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니로기라고 합니다. 저는 디자이너, 남편은 엔지니어로 3년차 동갑내내 부부입니다. 둘 다 풀타임 직장인이다보니 함께 도란도란 있는 시간은 겨우 주말뿐이라, 주말만 되면 집돌이, 집순이 부부로 지내고 있어요. 또 그러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되었고요.
'한 번 나갔다오면 쉽게 방전되기도하는데, 그러려니 그냥 집에서 홈카페를 즐기지 뭐. 그냥 뭐 집에서 영화 한 편 보지 뭐.' 이런식으로 점점 더 집에서 보내는데 소소한 행복을 느끼다보니 자연스럽게 최근 집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지어진 지 18년 된 아파트에서 살고있어요. 침실 3개, 화장실 2개, 거실 그리고 전실로 이루어진 집이예요.
사실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 신축을 들어가고 싶었지만, 당시 보유하고 있던 금액대로는 갈수가 없어요. 2세를 생각해서 충분한 공간을 가진 집들을 살펴보면서 지금살고 있는 구축아파트 보게 되었고, 광폭베란다, 전실 등 요즘에 보기 힘들게 넓게 빠진 집을 보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예쁘게 꾸며주면 이 집도 봐줄 만할 것 같은데?ㅎㅎ’이렇게요.
하지만 저희 집에는 아직 저와 남편만 살고있는 지라, 공간이 많이 남게되었어요. 그래서 위 그림과 같이 공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저희 집의 비포 모습입니다. 현관문을 열면 이렇게 전실이 나오는데요. 여기서부터 벌써 체리색 몰딩의 향연이 예상되지 않나요? 😁
거실은 보시다시피 베란다 확장이 안 되어 있는 구축 아파트입니다. 2000년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는 대게 베란다가 상당히 넓게 구성이 되어있더라고요. 처음에는 확장도 고민했지만, 함부로 손을 댓다가 후회할까 싶어 손을 대지는 않았습니다.
체리색 몰딩과 다 벗겨져 가는 바닥이 인상적인 주방 모습이에요. 작은 ㄱ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방이었는데, 현재는 과거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방 옆 작은 베란다는 보조 주방이었는데요. 이쪽으로 나가면 냉장고 자리와, 세탁공간 그리고 작은 펜트리가 있습니다.
안방입니다. 거실에는 마루가 깔려있었지만 방들은 모두 장판이 깔려있었는데요. 하얀색 붙박이 장이 있었지만 방을 더 넓게 쓰고싶어서 현재는 과감이 없애버렸습니다. 대신 안방 옆에 있던 미니 드레스룸을 철거하고, 그곳에 붙박이장을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화장실 사진입니다. 욕실 크기가 넉넉하지 않은데, 욕조까지 들어와 있으니 더 좁아보이더라고요.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욕조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없어졌습니다. 😥
지금의 신혼집에 영향을 준 공간은 또 있어요. 바로 저희의 신혼 여행지 숙소입니다. 포르투갈로 신혼여행을 떠났을 때, 저희는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해, 머물렀었는데요. 그때 그 숙소의 유럽감성을 참 좋아했어요. 화이트와 우드로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면서 집주인의 섬세하고 센스있는 몇 가지의 포인트가 사로잡았었죠.
여러가지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다보니 결국은 여행지에서의 느낌을 살려 주로 화이트X우드 공간을 스크랩하고 있는 저희를 발견했고 그렇게 시작된 공사가 지금 모습으로 자리잡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화이트 공간을 하기로 결정을 하면서 관리하는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덕분에 주말엔 더 열심히 청소를 하면서 지내고있어요.
저희 집에 들어오실 때에는 전실을 거쳐야해요. 공간이 꽤 넓어서 식물들을 놓아 키우고 있고, 수납장도 넉넉하게 둘 수 있었어요. 거실과 마주하는 중문은 유리문으로 해놓았답니다.
