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리 상담을 전공하고 있는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미술치료사를 공부하다 심리 공부에 빠져 편입까지 하게 되었네요. 공부를 하면서 제 자신을 알아 간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타인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집에 있는 동안은 늘 집안을 살피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고 싶어도 집안일은 워낙 끝도 없잖아요. 또 이번에는 어떤 구조로 변경할까 고민도 하고요, 반려 식물들을 보살피고 저를 위한 홈 카페도 오픈해요.
제가 살고 있는 집은 12년 된 33평 아파트입니다. 방 3개, 화장실 2개, 앞뒤 베란다로 이루어져 있어요. 처음에는 단점인 줄 알았으나 확장 안 한 베란다가 장점이 되어주었고요.
처음 이 집을 접하고 고민할 틈도 없었습니다. 전세 대란이 일어나 집을 구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정말 줄 서서 집을 본다는 얘기를 뉴스에서만 보았는데 제가 이 집을 그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친정 엄마와 이곳에 집이 나왔으면 하고 기도하고 지나갔는데 운명처럼 그날 저녁 집이 나와 볼 수 있게 되었고 운이 좋게 저희 집이 되었습니다. 간절했던 엄마의 기도를 들어 주셨나 봅니다. 이 집이 아니었음 30년을 넘게 살았던 이 동네를 떠나야 했거든요.
신혼 가구를 장만할 적에는 친정 엄마가 모두 구매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엄마는 비싼 가구로 잔뜩 사주셨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었죠.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인테리어라는 생각도 못 하고 살았는데 이제 어느덧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랐고 하나둘씩 제가 원하는 것들로 채워나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케아 쇼룸을 닮은 집이 되었어요.
또 우연히 식물의 매력에 빠져 하나둘씩 키우기 시작한 것이 한 아름 되었습니다. 집 안에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의 휴양지 같은 집이 될 수 있었어요. 올여름 아이들 풀장을 만들어 주다 저의 식물들을 새로이 배치하고 예전에 쓰던 행잉 식물까지 조화를 맞추어 주니 휴양지 부럽지 않은 베란다가 탄생되었지요. 집 덕분에 제가 참 감사한 칭찬들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에도 갈수 없었던 여름, 저희는 베란다 풀장을 보며 나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감사한 이 집에 애칭을 붙여 주었죠, 바로 '하나네 집'입니다. 그럼 하나네 집 한 번 구경 해보실래요?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거실입니다. 거실은 온 가족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에요. 때문에 가족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꾸며주었습니다.
거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소파예요. 코너 소파라서 앉고 누워 있기 편하지만 다섯 식구가 모두 사용하기에는 조금 좁았어요. 그래서 최근 1인용 소파를 2개 구매하여 놓았더니 눈치게임하지 않고 온 가족이 거실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파 맞은편에는 TV와 거실장을 두었는데요. 소파와 러그, 커튼이 모두 흰색이다 보니 흰색 서랍장을 거실장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화이트로 맞춰준 덕분에 조명만 켜도 분위기 맛집이 된답니다.
또 방보다 더 많이 생활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공간보다 가구가 많은 편인데요. 아이들의 개인 물건을 언제든지 거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서랍장을 배치하여 주었어요. 또 가구들이 거실 중간을 둘러싸도록 배치해서 최대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스타일링 해 보았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인 베란다를 소개해 볼게요. 저희 집은 앞뒤로 베란다가 있어요. 베란다에서는 경치가 탁 트여 아침이면 산에 걸친 구름을 보고 날씨를 판가름하곤 하지요.
이렇게 좋은 경치를 마음껏 즐기고 싶어 제가 가지고 있는 식물들로 배치하며 꾸미기 시작했는데, 코로나 단계가 심해져 어느 곳도 갈수 없던 여름이 되었어요. 아이들의 방학은 다가오고 갈 수 있는 곳은 없어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베란다에 미니 풀장을 펼쳐 아이들이 발이라도 담글 수 있게 만들어 주었어요. 라탄 의자와 조화 그리고 저의 반려 식물들의 배치로 꼭 동남아 어딘가에 여행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베란다 풀장은 여러모로 걱정이 많이 되어 얼마 있지 않아 철수했습니다. 결국 어떻게 하면 가족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저를 위한 홈 카페로 변신했어요. 각자의 방들이 있지만 사실 저만의 공간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과감히 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차도 마시고 책도 보고 정말 한번 앉으면 일어나기가 싫을 정도로 편안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사는 저에게 베란다는 선물 같은 공간입니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입니다. 주방은 오랜 저의 바람을 이룬 곳이에요. 주방 가운데에 6인용 테이블 놓았거든요. 그전에는 4인용 대리석 식탁을 사용했는데 무겁기도 하고 5명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좁은 감이 있어 과감히 식탁을 바꾸었습니다.
블랙 식탁은 주방의 분위기를 차분히 잡아주더라고요. 때문에 초록빛 식물을 이용하여 좀 더 생기 있는 주방이 되도록 꾸며 보았어요.
고된 하루를 보낸 우리 가족, 침실에서만큼은 더욱더 특별하게 대접하고 싶었어요. 많이들 쓰시는 새하얀 침구는 호텔을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호텔보다는 리조트의 편안함이 더 좋아해요. 그래서 동남아에 있는 풀빌라나 리조트 인테리어를 보고 스타일링하였습니다.
리조트에는 꼭 캐노피가 있잖아요? 그래서 커튼을 이용하여 캐노피를 만들어 보았어요. 가족들이 각자의 방에 들어섰을 때 언제나 포근하고 대접받는 기쁨을 누렸으면 합니다.
저희 큰 아이는 중학생입니다. 아이들 방은 대부분 책도 많고 물건들도 많은데 저희 아이는 물건이 보이는 것을 싫어하여 꼭꼭 숨겨 두었지요. 책장은 모두 도어가 있는 것을 선택하여 차곡차곡 정리를 해두어 저희 집에서 365일 깔끔한 공간입니다.
벙커 침대는 아이의 선택이었어요. 잘 쓰던 퀸 사이즈 침대는 처분하고 아이가 원하던 벙커 침대를 사주었는데, 지금은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좁은 방에 활용하기 너무 좋아요!
특히 벙커 밑은 정말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큰 딸아이는 방을 혼자 쓰지만 아직 둘째와 셋째는 방을 같이 써요. 이 집은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은 집이라서 방이 좁은 편인데 두 아이의 짐을 같이 넣으려 하니 정말 어려웠던 공간이에요. 하지만 침대도 2개, 책상도 2개, 서랍장도 2개! 꽉꽉 채워 넣었지만 답답하지 않은 마법 같은 방이에요.
어릴 적 집안의 형편이 어려웠어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가서 '우리 집과는 좀 다르구나' 생각했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먹먹합니다. 어린 제가 느꼈던 집에 대한 감정이 오롯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집에 대한 생각이 더 깊은 것 같아요.
마침내 지금껏 꿈꿔왔던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게 되었네요. 전셋집이어도 가구와 소품 배치만으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었고요. 내 집이 아니라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사는 동안에는 내 집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위한 공간으로 연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공간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엄청나거든요. 많은 분들이 '공간이 주는 기쁨'을 같이 누렸으면 좋겠어요. 좋은 건 나누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