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네 살이 되는 첫째 딸, 얼마 전에 세상에 나온 둘째 아들 그리고 회사원 남편과 살고 있는 주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지난여름. 같은 아파트에서 세 번째 이사한 곳이에요. 이번에는 매매를 하고 올수리를 진행했답니다.
어서오세요.
현관입니다. 집의 첫인상은 밝은 게 좋다고 해서 흰색 타일과 거울을 이용했어요. 전신 거울을 따로 둘 필요 없이 나가기 전 현관에서 거울을 볼 수 있어서 편리해요.
널찍하게 공간 구성한 거실
묵직한 소파로 거실을 채우는 것 보다는 널찍 널찍하게 비우고 공간을 크게 사용하고자 했어요. 그리고 진부하지 않은 거실을 원해서 모벨랩에서 구입한 빈티지 드로워 두 개로 티비장을 대신했어요.
활동량 많은 세 살 딸을 위해 몇 주 전에 장만해준 미끄럼틀이 거실의 주인공이네요.
TV 맞은편 모습이에요. 집이 남서향이라 오후에 볕이 많이 들어요.
풀, 나무, 꽃들을 좋아해서 집에 오래오래 키운 화분들이 몇 있어요. 집에 생기를 주기도 하고 공기정화도 되어 좋아요. 소파 옆 화분은, 임신 중 태교하겠다며 갔던 양재 꽃 시장에서 사 온 알로카리아에요.
우리 집은 베란다가 아주 넓어서 폴딩 도어를 설치하고 여름에는 계속 열어놓고 지냈어요. 겨울에는 열어둘 일이 거의 없어서 창문 열 때 맨발로 들어가도 발이 시리지 않도록 러그를 깔아두었어요.
주방
거실과 이어진 주방입니다. 알록달록하지 않은 주방으로 인테리어 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소품이나 주방기구를 살 때 색깔에 엄청 신경을 쓰게 돼요. 왜 주방용품들은 무채색을 찾기가 그렇게 어려운지.. 가끔 포인트 컬러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우리 집 주방은 싱크대까지 복도처럼 공간이 길게 나 있어요. 이 공간에 식탁만 두기는 아쉬워서 한쪽 벽면을 낮은 붙박이장으로 시공했어요.
먼저 식탁 공간이에요. 모두가 잠든 새벽. 혼자 이곳에 앉아서 컴퓨터를 하고 책도 읽는데요, 식탁을 가운데 놓고 펜던트 등을 달았더니 카페 같은 느낌이 나서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에요. 왠지 커피 맛이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붙박이장 위에는 식탁에 앉았을 때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들을 두어요. 제가 이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얼른 봄이 되어서 풍성하게 꽃을 사다 놓고 싶어요. 흰 벽에 질리게 되면 페인트칠도 해볼 생각이에요.
싱크대 쪽 모습입니다. 공사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이곳이에요. 싱크대 상판은 꼭 얇게 올리고 싶어서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께 정말 간곡하게 부탁했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해주신 거라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
어렵게 만들어진 부분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좀 더 세련되어 보이는 느낌이죠?
상부장은 높낮이가 낮게 해서 주방이 좀 더 넓어 보이도록 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주방에 서 있는 시간이 많아서 폭신한 발판도 깔게 되었는데, 이건 시아버지가 사주셨어요. 길이가 아주 길어서 저희 주방에 딱 좋네요.
저 이케아 스텝 스툴은 가끔 딸이 걸터앉아서 간식을 먹기도 해요. 아기 테이블로도 쓸수있다는걸 딸 덕분에 알았어요. ㅎㅎ
이제 침실로 가보실까요~? 어느 아파트나 안방과 그 앞방 사이에 공간이 있죠. 업체 사장님께서는 공간에 수납장을 맞춰 넣는 걸 추천하셨는데, 저는 결혼할 때 선물 받은 그릇장으로 장식했어요.
여행 다니면서 모은 그릇들과 찻잔, 패키지가 예뻐서 하나둘씩 모으고 있는 TWG 틴케이스 그리고 사진, 도자기들로 꽉 차 있어요.
침실
아직 엄마, 아빠와 같이 자고 싶어 하는 첫째 딸의 싱글사이즈 침대와 퀸사이즈 침대를 나란히 붙여놓고 생활하고 있어요. 침실은 잠자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거의 물건을 갖다 놓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 방의 포인트는 가벽이에요.
가벽을 세워서 붙박이장 쪽 공간을 침대 공간과 분리해서 드레스룸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이 가벽이 제일 페인트칠 하고 싶은 부분이에요.
