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상편집과 촬영을 하고 있는 최소우림이라고 합니다. 제 취미는 스노쿨링입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고요. 한곳에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계획성보다는 행동력이 강한 편이에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하는 취미도 가지게 되었어요. 바로 식물 가꾸기인데요. 또 식물로 가득 찬 집에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거나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저는 제주의 10평 원룸에서 살고 있어요. 방 1개, 화장실 1개, 작은 창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집을 구하러 다닐 때, 애초부터 인테리어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몰딩, 창틀, 문, 가구 등 제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촌스러운 집은 제외했고, 인테리어를 제 마음에 맞게 할 수 있는 공간 구조, 채광, 층수, 주차공간, 가격까지 고려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주도로 이주한 만큼 바닷가 근처에 위치해야 하는 집으로 구했어요.
평소에 나무 소재의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라, 초록, 베이지, 화이트, 블랙 등을 키 컬러로 정했습니다. 식물들이 많아질수록 그에 어울리게 집을 꾸미려 했고요.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제 공간이 완성되었습니다. 특별한 시공 없이 가구 및 소품 구매 비용으로만 150만 원 정도 소요했어요.
우리 집 소개를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곳은 거실 공간입니다. 원룸이라 딱히 공간 분리는 되어 있지 않지만, 식물들이 잔뜩 있는 이 공간을 거실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저희 북서향인데요. 북서향의 집에 생장환경이 맞는 식물은 정말 제한적입니다. 그리하여 가장 바람과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공간에 식물들을 두고 키웁니다. 가구는 감귤 박스를 쌓아 식물 거치대로 쓰거나 시멘트와 목재상에서 재단해온 나무로 TV 선반을 만들어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식물장으로서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집이 원룸이다 보니 주방 역시 아담한 편입니다. 싱크대는 주로 작은 화분에 물을 주는 공간으로 쓰기 때문에 최소한의 주방기구들만 있습니다.
주방과 거실 사이 다이닝룸의 경우 책상을 작업대 겸 식탁으로 쓰고 있습니다. 평소 작업대로 쓰다가 손님을 초대하면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치하였습니다.
식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초록빛의 침실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예쁜 초록 침구를 선택했어요. 침대 옆과 끝자락에 식물들을 두어 매일 눈을 뜨고 잠에 드는 순간, 시야에 식물이 가득 들어와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침대 프레임은 수조 제작 회사 입구에 처분하려 둔 나무 팔레트를 사장님께 여쭤본 후 가져와 재단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침대 옆 협탁은 당근 마켓에서 무료나눔하는 감귤 박스와 팔레트를 재단한 뒤 남은 목재로 만들었습니다. 하단 부는 작은 책꽂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볼 수 있는 관경입니다. 침실은 저희 집에서 식물의 싱그러움을 가장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죠. 저는 주로 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관엽식물들을 좋아하는데요. 마침 이런 식물들이 대체로 반음지, 반양지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북서향인 저희 집에서 키우기 딱 좋습니다.
식물을 이렇게 많이 키우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알면 알수록 식물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고 각각의 종이 가지는 형태와 색, 패턴의 아름다움에는 한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외형적 심미성 이외에도 생물로서 이들이 생장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참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이번 방을 잠깐 살고 떠날 공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살아도 내 공간이라 인식하고 나니 마음 놓고 식물들을 들였어요.
자취를 처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집이 아닌 나의 공간에 투자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당장의 행복감을 우선시하자는 생각에서 내 공간에 대한 태도를 달리 한 것인데, 일상에 자연스럽게 더해진 만족감은 삶의 질을 올려놓았고 막연한 미래 대신 현재의 행복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상으로 저희 집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