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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
2017.7.05 11:55

신혼부부의 아지트,
809호를 소개합니다.

#오피스텔 #10평대 #네츄럴 #신혼부부
조회수84,408| 보관함781| 댓글22

안녕하세요. 결혼한지 이제 갓 1년차 된 신혼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각각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디자인'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집에 대해, 좋아하는 건축, 디자인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저희의 첫 신혼집이자 아지트에요. 작은 집이지만 둘 만의 아지트로 하나하나 함께 의논하며 신혼집을 만들었어요. 오픈 스튜디오 형식이라 침실, 거실, 주방, 다이닝 등이 경계없이 혼재되어 있어요. 

 

신혼집에 대한 로망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늘 그렇듯 예산의 한계가 있어 단계별 계획을 갖고 채워 갔어요. 물론 지금도 진행중이구요. 저희는 약 10평 정도 되는 오피스텔에서 지내는데 임대라서 구조적으로 손질 할 여지는 없었어요. 대신 결이 고운 화이트 컬러로 도배만 깔끔하게 해주었어요.

 

주방 옆으로 낮은 수납장이 놓여있는데, 이 곳에 대부분의 물건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작은 공간인만큼 정리와 수납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최대한 깨끗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저희 부부는 건축, 디자인, 여행 등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서적을 좋아해요. 디자인 좋은 책들은 정말 사랑하구요. 그런 책들은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소품이 되곤 하죠. 장식을 위한 장식품보단 이렇게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도구들이 소품화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테이블 공간입니다. 오픈 스튜디오 형식이라 침실, 거실, 주방, 다이닝이 경계 없이 혼재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테이블이 놓인 이 공간을 가장 좋아해요. 지인들이 왔을 땐 편안한 카페로, 업무시간에는 홈 오피스로, 남편과 둘이 있을 때는 팬던트 등 하나로 분위기 있는 바 느낌을 조성할 수 있어요. 편안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얼마 전까지 직장에 다닐 때는 야근이 잦아 집에서 잠만 잤어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사무실을 오픈하고, 집을 임시 오피스로 사용하면서 티도 마시고 여유롭게 책도 읽으며 저만의 시간을 누리고 있답니다. 티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 마시곤 하는데, 직장에서는 시간이 나도 그게 안되더라구요. 좋은 공간이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요즘은 무엇을 하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답니다.

 

신랑은 테이블 소파를 굉장히 좋아해요. 데이 베드처럼 편안하게 기댄채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거든요. 소파를 자세히 보면 하부는 수납장이에요. 수납 공간은 늘 부족하기에 곳곳에 맞춤 수납공간을 디자인했어요. 아직 신혼이라 짐이 적은 것도 있지만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물건을 구입하기 보단 한 가지라도 제 취향이 담긴 물건을 하나씩 모으는 성격이라 쓸데 없는 물건은 잘 두지 않아요. 그렇게 필요한 물건만 두는 것이 수납의 1차적 과정인 것 같아요. 

 

식탁의 팬던트 등은 저희 신혼 여행의 추억이 담겨 있어요.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핀란드 헬싱키로 신혼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그 곳에서 구입한 등이에요. 한국으로 가져오기까지 고생한 기억에 볼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즐거워요. 의자는 평소 위시리스트에 적어둔 제품인데, 신혼집 꾸밀 때 들여왔어요. 섬세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의자라 옆에 두고 쓰면 쓸 수록 그 멋이 느껴져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테이블을 지나 침실로.

 

테이블 소파 뒤쪽으로는 저희 침실이에요.

 

오피스텔 구조 특성상 오픈형이지만 침실인만큼! 테이블 소파 등받이와 침대 헤드를 겸용할 수 있는 낮은 장을 두어 공간을 분리해 주었습니다. 그 위엔 작은 소품을 올려두고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 라인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구요.

 

처음엔 매트리스 하나만 나지막이 사용하려 했어요. 그런데 매트리스를 바닥에 그대로 놓게 되면 손상될 수도 있어서 최대한 낮은 프레임을 짜서 올려두었어요. 의자나 거울 겸 행거 빼고는 모두 저희 집에 맞춰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터라 가구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고 있어요.

 

전신거울과 행거가 필요했는데 두 가지를 스마트하게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제품이 있어서 구매했어요. 평소에 갖고 싶은 제품이 있긴 했는데, 예산이 초과되어 아직 위시리스트에 남겨두었습니다. 뒤쪽으로는 화장품을 두어 화장대로 사용하거나 손님이 오시면 옷을 걸어두는 행거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거울 옆으로는 무선 청소기를 두었는데,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가볍고 흡입력도 있어 좋아요. 그 옆으로는 책상과 컴퓨터를 두었어요. 주로 도면 작업이나 자료 서치 등 컴퓨터가 필요한 작업들을 해요. 책을 보고 손으로 하는 작업들, 신랑과 함께 하는 일들은 메인 테이블에서 하는 편이고요. 

 

 

좋아하는 물건으로 집 채우기

 

저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인양품이에요. 디자인이 거의 항상 일관되고 어디에, 무엇과 두어도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시간이 갈 수록 손때가 묻어나는 가죽이나 우드와 같은 천연 소재들을 좋아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우드 제품에도 눈이 가고 손이 가는 편이랍니다.

 

(프리츠 한센 매장)

부부의 관심사가 건축과 예술이다 보니 틈나는 대로 좋은 공간이나 전시회를 많이 보러 다녀요. 그래서 신혼 여행도 건축가 알바알토의 나라이자 디자인으로 유명한 핀란드로 다녀왔죠. 지금 생각해보면 건축 답사나 출장이 아니었나 싶지만 저희다운 신혼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 후회는 없어요. 오히려 놓치고 온 게 많은 듯한 아쉬움이 남았죠.

 

 

둘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지트.

 

저희에게 집은 아지트에요. 작은 공간이지만 쓰임새에 맞춰 제작한 가구 덕분에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만족할만한 공간을 얻게 되었거든요. 맛있는 식사도 하고 팬던트 등 하나 켜놓고 분위기 있게 대화도 하고 영화도 보는 공간이죠. 그래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현관에 들어서면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 하답니다.

 

집의 형태가 어떻든 그 속에서 삶의 질과 취향의 밀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삶의 만족도와 연결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서로의 취향과 추억이 쌓여 저희만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집주인_프로필_사진
곽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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