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이머무는집'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전직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것과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참 좋아해서, 소소한 일상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기록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해 관심이 참 많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집에 날아온 아파트 전단지를 보고, A 구조와 B 구조가 그려진 평면도만 한 시간 넘게 보곤 했었죠. 성인이 된 후, 어린이집 교사를 하면서 교육 주제에 맞게 교육 환경을 바꿔주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일을 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감각을 익혔던 것 같아요.
현재 저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요. 집에서도 아이를 위해 가구를 옮기고 환경 구성을 해주다 보니 어느덧 집 꾸미기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지어진 지 16년 된 27평 아파트입니다. 거실, 침실, 아기방, 옷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확장을 하지 않은 터라, 거실 발코니와 방마다 작은 발코니가 있어요.
이곳에서 저는 남편 그리고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길냥이들을 키우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 치즈 고양이 두 마리도 저희 집식구가 되었어요. 한 마리는 완전 개냥이이고, 한 마리는 예민하고 조용한 녀석입니다.
후에 아이가 태어나고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더니, 요새는 첫째 아이를 가끔 물거나 할퀴어서 아이가 무서워해서 걱정이에요. 육아 육묘가 쉽진 않지만, 저는 이 집에서 아이들 그리고 고양이들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저희 집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나는 내추럴 컨셉인데, 부분적으로는 빈티지한 느낌으로 꾸미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전세로 살고 있는지라, 리모델링을 진행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래도 주인분께서 저희가 입주하기 전에 새로 도배를 싹 해주셨어요. 그래서 최대한 가구와 소품만을 이용해, 집에 변화를 주고자 했는데요. 그 변화들을 모아보니, 옷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이 수시로 인테리어 바뀌어왔더라고요. 그 변화를 중심으로 저희 집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 이 집에 입주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몰딩이 있기는 했지만, 체리색이 아니라 따뜻한 원목 색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거실은 베란다와 더불어 저희 집의 모든 공간들 중에 변화가 제일 많았던 곳이에요. 저희 집은 거실에 TV가 없기 때문에 가구배치에 제한도 없었죠. 물론 위 사진처럼 일반적인 거실처럼 꾸민 적도 있긴 했는데요.
계절에 따라 가구와 소품들을 바꿔가며, 때로는 홈캠핑장, 때로는 영화관, 때로는 홈카페로 변신시키곤 했어요. 둘째가 태어난 지금은 거실 전체에 아기 매트를 깔고 지내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거실에서 중에 몇 가지를 컨셉을 여러분께 보여드릴게요.
저희 집의 방들이 넓지 않다 보니, 저는 주로 거실이나 베란다, 침실 등에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많이 꾸며주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그중에서도 베란다의 활용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옛날 아파트여서 그런지 베란다가 좀 넓어서, 여러 가지로 변신이 가능하더라고요! 또 거실 쪽 베란다와 침실 쪽의 베란다가 하나로 이어져있어서, 길게 공간을 활용하기 좋아요.
베란다는 계절에 따라 변화를 주었었는데요. 봄에는 따스한 곳에서 놀 수 있도록, 베란다에 장난감 수납함을 놓아주거나, 꽃집 스타일로 꾸며주기도 하고요. 여름에는 발코니에 베터파크(베란다 + 워터파크)를 만둘어 주기도 하고, 가을에는 아이만의 홈카페를, 겨울에는 붕어빵 가게도 만들어주곤 했었어요. 최근에는 아이들의 장난감들을 쭉 진열해놓고 키즈카페처럼 꾸며주었답니다.
저희 집 주방은 일자 모양이어서, 동선이 짧다는 점이 효율적이었어요. 사진을 보시고 '냉장고는 어디 있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냉장고는 주방에 딸린 보조 주방에 들어가 있습니다.
주방은 셀프로 팬트리장을 만들어, 차곡차곡 식료품과 주방 도구들을 채워 넣었어요. 먼저 노트에 대략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케아에서 택배로 배송받은 이바르 선반을 주문했는데요. 생각보다 설치가 어렵지 않더라고요. 선반의 위치도 마음대로 조절 가능해서 정말 편리하고 좋아요!
확실히 팬트리가 생기니까 너무 편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식료품들과 주방도구들을 다 꺼내놓고 지내다가 지금은 그릇과 식기들, 가전제품 등을 모두 정리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무엇이 부족한 지 한눈에 들어오니까 식료품도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게 가능해지더라고요.
침실 역시 다른 공간처럼 내추럴하고 심플하게 숙소 느낌으로 꾸미려고 했었는데요. 입주한 뒤 집주인분께서 블루 색상의 벽지로 도배해 주신 것을 보고, 그에 어울리는 빈티지 느낌으로 꾸미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외국의 에어비엔비에 놀러온 느낌처럼 꾸며보기도 하고 했었는데, 둘째가 생긴 지금은 이 공간에서 온 가족이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매트리스 두개를 합친 패밀리 침대에서 첫째와 같이 자고, 둘째가 자는 아기 침대까지 놓으니, 침실 꾸미기는 올스톱 된 상태에요.
침실 맞은편에 있는 방은 지금은 아이방으로 사용 중이지만, 예전에는 홈카페방으로 사용하던 공간이에요. 저희 부부가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신혼 때부터 6인용 식탁을 두고 생활했었답니다. 저희가 머무는 집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까지도 품는 따뜻한 공간이었으면 했거든요. 특히나 이 방을 사람들과 식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쓸 생각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말았죠. 그 후로 6인용 식탁을 팔고, 현재는 아이 침대가 놓인 평범한 아이방이 돼버렸네요.
변화가 정말 많았던 집이어서 집 소개를 보시는 분들이 정신없으셨을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의 공간을 공개하는 것이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용기 내어 공개해 봅니다.
저희 집은 그냥 평범한 한 가족이 매일 행복한 이야기를 쌓아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지만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아이에게 따스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해요. 좋은 집이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이어서 좋은 집,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일상이 쌓이는 집. 앞으로도 우리가 머무는 집이 그런 집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