유리문을 지나 제일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컨셉대로 꾸며본 저희 집 거실입니다. 집을 꾸미기 전에 바라던 몇 가지가 있다면 전반적인 가족의 공유들은 "공간"은 막혀있지 않았으면 했어요. 또 공간의 기능에 공간이 가진 가능성들이 한정되지 않았으면 했구요. 특히나 거실이 그랬었던 것 같아요. 요즘 TV가 없는 거실이 트렌드였잖아요?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어린 시절 가족이 각자의 방에서 소통 없이 있었던 게 시간이 흐르고나니 많이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남편과 저 이렇게 둘 뿐이지만 이 '거실'이라는 공간에서 둘이 함께 있었으면 했습니다.
제 취미 중에 하나가 블로그를 하거나 블로그에 소개하고싶은 것들을 탐색하는 것인데요. '소파와 티비를 좋아하는 남편과 종종 블로그에 글 쓰는 취미를 둔 와이프가 함께하는 거실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었어요. 마침 또 거실이 앞, 뒤로 길게 빠진 형태라 소파를 앞으로 좀 당겨두어도 뒤쪽에 충분히 책장을 설치할 수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이 때다 싶어서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북유럽 인테리어에서 볼 법한 스트링 선반을 들였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생각보다 2000년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는 대게 베란다가 상당히 넓게 구성이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공간을 그냥 베란다로만 사용하기에는 길고 넓고! 또 아까운 공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요즘 확장하시는 분들이 많긴 한데...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대신! 그럼 추울 때에는 닫아두고 날이 좋을 때는 이 공간은 넓게 활용하면 어떨까?'하며 남편과 ‘폴딩도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폴딩도어의 디자인을 선호하진 않지만, 이 도어를 열어두면 또 매력이 엄청나더라고요. 진짜 후회 없는 선택입니다.
날이 좋을 때는 여기에 앉아서 도란도란 남편과 티타임을 즐기거나, 근사한 레스토랑 부럽지 않게 브런치를 즐기기도해요! 또 블로그 하면서 촬영 할 일이 많은데, 가끔 햇살 좋을 때는 이곳에서 촬영을 하기도합니다. 아직은 이 공간은 예산이 모자라서 꾸미는 단계에 있는데요. 조만간 기존집에서 사용했던 그레이 가구를 빼고 새로이 바꿀 생각에 굉장히 신나있습니다.
이번에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입니다. 주방에는 타일이 빠질 수 없죠. 리모델링을 할 예산이 넉넉치 않았지만, 바로 이 타일에 꽤 많은 투자를 했답니다. 저희 나름대로는 타일 만큼은 꽤 신경을 썼어요. 화이트인테리어인 만큼 화이트 타일과 시원시원해보이는 수전과 싱크로 고르려고 했습니다.
30평형의 아파트임에 불구하고 보조주방이 베란다 밖으로 나있어서 주방이 큰 편은 아니예요. 그래서 싱크대 위 쪽으로 오픈형 주방공간도 고려했었는데요. 나름 3년차 주부가 되니 수납할 것들이 꽤 많아질 것 같아 결국 상부에 장을 짰답니다. 그치만! 깔끔하게 타일포인트를 살려둘 수 있도록 모든 주방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간접등을 추가했어요.
시공을 하기 전 부엌은 ㄱ자 형태의 작업대를 갖추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혼자 주방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사람들과 동 떨어지는 느낌이 들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도란도란 얘기하기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게 잘 맞는 주방은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아예 오픈된 주방으로 같이 음식준비도 하면서 다이닝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바로 뒤에 테이블을 비치해두었습니다! 테이블을 두고 나니, 손님들과도 얘기하며 티타임을 나누기도 좋고, 종종 글쓰기나 작업할 때도 이곳에 앉아 있을 수 있으니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침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 집 침실을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저희부부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집을 이사하면서 2세에 대한 계획도 함께 가졌었는데, 그때 주변에서 종종 “짐을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이 좋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때문에 기존에 혼수로 구매했던 침대 프레임까지 있다 보니 다른 가구들은 과감하게 없애버렸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소품과 가구로 이리저리 옮겨보면서 침실을 꾸미고 있어요. 기회가 되면 셀프인테리어로 조금 더 바꿔볼까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가구는 지금 집과는 다르게 그레이와 월넛색감의 우드느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색이 짙다보니 다른 공간보다는 좀 묵직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어우러지는 것 같지 않나요?
