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유빈, 박철원 입니다.
저(유빈님)는 광고대행사에서 AE로 근무하고 있고요. 남편은 Creative Director 로 일하고 있습니다. 쉽게는 광고인 부부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유빈님은 이전에도 ‘유난스테이' 라는 공간으로 저희 매거진에 소개된 적 있으시죠.
그 후 좋은 소식과 함께 새로운 곳으로 이사했다고 들어서 어떻게 꾸미고 지내실지 무척이나 궁금했어요.
네, 작년 3월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새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어요. 이 공간은 저와 남편이 함께 가꿔나간 곳이에요.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늘 남편과 함께 의견을 맞춰 가구나 소품 등을 구매했어요. 남편도 저 못지않게 집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아요. ‘유난스테이’ 를 꾸밀 때 주말이면 늘 함께 이케아에 가고, 유난스테이로 돌아와 꾸미고 같이 치우고 했던 일상이 저희 주된 데이트였어요.
그러고보니 두 분이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회사 동료였어요. 그때 당시 업무 특성상 일대일로 일할 때가 많았는데, 공적인 이유로 연락하다가 차차 사적인 이유로도 연락을 하게 되었죠. 아무래도 같은 회사다보니 회사에 알려지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약 2년간 비밀 연애를 하다가 작년 봄에 결혼했습니다.
이 집에 얽힌 두 분만의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이 집이 저희 둘의 결혼을 이어준 매개체에요. 저는 사회 초년생 이후로 약 10년간 계속 자취를 해왔어요.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다 그렇듯 가진 게 많지는 않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던터라 늘 오래된 원룸, 투룸 등을 전전했어요. 대신 제가 원하는 대로 하나씩 고치고 꾸미면서 ‘집 다운 집'으로 만들어 살았죠.
이런 저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저랑 결혼하게 되면 꼭 새 집에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대요. 때마침 어느 동네에 입주가 시작된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듣고 집을 같이 보러 왔죠. 그때 당시 결혼을 약속한 건 상태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이 집을 같이 보고 둘 다 마음에 들어서 양가에 각각 인사를 가고 상견례를 했죠. 이 모든게 한 달 안에 일어난 일이에요. 신기하죠?
집 덕분에 결혼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아무래도 저희는 침실인 것 같아요. 침대만큼 편한 곳이 없더라고요.
큰 방과 작은 방 중 어디를 침실로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여기(작은 방)가 남향이라 해가 너무 잘 들어서 이 곳을 침실로 정했습니다. 공간이 넓진 않다보니 딱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채광이 잘 들어오는만큼 좀 더 환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비교적 밝은 원목 소 프레임으로 골랐어요.
침대 옆 협탁에는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소품과 캔들을 올려 두었어요. 캔들은 용기가 무광의 밝은 오렌지 컬러라 집안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덕분에 인테리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채광이 정말 중요하죠. 집 고를 때 가장 우선순위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거실도 햇살이 정말 잘 드는 것 같아요.
블라인드에도 저희만의 에피소드가 또 담겨있는데요. 저희 집에 가장 먼저 들어온 제품이 바로 블라인드였어요. 그래서 블라인드 색상에 맞춰 가구들을 고르기 시작했어요. 순서가 남다르죠? (웃음)
덕분에 원목이나 빈티지 가구들을 많이 알아보고 구매했어요.
원목이나 빈티지가구만 있어도 충분히 예쁜데,
군데 군데 패브릭이나 액자 등의 색감있는 소품들이 많아서 집이 한층 더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워낙 패브릭이나 컬러감있는 소품들을 좋아해요. 특히나 새로운 여행지를 가게 되면 한국에는 없는 소재나 패턴의 물건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각 도시마다 플리마켓 하는 요일을 미리 알아두고 가는 편인데, 한바퀴 쭉 돌아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하나씩 사는 편이에요.
같은 공간이더라도 어떤 색깔의 패브릭을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달라지더라고요.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분위기를 달리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저비용 고효율이에요.