문 쪽엔 가습기를 두었어요. 건조한 아파트 생활에는 가습기가 필수인 것 같아요. 매거진랙에는 딸의 책들이 더 많이 꽂혀있어요. 자기 전에 꼭 책을 읽어줘야 잠드는 아이기 때문이죠 :)
가벽 안쪽 모습입니다. 가벽을 설치하니까 옷장을 여닫을 때 나오는 먼지가 좀 차단되는 역할도 하는 것 같아요. 가벽에는 그냥 스카프 걸 수 있는 레일 한 개를 달았어요.
침실 안의 화장실 수리 직후의 모습이에요. 저는 화장대를 따로 두지 않고 욕실 안에서 모두 해결하는 편이라서 꼭 서랍장을 넣고 싶었어요.
고심 끝에 이케아 제품으로 설치했는데 대만족입니다. 화장품 모두 넣고 여분 휴지나 수건들을 다 넣어도 넉넉한 사이즈에요.
수건 랙에는 여행하면서 사뒀던 미쏘니 타월이 걸려있어요. 사실 색깔이 예뻐서 막 사용하지는 않고 그냥 감상용이에요.
남편의 서재
남편 서재입니다. 가방도 많고 필기구나 스카프 장갑 같은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수납장을 아주 크게 짜 넣었어요. 책 선반도 예쁜 그린티색깔로 달았구요. 처음에 철제 선반 달 거라고 했을 때는 절대 싫다고 하더니 직접 샵에 가서 물건을 보고 색깔까지 본인이 골라왔어요. 지금은 아주 만족하는 것 같아요.
가운데 그림은 제가 결혼 직전에 생일 선물로 그려줬던 그림이에요. 남편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그려줬어요. 위쪽은 아끼는 만화책이 진열되어있고 아래쪽에는 취미에 관련되거나 업무에 관련된 책들 위주로 꽂혀있어요.
이건 소품 역할 톡톡히 하고 있는 빈티지 라디오!
작업 책상은 빈티지한 느낌이 드는 것으로 두었어요.
가방은 남편이 유학 생활할 때부터 갖고 있던 건데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아요 ㅎㅎ
아이방
아이 방이에요. 아기가 있는 방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방을 원했어요.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들은 첫째가 쓰던 모든 물건들을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많이 나요.
첫째가 돌이 갓 지났을 때 사주었던 주방 놀이인데 지금은 가끔 가지고 놀아요. 하지만 인테리어용으로 예쁘고 심플해서 계속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사준 알파벳, 한글 포스터는 아직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왔다 갔다 하며 자주 보겠죠..? 참고로 저는 벽에 못질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포스터는 가볍게 핀으로 꽂아서 고정했어요.
커튼 속에 숨는 놀이를 좋아하는 딸이에요.
철제 서랍장 위에 있는 액자 속 이미지는 첫째 돌 기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에요.
침대 위엔 귀여운 인형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몄어요.
침대 반대편으로는 책장이 하나 있는데 제가 여행 다니며 모은 그림책들과 아기 책, 기저귀, 옷 등 여러 가지 들어있어요. 바닷속 그림은 제가 딸 생각하면서 그려준 그림이에요. 딸이 ‘상어가 나타날 것 같아요’ 라며 혼자 한동안 바라보면서 이것저것 상상하기도 하더라구요 ^^
작업실
여기는 제가 사용하는 방이에요. 아직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으로 꾸미지는 않았어요. 컴퓨터를 주로 하는 방이구요. 아이들이 조금 크면 다 같이 작업실로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친정엄마가 선물해주신 서랍장, 남편이 이사할 때 선물해준 빈티지 책장입니다. 제가 가장 아끼는 가구이구요. 아끼는 책들만 꽂혀있어요.
그리고 이 방은 톤 다운된 그린 색으로 칠하려고 페인트를 사두었어요. 아마 벽 색깔이 달라지면 가구가 더 돋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아늑한 분위기도 날 것 같구요.
임신 중에 집수리를 하느라 아직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들이 많이 남겨져 있어요. 내년 봄이 되면 슬슬 다시 작업을 시작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쪽에 별로 흥미가 없던 남편이 저와 살면서 가구과 그릇에 크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이사하면서 저한테 선물로 사준 서랍장과 책장은 제가 제일 아끼는 물건들 중 하나가 되었구요. 가구 보는 취향도 저와 비슷해진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나중에 혹시라도 집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충분한 시간과 지식을 갖고 제 자식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은 집을 지어보고싶어요. 오래될수록 더 멋이 나는 가구들과 쓸수록 정이 드는 그릇들이 꽉 차 있는 꿈 같은 집을요.