침실에서 화장실로 가는 입구는 아치형프레임을 제작하고 도어를 없앴습니다. 작은 문이라 귀엽긴했지만 그다지 사용은 잘 안할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네모네모로 각진집에 둥그런 포인트가 있으니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서 좋아요. 나중에 예쁜색 커튼을 달아서 분위기 전환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
화이트 디자인에 걸맞게 밝은 분위기로 꾸며진 화장실입니다. 질리지 않으면서 관리하기 편하고! 무엇보다 그냥 가정집 같지 않은 화장실을 꿈꿨습니다. 밝은 톤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진짜 마음에 들어요. 처음 새롭게 바뀐 화장실을 봤을 때 화장실에서 잘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답니다.
처음에는 거실과 안방 욕실을 다르게 할까했는데, 그냥 자재도 이래저래 많이 쓰는 것도 좀 시각적으로 복잡하고 비용도 올라 가는 것 같아 비슷하게 시공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거실욕실에는 유리파티션이 있어서 그 경계로 두 가지타일을 나누어 시공했습니다. 유리파티션 안쪽은 주방의 화이트 타일과 똑같아 보이지만, 실은 비슷한 모양의 단가가 비교적 낮은 다른 타일을 썼어요. 감쪽같아서 놀러오는 지인들은 다 똑같은 줄 아시더라고요. 적은 돈으로 효율적이게 인테리어 한 것 같아 내심 뿌듯해지는 순간이죠!
타올 소모를 가장 많이하는 남편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수납장을 넓게 가져갔어요. 대신 세면대와 변기는 보편적이지 않은 네모쉐입으로 포인트를 주어서 기존의 집보다는 훨씬 절제되고 포인트 되도록 선택했습니다. 테라조 마감재가 예뻐서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고 미니멀하게 사용하는게 이 욕실의 포인트 인 것 같아요. 덕분에 또 청소를 야무지게 해야죠?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방은 원래 언제 태어나게 될 지 모르는 2세의 방이었는데요. 아직까지 너무 시간이 많이 남은 덕에, 결혼 전부터 사용하던 제 책상을 넣어두었어요. 책상을 넣다보니 자연스럽게 서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갈 곳을 잃은 책들이 바닥을 뒹굴러 다니는데, “아 이제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책장까지 들여놓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도 꾸미는 대로, 사용하는 사람의 손길 따라 분위기가 좌우되기를 희망하면서 크게 유행 없는 심플, 모던스타일의 화이트로 맞추어두었어요.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저분한 물건들과 겉표지가 각기 다른 책은 책장에 수납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자주 꺼내어 보고픈 것들을 위쪽에 꺼내두어 취미방 같은 분위기도 연출되구있어요.
이번 신혼 집은 처음으로 가져보는 저희 부부의 온전한 보금자리라 그런지 애착이 많이 가고 또 잘 꾸며놓고 살고 싶은 생각이 굉장히 강했어요. 동갑내기부부에 오랜 연애를 했던 터라 취향이 비슷한 편인데 이렇게 두 사람의 취향을 잘 담아놓고 가꿔나가보니, 이 공간이 저희 두 사람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예뻐라 해주시니 그게 또 좋아서 신나게 열심히 가꿔보려는 것도 한 몫하고 있구요. 얼마나 이 보금자리에 머물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왕 사는거 예쁘게 꾸며놓고 살면 좋잖아요!
급하게 이사를 준비하면서 예산이 많이 부족하기도 했는데, 현실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해야 하다보니 현지 업체와 우여곡절도 참 많았어요. 보이는 것 뒤에 가려진 저희 두 사람의 노고도 있었고요. 이렇게 직접 첫 집을 준비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는 순간 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예쁘게 공간을 가꿀 수 있다면 열심히 고민하고 저희의 공간을 꾸며나갈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