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오래된 아파트,
최소한의 시공으로 최대의 효과를 주다

결혼한지 5년차 아이엄마입니다. 아이를 낳기전에는 회사생활을 하며 보통의 일상적인 삶을 지내다 아이를 낳고 자연스레 아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신혼때 17평 정도 되는 오피스텔에서 살았었어요. 둘만 살기엔 주차공간도 넓고 경비 아저씨도 계시며 다니던 직장과도 교통편과 거리상 매우 적당해서 만족하며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동네도 동네지만 아이가 기어다닐 공간도 부족해보였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짐도 많아져 모아논 예산에 적당한 아파트를 알게되고 계약을하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에요. 단지수도 작지만 저희가 계약할 즈음엔 다른곳보다도 시세가 저렴했기에 낮은 예산으로 32평대라는 큰 평수의 아파트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어요. 아마도 새 아파트만 찾았다면 25평대도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리모델링은 꿈에도 못꾸었겠죠..?

저희집은 32평형 아주 오래된 아파트이기에 고전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현관에 들어오면 오른편으로 바로 거실이 보이는 구조에요. 현관엔 가벽을 세워 절반은 망입유리로 답답하지 않게하고 그 공간에 잡지 등을 수납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현관 타일은 키앤호 타일에서 나름대로 고심끝에 주문해 시공했는데 현재 유행하는 인테리어 느낌에선 살짝 정신 사나워 보이네요.

거실은 저희 집의 느낌을 잘 이야기 해 줄수 있어요. 저희집은 아이방과 서재로 만들방을 제외하면 화장실까지 모두 노출 천장으로 시공을 했는데요, 아파트에선 노출천장을 매우 드물게 시공한다고 하네요.

노출천장을 하게된 이유는 화장실 덧방공사와 같은 비용절감도 있었지만, 오래된 아파트의 낮은 층고를 보안하기 위함도 있었어요. 실제로 층고가 낮으면 안정감은 있지만 집이 좁아보이는 느낌이 들잖아요. 노출천장을 하고 벽도 벽지를 제거하고 곰보벽 상태에 페인팅만해서 어떻게 보면 살짝 지저분해 보일수도 있지만 나름대로의 네츄럴함이 있답니다^^

거실 베란다 샷시는 남편이 원하던 이건창호 검정색 폴딩샷시로 시공했어요. 아이와 있을 때 위험하지 않고 그렇다고 여기 아이가 살고 있다고 티를 팍팍내는 그런 느낌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선호해서 거실을 이렇게 꾸며보았어요.

집에 있는 가구 중 베스트로 꼽히는 가구는 무인양품에서 구입한 하이백 리클라이닝 1인 소파에요. 사실 금액은 만만치 않지만 커버만 따로 세탁이 가능하고 어떤가구와 매칭도 가능한 컬러에 너무 편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구입니다ㅎㅎ

거실엔 딱히 큰 가구는 없고 티비와 아이의 주방놀이 장난감 정도와 바닥생활을 위한 목화솜으로 만들어진 작은 매트가 있어요. 사실 이 집을 들어오면서 새로 들인 가구가 몇 개 없어요. 저는 너무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집 컨셉에 맞는 가구를 놓고, 미니멀라이프는 아니지만 미니멀라이프의 장점을 본받고 있는 중입니다^^

현관 가벽엔 아이를 위해 화이트 보드를 설치했는데 자석이 안되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엔 스티커를 붙이고 놀고 있답니다.

조명은 아이를 위해 주방, 화장실, 거실 모두 LED 간접 조명 시공을 했고 간접조명을 위해 거실부터 주방까지 한쪽벽면 위에 길게 철판으로 선반의 형태로 쭉 둘러 시공이 되었어요.

사실 선반은 아니지만, 그 위에 모자나 소품 같은걸 놓고 데코레이션을 하기도해요. 요즘 유행하는 행일플랜트나 달력 등을 자석 갈고리로 쉽게 달 수 있는 장점도 있어요^^

다음으로 주방을 소개할게요. 공사를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공간은 전업주부인 저를 위한 주방이었어요. 앞서 언급하던것처럼 오래된 아파트이기에 주방은 아주아주 좁고 긴 형태였어요. 좁은 공간에 부피가 큰 냉장고가 너무 부각되는 면이 있어 건축 분야에서 일을하는 남편의 아이디어로 파벽돌을 쌓고 횐 페인트를 발라 살짝 가려주었어요. 이 파벽돌 때문에 사람들이 저희 집 인테리어를 참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하부장의 옆면도 벽돌로 쌓아 가벽을 만들어주었어요. 그리고 조금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주는 역기억자 모양의 긴 주방으로 시공을 했습니다.