향을 좋아하는 편이라 집안 곳곳에 향수나 디퓨저를 두는 편인데요. 이 제품은 집의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을 때, 창을 통해 들어오는 꽃나무 향기가 생각나는 향이에요. 집순이들이 바깥 나들이 가고 싶어하는 그런 향이요.
집에선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희는 정말 집순이 집돌이에요. 그래서 집들이도 가족들을 제외하곤 2번? 정도 밖에 안했어요.
둘이서 그냥 사부작 사부작 보내는 시간들이 좋아요. 최근엔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늘어나면서 넷플릭스를 많이 보고 있어요.
그리고 캠핑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라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알고보니 동네 가까이에 캠핑 용품 판매하는 가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시간 날 때마다 남편이랑 같이 구경하러 가는 취미가 생겼어요.
거실에 피아노가 있네요. 피아노 치는 걸 즐기시나 봐요.
원래는 제가 학부생때 음악 전공을 했어요. 지금 하는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 회사에 치이고 사람들에 치이다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잖아요. 쌓이는 만큼 해소도 잘 해줘야 하는데 음악적인 걸로 풀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작년에 남편이 생일 선물로 사주었어요. 생각만큼 자주 치지는 않지만 언제든 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 지는 것 같아요.
여긴 다이닝 공간으로 사용하시나봐요.
주로 여기선 무엇을 하시나요?
원래는 카페처럼 거실에 큰 테이블만 하나 두고 지낼까도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소파 공간이랑 다이닝 공간을 따로 분리하면 좋겠다 싶어서 테이블을 하나 두었습니다. 보통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그런 공간이에요.
집이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것 같아요.
붙박이장도 너무 잘 되있는 것 같고요. 수납 공간이 엄청 충분해 보이는데, 어떠세요?
맞아요. 수납 공간이 정말 넉넉해요. 이 집의 여러 장점들 중 하나가 바로 붙박이장이에요.
자세히 보시면 테이블 뒤쪽으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수납장이 짜여져 있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수납 공간이 넉넉해서 맨 윗칸은 아예 사용하지도 않고 있어요. 여기 뿐만 아니라 주방 쪽도 다 수납장으로 짜여있어요.
수납은 정말 걱정 없으시겠어요. 이렇게 빌트인이 잘 되어있는 곳은 처음인 것 같아요.
혹시 옷 수납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옷 수납은 큰 방에 하고 있어요. 저희 침실보다 공간이 더 넓은 편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으로는 드레스룸이 따로 있어요. 불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밖으로 크게 노출이 없어요. 주로 긴 의류들을 주로 보관하고 맞은 편 벽에는 수납함과 건조기를 두고 생활하는 편입니다.
수납함 위쪽으로는 저희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몽생미셸 수도원이에요.
하루만 묵어도 충분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갔던 곳인데, 하루 밖에 못 있어서 정말 아쉬웠던 곳이에요.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이틀~사흘 정도는 머무르고 싶어요.
패브릭이 걸려있는 문은 화장실이에요. 이 방은 전체적으로 하얀 편이라 공간이 심심하지 않도록 이렇게 패브릭을 슥 둘러주었어요. 덕분에 공간이 조금은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두 분께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유빈님)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면 커질 수록 더욱 더 찾게 되는 공간이 바로 ‘집' 인 것 같아요. 일종의 숨는 곳이자 쉬는 곳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죠. 바깥에서는 역할이 많잖아요. 온전한 제 모습보단 그 역할에 맞는 모습을 보여야할 때가 더 많은데 집은 오롯이 그리고 꾸밈없는 ‘나' 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철원님) 아내 의견과 비슷한데요. 저는 결혼 전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았어요. 그러다보니 ‘내 방' 만 제 공간으로 느껴졌어요. 편하지만 이유 모를 답답함이 있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집 전체가 저만의 그리고 우리의 공간이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더 자유롭다는 느낌도 들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져요. 덕분에 아내와의 대화도 늘 즐겁고 둘 만의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곳이 된 것 같아요.
글 | 헤이즐
사진 | 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