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은 최대한 줄이고
필요한 가구로만 집을 채우려고 했어요.”
LA에서 요크셔 두 마리, 그리고 미국인 남편과 이제 막 미국 생활 7개월차이자 결혼 6년차 주부에요. 29평형 투 베드룸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저희는 수납공간이 큰 곳과 게스트룸과 안방이 분리된 아파트를 찾고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사실 수납공간이 잘 된 아파트를 찾기 힘든데 이 집은 저희 조건이 딱 맞는 집이였어요.
한국에서 2년 반, 독일에서 3년 지낸 후 남편이 미국으로 발령을 받아 오게 됐어요. 독일에서 살 때 북유럽 인테리어에 반해 여행하면서 가구며 소품을 많이 샀는데요. 그때부터 쓰던 가구들을 가지고 들어온거라 이번 집 꾸미는데 딱히 비용이 더 들진 않았어요.
한국식으로 꾸민 현관
미국은 집 안에서 신발을 신고 생활하다보니 한국아파트처럼 현관이 따로 분리되거나 신발장이 딸린 집이 없어요. 저희 부부는 둘 다 집에서 신발을 신지 않고 동양식 생활 습관을 지키는 편이라 도어매트를 깔아 나름의 분리를 했어요. 신발은 현관 옆에 작게 딸린 창고형 붙박이장에 보관하고요.
저희집 현관은 매우 작은편이라 최대한 공간 활용을 하려고 했어요. 외출하기 전 필수코스! 문 옆으로 작은 거울도 달고,
반대쪽 벽면에는 옷걸이를 달아 자주 쓰는 가방들을 걸어둘 수 있도록 했어요.
햇살 가득한 거실
아침이면 캘리포니아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거실이에요! 집 평수에 비해 거실이 작아 짐을 최대한 줄이고 밝은 컬러로 배치 했어요.
우리 집만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어요. 또 가구들이 어느 집을 가도 어울릴 수 있도록 화이트나 브라운으로 깔끔하게 컬러 통일을 했구요.
원래는 큰 식물들로 컬러 포인트를 주고 싶었지만 거실이 작은데다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곳이 창문 근처 뿐이라 작은 화분들을 배치해 서운함을 달랬어요.
어지럽힌 분위기를 싫어해서 쿠션들이나 테이블도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들로 뒀어요.
테이블이랑 맞춰서 소파 컬러를 바꾸고 싶었는데, 결국 마음에 드는 걸 못찾았어요. 아쉬운대로 린넨 커버를 사서 덮을까 고민 중이에요.
다이닝룸 & 주방
미국은 보통 다이닝룸이 따로 분리되어 요리하는 공간과 식사하는 공간이 떨어져 있는데요. 저희 집은 아파트다보니 한국처럼 주방과 식사하는 공간이 같이 있어요.
의자 욕심이 많아 의자를 통일 하기 보다는 제가 갖고 싶은 의자로 믹스매치 했어요.
나름 다들 잘 어울려서 만족중이랍니다.
거실과 너무 붙어 있는 단점이 있지만 앉아 책읽기도 좋고 이것저것 끄적이기 좋은 곳이 됐네요.
시계는 조지 넬슨이 1950년대에 디자인한 시계인데요. 원래는 안이 화이트로 새로 디자인된 제품이 나왔는데, 클래식 버전으로 브래스와 체리우드로 출시되어서 미국 오기 전에 급하게 사왔어요. 클래식하면서도 심플하고 집이랑 잘 어울릴만한, 이왕이면 우드로 된 시계를 찾고 있었던 저희 부부에게 딱 맞는 시계였죠.
조명은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기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루이스 폴센 조명을 꼭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 했어요. 근데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저한테는 너무 비싼 가격이라 엄두도 못냈을 뿐더러 빈티지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정말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소장해야지하고 마음을 접고 있었거든요.
근데 정말 운 좋게도! 아는 동생이 상태도 좋고 상상도 못할 저렴한 가격의 아이를 찾아줘서 생각치도 않게 소장하게 되었어요. 타임리스 아이템인만큼 볼수록 질리지도 않고 오히려 점점 더 매력에 빠져드는 중이에요ㅎㅎ
미국 아파트는 주방에 오븐, 전자렌지, 냉장고가 붙박이 처럼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이에요.