평소 식기류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릇장 대신 오픈 상부장에 그동안 모아놓은 접시들과 커피용품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위해 상,하부장을 무광도장으로 마감했어요.

역기억자 모양의 긴 주방이라 배관이나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 가스렌지 대신에 인덕션으로 교체했고 수전도 해외 제품인 그로헤 수전으로 직접 직구해서 시공했어요.

인덕션이 있는 쪽엔 상부장이 없는대신 렌지 후드만 놓고 시원하게 개방감을 주어 넓은 주방처럼 보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유난히 다른집보다 작은 화장실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아이가 있는집은 꼭 욕조가 필요하다 느끼고 작은 화장실이지만 아이를 위한 욕조를 설치했어요. 정말 예쁜 도기로 된 욕조를 하고싶었지만, 금액적으로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에 저렴한 욕조를 설치하고  측면에 벽타일과 같은 타일을 붙여 깔끔하게 마감했어요.

워낙 작은 화장실에 욕조를 두니 조금 더 작아졌지만 아이를 위해 만든 공간인만큼 후회없이 만족해요^^

다음으로 안방을 소개할게요~ 저는 너무 꾸며진 느낌보다는 차분하면서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선호해요. 도시에 살지만.. 늘 전원생활을 꿈꾸기도 하지요^^ 안방은 미니멀라이프의 장점을 배우자하며 조금씩 따라하고 있는 방이에요.

침대와 양쪽 협탁 외 화장대만 있습니다. 가구를 원목으로 통일시켜 아늑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꾸며보았어요.

침실에는 숨겨진 공간이 있는데요, 주방 가벽 공사때 썼던 파벽돌을 침실의 ⅔ 정도를 쌓아 작은 옷방을 만들어줬어요.

간단하게 옷을 걸 수 있는 간이행거와, 전신거울, 붙박이장이 있는 공간이에요.

공간 효율을 위해 붙박이장은 슬라이딩 도어로 설치했어요. 가벽이 생긴후로 느끼는 것은 침실이 깔끔한 느낌이 나 오로지 숙면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단점이 있다면 안방이 조금 작아보이는 느낌이 든다는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만 자는 그저그런 공간이 아니라 저희 세 식구가 함께 깊은 숙면을 할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되어 감사해요^^

안방 화장실같은 경우엔 요즘 집처럼 화장실을 없애고 다른공간으로 변형을 하려고 했지만 또 없으면 아쉬운게 제 2의 화장실이란 이야기를 듣고 메인 화장실처럼 덧방공사로 깔끔하게 시공했어요. 평소 사고싶던 헤이의 예쁜 스트랩거울도 달아주었답니다^^

다음으로 아이방이에요. 아이방은 남편이 셀프로 찬넬선반도 달아주고 제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주었어요.

저와 남편은 우리가 아이와 함께 잘수 있는날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다,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집에서 가장 따뜻한 방인 아이방에서 셋이 옹기종기 잠을 자기 시작 했었어요. 이제 아이가 4살인데 정말 몇 년 후면 아이가 방을 독립해 사용하는 날이 온다면 아이와 함께 자던 아이방이 우리 부부에겐 추억의 장소가 될테죠.. 아마 아이에게도요..^^

마지막으로 이 집에서 딱 베란다 쪽만 공사를 하지 않아 깔끔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예쁘게 꾸며보려고 노력한 공간이에요ㅎㅎ

여름이 되어 더워지니 밤마다 베란다에 나가 맥주도 마시고하는데 저희 부부도 좋아하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답니다~:)

이 집에 살면서 저는 예전보다 부지런하고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어요. 나중에는 오래된 주택을 사서 올 수리를 해볼 계획은 있지만...아직 꿈속의 이야기 같네요^^ 저희 집 소개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