입니다.
또 테이블 아래에는 블루톤 러그를 깔아 주었습니다. 러그, 커튼, 침구 같은 패브릭을 바꿔주면 장식장이나 식탁 같은 큰 가구를 바꾸지 않아도 분위기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테이블 뒤에 있는 선반장은 직접 제작했습니다! 원하는 형태로 설계하고, 나무를 구매해서 마감까지 직접 했는데, 하필 한여름 가장 더운 날에 작업을 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너무너무 고생했어요.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BEFORE
AFTER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침실이에요. 방 두 개 중에서 큰 방을 침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침실은 저희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라 매번 배치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주고 있어요! 올 여름쯤 부터는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찾아서 안 바꾸고 사용 중이지만, 조만간 또 변화를 줄 것 같네요.
또 이사 전부터 소파를 너무너무 두고 싶었는데, 거실이 마땅치가 않아서 침실에 두고 원룸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침대에서만 생활하다가 소파가 생기니 앉아도 있고 훨씬 편해진 것 같아요. 이전에는 좀 썰렁하고 미완성된 느낌이었다면, 소파가 생기면서 아늑하고 집 같은 느낌이 드네요.
거실에는 러그로 스타일의 변화를 주고 있다면 침실은 침구로 분위기를 연출해 주었어요. 침구의 비비드한 컬러로 미드 센추리 모던한 느낌을 내보았습니다.
침대 옆에는 우드 협탁이, 맞은편에는 수납장이 있는데요. 세트로 구매한 거라 통일감도 들고 특유의 빈티지 무드가 마음에 드네요.
수납장 위에는 액자와 컵, 스탠드 등 각종 오브제로 장식해 주었습니다.
집은 단순히 공간을 넘어 한 사람의 가족과도 같아요. 매일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기보다는, 살면서 계속해서 바꿔주고 가꿔가며 살게 되잖아요. 지속적으로 집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니, 취향은 물론 집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집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힐링이네요. 그럼 저희 집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