여담이지만 제가 이사오는데 가장 큰 결정적인 역할을 한게 주방이였어요. 캐비넷 컬러도 너무 좋고 요리 동선도 짧은데다 넉넉한 수납 공간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다른 집들에 비해 주방 가전이 많은 편이 아니라 매일 쓰는 것들로 간단히 채웠어요.
작은 침실 공간 활용법
방안에 딸린 욕실과 워크인 클로짓 때문에 침실이 큰 편이 아닌데요. 침대를 한쪽 면으로 몰고 그 옆 창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그리고 저희 부부 둘 다 TV 보면서 잠드는 걸 좋아해서 남들처럼 화장대나 거울을 두기보다는 티비를 안방에 두었어요.
판텔라 스탠드도 독일에서 데려온 아이인데요. 어릴 때부터 혼자 못자는 저는 남편이 없을 땐 밤새 TV와 스탠드를 켜두고 자요. 요 빛나는 버섯이 저의 밤을 지켜주죠:)
저는 창문 밖 풍경이 참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가끔 의자를 창문 쪽으로 돌려 앉아 책도 읽고 공상에 빠지기도 해요.
침실에 책 읽는 공간이 있다보니 오며가며 쉽게 읽을 수 있게 책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을 침실에 배치했어요.
스트링 선반은 독일에서 살 때 친한 동생이 직접 구해준 오리지널 빈티지에요. 정말 간절히 기다렸는데 미국 이사오기 전에 원하는 사이즈가 딱 나타나 주었어요. 미국에 이사와서 보니 저희가 갖고 있는 책을 수납하기 딱 좋은 사이즈인데다 따로 서재 공간이 없는 저희집에 제격이네요.
선반위 빈티지 촛대와 액자도 모두 독일에서 구입한 제품이에요.
항상 정리정돈을 해야하는 성격이라 잡동사니들은 무조건 수납을 해요. 이번 집은 작다보니 자칫 과한 데코로 집이 협소해 보일것 같아 독일집에 비해 데코도 최소한으로 줄였어요.
침실에 딸린 저희 부부 욕실이에요. 원목과 대리석으로 정말 제 구미에 딱 맞게 꾸며져 있어 아파트 보러 왔을때 나이스를 연발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세면대가 둘이라 각자 하나씩 사용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필요한 화장품 외에 다른 것들은 모두 수납을 했어요. 남편과 저 둘 다 깔끔하고 모든게 제자리에 있어야 하는 성격에 저희집은 매일 청소와 정리정돈이 작은 일과 중 하나를 차지하죠.
게스트 베드룸(a.k.a 덕후방)
투베드 룸이다 보니 게스트 베드룸을 남편 전용방으로 꾸몄어요. 컴퓨터 게임과 배트맨을 좋아하는 덕후 남편의 방이죠.
이 방에도 큰 창이 있어서 게임하며 뷰도 즐길 수 있겠다며 가구배치 할 때 남편이 참 신나했어요.
캐비넷 안에는 배트맨 만화책이 가득해 앉아서 만화책도 읽으라고 전에 집에서 서재용으로 썼던 가구들을 같이 배치 했어요.
마지막으로 파리를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파리에서 직접 찍은 에펠탑 사진으로 제 나름의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어요ㅋㅋ
게스트 욕실
미국은 욕실이 건식이라 샤워 공간외에 따로 물빠지는 곳이 없어요. 우리나라처럼 샤워하다 물이 밖으로 새면 정말 날벼락이 따로 없죠. 그래서 샤워 커튼은 필수랍니다.
욕조와 샤워기가 있는 게스트 베드룸에는 샤워커튼 프린트로 나름의 단조로움을 해결했어요.
남프랑스 여행 중에 찍었던 해바라기 사진과 모네 생가에서 사온 수련 프린트로 하얀 벽면에 포인트도 주었어요.
손님 오시면 빨래 넣을 수 있게 작은 바스켓도 가져다 두었고요. 작지만 모두 갖춘 만족하는 곳이 되었네요.
아직은 미완성..
사실 저에겐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은 집이에요. 하지만 위에서도 몇번 언급을 했듯이 워낙 2-3년에 한번씩 이사를 다녀야 하는 남편의 직업 특성상 완벽히 제 구미에 맞는 집을 꾸미고 살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ㅎㅎ
앞으로 몇번의 이사가 더 남았을지는 모르지만 어디로 이사를 가던 저희 부부에게 언제든 힐링의 공간이자 영감을 주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